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astRain Jul 11. 2016

진중한 사진을 원하는 그대에게

SIGMA sd Quattro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다. 사진 및 카메라 시장도 큰 변화를 겪은 곳이다. 예전에는 필름이라는 매체를 통해 사진을 기록했지만 이제 필름을 찾는 사진가는 많이 줄었다. 필름만의 장점도 있지만 디지털의 장점이 더 많기 때문. 그 장점 중 하나가 바로 편리함이다. 필름은 촬영 후 현상과정을 거치고 현상된 필름을 인화하거나 스캔을 받아야 최종적으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찍는 즉시 결과를 알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가 잃어버린 사진을 찾아서

그렇다고 해서 디지털이 만능은 아니다. 디지털로 사진을 기록하면서 몇 가지 잃어버린 지점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진짜 색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디지털카메라의 센서는 베이어패턴 방식으로 제작되는데 이 베이어 패턴 방식 센서는 한 화소 당 RGB 컬러 중 하나만 입력이 된다. 그것도 RGB가 동일한 비율로 배치되는 것도 아니다. G를 받아들이는 화소가 더 많다. 따라서 이미지 프로세싱 과정에서 보간을 실시하게 되는데 이때 사물의 실제 하는 색이 아닌 가짜 색이 입력될 수 있고 화질도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시그마의 포베온 센서는 과거 필름과 동일한 방식의 적층형 센서로 설계됐다. 각 층별로 RGB를 따로 받아들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보간이 필요 없으니 더욱 리얼한 컬러와 해상력을 기대할 수 있다.

새로운 1:1:4의 구조는 3900만 화소에 해당하는 전통적인 컬러 이미지 센서의 화질과 대등한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

시그마의 최신 포베온 센서는 기존 3층 구조에서 4층 구조로 변경해 화소를 올린 것이 특이다. 센서 사이즈는 APS-C(1.5 크롭)이지만 일반 베이어 패턴 방식 센서의 3900만 화소에 해당하는 결과물을 만들어준다. 이 최신 세대 포베온 센서인 Foveon X3 Quattro 다이렉트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렌즈 교환식 카메라가 바로 sd Quattro다.

sd Quattro는 기존 시그마 카메라의 단점 몇 가지를 보완해서 출시됐다.

우선 카메라 기본 설계가 많이 바뀌었다. 전작 렌즈 교환식 카메라인 SD1 Merrill 은 SLR구조였지만 sd Quattro는 미러박스 부분을 덜어낸 미러리스 구조로 변경됐다. 이를 통해 고화소 센서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미러 쇼크를 해결했다. 그러나 기존 SD 시리즈 사용자를 배려해 마운트는 기존과 동일한 SA 마운트를 유지하고 있으며 플랜지백 거리도 동일하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AF 성능도 많이 좋아졌다. 타사 DSLR이나 미러리스와 비교했을 때는 떨어지는 수준이지만 기존 SD1 Merrill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유저는 바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ISO400으로 촬영한 결과물

고감도 성능의 경우 일반 베이어 패턴 방식 센서와 비교했을 때 좋은 편이라 말하기 힘들다. 사용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감도 400 정도까지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이고 ISO800이 눈감아줄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보인다.

과거에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봤거나 현재도 필름을 사용 중인 분들은 이해가 될법한 부분인데, 필름 시대에는 컬러 네거티브 필름의 경우 ISO1600 정도 제품이 가장 고감도였고 일반적으로 ISO 100-400 정도를 사용했다. 물론 최근 디지털카메라는 그런 필름의 물리적인 한계를 벗어난 상태다. sd Quattro는 디지털카메라의 편리함을 취하면서 우수한 이미지 퀄리티까지 담보했지만 필름의 불편함을 일부 가지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중형 디지털카메라에 필적하는 해상력

첫 번째 이미지가 전체 화면을 리사이즈 한 사진이고 두 번째, 세 번째가 일부를 잘라낸 사진이다.

물방울이 당장이라도 또르르 굴러 떨어질 것 같은 느낌으로 촬영됐고 사진 촬영 중에 알지 못했던 머리카락처럼 얇은 수생 식물도 잘 보인다. 바디에 마운트 한 렌즈는 ⓐ 30mm F1.4 DC HSM이다.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상황에 맞춰 다양한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교환 렌즈의 상태가 좋지 못하면 이미지 퀄리티가 나빠진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시그마는 글로벌 비전 발표 이후 렌즈의 외형뿐 아니라 광학적 성능까지 새로운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됐다. sd Quattro는 디테일 표현이 우수한 센서와 함께 시그마의 고성능 렌즈를 조합해 최상의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


첫 이미지는 원본을 리사이즈한 사진이고 두 번째가 100% 확대한 일부다. 벽의 질감이나 물의 질감이 고스란히 잘 살아 있다. 이런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진가가 시그마 카메라를 꺼리는 이유중 하나가 시그마 만의 독자적인 로우 파일 때문이기도 하다.

로우 파일을 현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시그마가 제공하는 SPP라는 프로그램만 사용해야 하는데 어마 무시하게 느린 구동 속도가 문제였다. 그러나 지난 6월 30일에 발표된 SPP 6.4.0은 그 부분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 기존에는 설정값을 조금이라도 바꾸면 프리뷰 화면이 엄청나게 늦게 적용돼 답답함이 컸지만 이제는 꽤 빨리 설정한 화면을 볼 수 있다. 로우 파일 사이즈 자체가 큰 편이다 보니 JPG로 변환하는 속도는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지만 가장 큰 문제였던 프리뷰 표시 속도가 개선됐으니 직접 SPP를 다운 받아(http://www.sigma-global.com/en/download/cameras/sigma-photo-pro/) 구동해보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올 것이다. 구글 드라이브에 리뷰용으로 촬영한 X3F 파일 하나를 업로드했으니 직접 X3F파일(https://drive.google.com/open?id=0BzjEav6md3EnLVVwdFhGZzFUdkk)을 만져보면서 sd Quattro가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어느 정도인지 경험해보자.


고해상 고화소 이미지를 활용한 21:9 크롭 파노라마

요즘 디지털카메라는 대부분 스윕 파노라마 기능을 제공한다. 카메라를 한쪽 방향으로 회전시켜가며 연속적으로 촬영을 하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이어 붙여서 파노라마 결과물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이런 방법으로 파노라마 촬영을 하면 카메라의 기본 이미지 사이즈보다 높은 화소의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움직이는 피사체가 포함된 경우에는 결과물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반면 화면의 위아래를 잘라 파노라마 결과물을 만들 경우 화소를 손해 보는 단점은 있지만 지금 본 순간 바로 촬영이 가능하며 이어 붙이는 부분의 어색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sd Quattro는 후자 방식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데 카메라가 지원하는 최고 해상도인 S-HI로 촬영하면 화소가 낮아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위아래를 잘라내도 7,680×3,296이라는 고해상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각렌즈를 마운트 해 넓은 풍경을 파노라마로 담아도 좋고 표준화각대로 21:9 이미지를 만들어 독특한 느낌의 파노라마로 완성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촬영 시 파노라마 비율로 설정해 촬영해도 되고 SPP에서 로우파일 현상 시 화면 비율을 바꿔도 된다.

 


컬러에서 흑백까지 어떤 센서도 해내지 못한 깊이를 만든다


다른 카메라들이 각종 동영상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늘려갈 때 시그마는 오직 사진의 깊이에 집중했다. sd Quattro도 마찬가지다. 포베온 센서는 한 가지 색도 다양한 층위로 광범위하게 표현한다. 흑백의 경우에는 색이 표현되지는 않지만 폭넓은 계조와 질감으로 사진의 맛을 살린다.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추적하면서 연사로 촬영하는 게 아니라 한 장소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을 느끼며 묵직하게 촬영을 이어나가는 스타일이라면 sd Quattro는 흑백이 됐든 컬러가 됐든 결과물로 사용자를 실망시키는 일은 거의 없다.

신제품이 범람하는 시대다. 카메라라고 다르지 않다. 얼마나 더 빨리 피사체를 추적하느냐, 연사는 몇 장까지 지원하느냐 등 숫자와 스펙으로 사진가에게 어필하는 카메라가 주를 이루는 시대가 됐다. 좋다. 기술이 발전되면 그만큼 더 편리하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으니 타박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편리함이 놓치거나 포기해버린 것들 중에 사진이 추구해야 할 핵심적인 것들이 있다면 어떻게 할 텐가? 시그마는 그런 질문에 sd Quattro로 답 했다. sd Quattro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진중하게 사진에 다가서는 사람, 진짜를 진짜로 찍어야 하는 사진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다.


*리뷰에 사용된 사진은 정식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만들어진 샘플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사진 촬영에 사용된 렌즈는 시그마ⓐ 30mm F1.4 DC HSM과 시그마ⓐ 24-105mm F4 DG OS HSM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카메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