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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Sep 09. 2016

딱 하나면 된다

SIGMA 18-250mm F3.5-6.3 DC MACRO OS HSM

렌즈 교환식 카메라의 장점은 필요에 따라 혹은 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렌즈로 바꿔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양날의 검과 같다. 렌즈를 교체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을 놓칠 수도 있고 교환렌즈를 이것저것 구비하기도 금전적으로 부담이 된다. 특별히 대단한 작품을 찍을 생각이 아니라 가볍게 일상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구매한 경우라면 추가 교환 렌즈에 대한 필요성은 떨어진다. 다만 카메라를 구매할 때 샀던 번들 렌즈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문제인데 이때를 위해 준비된 렌즈가 소위 말하는 슈퍼줌렌즈다. 

줌비율이 커서 다양한 화각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렌즈를 교환하지 않고도 다양한 상황을 커버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슈퍼줌렌즈와 렌즈 교환식 카메라의 조합을 줌렌즈 장착 콤펙트 카메라에 비교하면 곤란하다. 일단 결정적으로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차이가 난다. 따라서 화질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 휴대성은 콤팩트 카메라가 좋겠지만 다양한 줌 구간 별로 화질을 중요시 생각한다면 렌즈 교환식 카메라와 슈퍼줌렌즈의 조합을 추천한다. 다만 슈퍼줌 렌즈는 비교적 콤팩트 한 크기에 폭넓은 줌비를 갖추고 있다 보니 렌즈에 따라 화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현재 시그마에서 선보인 슈퍼줌렌즈들은(ⓒ 18-200mm F3.5-6.3 DC MACRO OS HSM, ⓒ 18-300mm F3.5-6.3 DC MACRO OS HSM, 18-250mm F3.5-6.3 DC MACRO OS HSM)는 그런 걱정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이번에 리뷰할 렌즈는 시그마의 슈퍼줌 3총사 중에 망원 영역을 250mm까지 지원하는 18-250mm F3.5-6.3 DC MACRO OS HSM이다. 


나에게 맞는 렌즈는?

대체 나에게 맞는 렌즈는 무엇인가. 이제 막 사진을 취미로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간단한 질문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뭘 써봤어야 알지. 이럴 때 테스트 삼아 다양한 화각을 커버하는 슈퍼 줌렌즈를 사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F값은 그 이후에 생각하고, 일단 어떤 화각이 자신의 촬영 스타일에 맞는지 아는 게 우선이니까. 시그마 18-250mm F3.5-6.3 DC MACRO OS HSM(이하 시그마 18-250mm)은 조리개가 조금 어두울 뿐 화각별 감각을 익히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풀프레임 환산 27-375mm라 초광각 영역과 장망원 영역을 제외한 대부분 화각을 즐길 수 있으니 렌즈 교환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일반적으로 슈퍼줌렌즈의 경우 화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시그마 18-250mm는 전체 줌 영역에서 아쉽지 않은 화질을 기대할 수 있다. 거기다가 흔히 말하는 번들 줌렌즈보다 줌비도 넓다.

한 번 촬영을 나가서 집에 돌아온 후 사진을 정리할 때 EXIF 정보를 꼭 훑어보자. 어떤 화각을 즐겨 사용했는지 손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프레임이 어떤 구간에서 나왔는지 파악해보는 것도 좋겠다. 촬영 스타일이나 사용자 감성에 따라 즐겨 쓰는 초점거리가 있는데 이는 사진 생활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아주 중요한 열쇠다. 물론 초심자의 경우에는 광각이나 망원의 가장 끝쪽으로 더 치우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해서 그런 성향이 나쁜 것이라 말하기는 곤란하다. 누구나 그렇게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나가는 법이다. 


다양한 화각 커버는 기본, 접사까지 즐긴다

우리가 번들 렌즈에 아쉬운 것은 단순히 화질이나 화각만은 아니다. 근접 촬영 기능 또한 아쉽긴 매한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가끔 촬영하는 접사 사진을 위해 본격 매크로 렌즈를 구매하기는 또 애매하다. 거기다가 대부분 접사렌즈는 단렌즈로 개발된다. 시그마 18-250mm는 그런 아쉬움을 아쉽지 않을 정도로 해소시켜 준다. 본격적인 1:1 매크로 렌즈는 아니지만 최대 망원 영역에서 1:2.9 배율로 접사 촬영이 가능하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맨드라미 꽃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고 해바라기에 앉은 꿀벌 다리의 털, 꽃 수술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매우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예제 사진을 촬영하지는 못했지만 음식 사진을 자주 촬영하는 유저에게도 꽤 유용한 기능이다. 덤처럼 사용하는 접사기능이지만 본격 접사렌즈의 퀄리티와 비교했을 때 결코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다.


착각하지 마라, 크고 무거운 렌즈를 들고 다닌다고 실력자는 아니다

시그마 18-250mm는 망원 영역에서도 빛을 발한다. 작고 콤팩트 하지만 망원렌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압축 효과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멀리 있는 피사체를 당겨 찍는 것이 아니라 피사체 앞뒤로 어떻게 사물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다른 화각에서 만날 수 있는 묘한 공간감을 연출해 준다. 광각이나 표준 영역으로는 찍기 힘든 연출이다. 

줌비가 넓은 슈퍼 줌렌즈를 들고 다닌다고 그 사람이 초보일 것이다, 혹은 사진을 잘 모를 것이다 라고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자. 다양한 화각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진짜 실력자다. 슈퍼줌렌즈 하나만으로 다양한 상황을 커버할 수 있다면 굳이 무거운 렌즈 여러 개를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물론 F값이 밝지 않다는 게 아쉽지만 이 렌즈는 휴대성에 치중한 만큼 장기간 동안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여행자에게도 적합한 렌즈라고 볼 수 있다. F값이 밝지 않은 대신 4스톱분의 손떨림 방지 기능이 탑재되어있으니 행여나 사진이 흔들리지는 않을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배율 줌렌즈는 높은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진가에게 외면받아왔다. 그러나 시그마 18-250mm는 우수한 화질과 다양한 기능으로 기존 고배율 줌렌즈의 단점을 극복한 모델이다. 그렇다고 해서 완벽한 수준의 화질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최대 광각 영역에서는 주변부 화질이 중앙부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만약 불편함을 수반하더라도 화질은 타협하고 싶지 않다면 시그마의 아트 시리즈가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합리적인 예산으로 아쉽지 않은 결과물을 원한다면  시그마 18-250mm만 한 선택도 없을 것이다.


렌즈 사양



렌즈 구성:    13 군 16 매

화각:          76.5 - 6.5 °

조리개 날개 매수:  7 매 (원형 조리개)

최소 조리개:  F22

최단 촬영 거리: 35cm

최대 배율:    1 : 2.9

필터 크기:    Ø62mm

최대 지름 × 전체 길이:  Ø73.5mm × 88.6mm

무게: 47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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