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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Jul 03. 2015

팔방미인 광각렌즈 

SAMYANG 16mm F2.0 ED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쉼 없이 새로운 것을 찾고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한다.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화소, 더 빠른 AF를 자랑하는 카메라는 물론이고 더 넓은 광각렌즈 더 멀리 담을 수 있는 망원렌즈를 개발하기 위해 힘써왔다. 물론 이런 욕망이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고도화된 기술이 마냥 달가운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광각렌즈다.

    

물리적 한계를 인정할 때

광각렌즈의 미덕은 더 넓은 세계를 보여준다는데 있다. 존재 이유가 그러하다 보니  1mm라도 더 넓게 찍을 수 있는 렌즈가 사랑받고 인정받는다. 어느 순간부터 광각렌즈 앞에 ‘초’라는 단어가 붙기 시작했고 극단적인 화각을 자랑하는 렌즈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초광각렌즈의 등장은 광각렌즈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넓게 찍힌다고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넓게 담아내는 덕에 프레임 속 사물들이 난삽하게 배치되는 것이 문제다. 넓은 것 까지는 좋은데 쓸데없는, 프레임에서 제거해야 할 사물들이 파인더 안으로 너무 많이 파고 드는 것이다. 그래도 이 문제는 렌즈 사용빈도를 높이며 익숙해지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

진짜 문제는 다른데 있다. 아무리 각종 신기술을 도입하고 설계를 새롭게 한다 해도 넓은 영역으로 가면 갈수록 심해지는 ‘왜곡’이 문제다. 초광각렌즈의 경우 카메라를 앞뒤로 조금씩만 기울여도 곧게 올라가는 직선을 만나기 힘들 정도가 된다. 미세하게 수평이 어긋나도 세상이 엄청나게 기울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렌즈 설계 구조상 표준 화각대 렌즈 정도로 F값을 밝게 만드는 것이 어려운 것도 단점이다. 만들 수야 있겠지만 휴대성이 크게 떨어질 정도로 부피가 커진다. 풀프레임 렌즈 기준 10mm대 렌즈 중에 F2 보다 밝은 렌즈가 없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다.

결국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20mm대 광각 렌즈로 시선을 돌리는 작가가 많다. 각종 왜곡이 잘 억제되어 있고 수평이나 수직을 맞추기도 편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조리개 값이 밝은 렌즈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초광각에서 만날 수 있는 극적인 표현력은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안정적인 화면을 구성하기에는 20mm대 광각렌즈가 더 적합하기도 하다.

삼양옵틱스의 SAMYANG 16mm F2.0 ED AS UMC CS(이하 삼양 16mm F2.0)는 그런 의미에서 꽤 잘 만든 광각렌즈다. APS-C 사이즈 이미지 센서를 커버하는 이 렌즈의 초점거리는 35mm 환산 약 24mm 정도가 된다. 해당 화각은 광활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넓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표준화각처럼 닫힌 느낌을 전해주지는 않는다. 풍경과 피사체를 향해 적당히 열려있어 과하지 않고 안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촬영자뿐만 아니라 감상자도 부담이 덜한 결과물을 만나게 된다.

    

근거리 피사체도 마음껏 담아낸다

왜곡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광각렌즈 사용 시 보통 고마운 일이 아니다. 초광각렌즈의 경우 배럴디스토션과 같은 왜곡 때문에 화면 끝에 피사체를 놓는 것은 촬영자에게 꽤 큰 모험이다. 피사체가 사람인 경우에는 구도가 식상해지더라도 가운데 둘 수밖에 없는 일이 자주 생긴다. 하지만 삼양 16mm F2.0은 그런 지점에서 확실히 걱정을 덜해도 된다. 왜곡이 전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수평을 잘 맞춘 결과물을 보면 35mm 렌즈로 촬영한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안정적이다. 이와 같은 특성 덕에 왜곡 없이 넓은 장면을 담아내야 해야 하는 건축물 촬영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 외에도 삼양 16mm F2.0의 매력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촬상면으로부터 0.2m 거리에 떨어진 피사체까지 담아낼 수 있는 짧은 최단 촬영거리가 돋보인다. 참고로 조리개 최대 개방으로 최단 촬영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에는 심도가 매우 얕아진다. 초점을 맞출 때 촬영자가 미세하게 앞뒤로 움직이면 초점이 나갈 정도다. 상황에 맞춰 적당히 조리개를 조여 가며 촬영하는 게 좋다.

조리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F2.0은 이 렌즈가 다양한 피사체를 촬영하는데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일반적으로 광각렌즈는 심도가 깊기 마련이다. 따라서 심도로 공간감을 연출하기보다는 구도를 통해 공간을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삼양 16mm F2.0을 최대 개방으로 사용하면 다양한 상황에서 제법 눈에 띄는 심도 표현이 가능하다.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도 해상력이 좋기 때문에 행여나 묘사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대 개방에서 주변부 광량 저하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도 삼양 16mm F2.0의 미덕이다. 대부분 조리개 구간에서 중앙부와 주변부 광량차가 지극히 적다.

이런 광학적 우수함은 꼼꼼한 렌즈 설계 덕분이다. 삼양 16mm F2.0은 비구면 렌즈 두 장과 저분산 렌즈 한 장, 복합 비구면 렌즈 한 장이 포함되어 있는 11군 13매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삼양의 독자 기술인 UMC 코팅을 적용해 효과적으로 빛을 투과하는 동시에 플레어와 고스트를 최소화했다. 플로팅 설계를 채택한 덕에 전체 촬영구간에서 각종 수차가 고르게 억제된 것도 삼양 16mm F2.0의 특징이다.

삼양 16mm F2.0은 수동 초점 렌즈다. AF 렌즈에 비해 조작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F5.6 이상으로 조리개를 조인 상태에서 1미터 이상에 놓인 피사체를 찍는 상황이라면 광학 파인더로 촬영을 해도 초점이 나가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다만 근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조리개 개방으로 촬영해야 한다면 라이브 뷰 모드에서 화면을 확대해 정밀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을 추천한다.




제품 사양                 <가격: 50만 원>

렌즈 구성                11군 13매

화각                        79.5°(캐논 EOS마운트 기준)

조리개                     F2.0-22

최소 초점거리         0.2m

필터 구경                Φ77mm

크기                        83×89.4mm(캐논 EOS마운트 기준)

무게                        585g(캐논 EOS마운트 기준)

지원마운트              캐논 EOS, 니콘 F, 펜탁스 K, 소니 α, 캐논 M, 후지필름 X, 삼성 NX,

                               소니 E, 마이크로 포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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