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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May 02. 2017

장망원 렌즈는 크고 무겁다는
편견을 깨다

SIGMA ⓒ100-400mm F5-6.3 DG OS HSM

사진을 취미로 하다 보면 언제나 장비 뽐뿌가 오기 마련이다. 그중 가장 먼저 눈을 홀리는 장비가 망원 렌즈다. 멀리 있는 사물을 바로 앞에 있는 듯 당겨 찍을 수 있는 데다 같은 조리개 값이라고 해도 더 얕은 심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70-200mm 정도의 망원 렌즈를 구비한 후에 더 당겨 찍을 수 있는 장망원 렌즈를 신포도 보듯 그냥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초점거리가 300mm 이상 되는 장망원 렌즈를 기어이 구매하는 취미 사진가도 많다. 그런데 야생조류를 촬영하거나 스포츠 사진을 찍는 것 같은 특정 목적이 없는 경우엔 대체로 중고 장터로 내몰리기 일쑤다.

시그마의150-600mm F5-6.3 DG OS HSM.  무게가 무려 2.86kg이나 나간다.

왜 그럴까? 우선 장망원 렌즈의 크기와 무게가 일상적으로 들고 다니기 부담스럽다는 점이 제일 큰 이유가 된다. 망원 렌즈는 설계 특성상 경통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만화에서 흔히 보는, 해적이 종종 쓰는 망원경을 보면 길게 쭉 늘여서 사용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렇게 길게 만드는 것이 더 멀리 있는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기본 설계 방식이다. 카메라용 렌즈도 마찬가지다. 초점거리가 길어질수록 렌즈의 길이도 길어지게 되고 그만큼 휴대성도 떨어지게 된다. 

길이만 길면 그나마 다행이다. 장망원 줌렌즈들은 3kg을 육박하거나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 무게까지 무거우니 일상적으로 휴대하며 사진을 찍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무게가 무거우니 삼각대까지 함께 소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정도 짐을 꾸리고 사진 촬영을 나가는 건 보통 큰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SIGMA ⓒ100-400mm F5-6.3 DG OS HSM은 무게가 1.16kg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물리적인 불편함을 극복한 렌즈가 탄생했다. 바로 시그마 SIGMA ⓒ100-400mm F5-6.3 DG OS HSM이다. 이 렌즈는 400mm 망원을 커버하는 렌즈 중 가장 작고 가볍다. 무게는 1kg 정도에 불과하고 길이도 182.3mm로 동급 렌즈 중 가장 짧다. 다만 타사 경쟁 렌즈에 비해 조리개 값이 1/3 스톱 정도 어둡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그런데 이 1/3 스톱을 내어주고 얻어낸 소형화 경량화는 그야말로 놀랍다. 요즘 출시되는 단렌즈도 1kg에 육박하는 마당에 400mm를 커버하는 망원렌즈가 이 정도 무게라면 시쳇말로 솜털만큼 가벼운 정도다. OS(손떨림 보정장치)도  탑재해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흔들린 사진이 나올 확률이 낮다. 

이 렌즈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후드 디자인에서 발견된다. 다른 렌즈에서 볼 수 없는 홈이 파인 독특한 디자인인데 다 이유가 있다. 저 홈에 손가락을 파지 하고 앞뒤로 움직여 직진식으로 줌을 조절할 수 있다. 줌링을 돌려 줌 범위를 조절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핸드헬드로 손에 들고 사용하기에는 직진식이 좀 더 편하다. 

렌즈 마운트 부에는 간이 방진방적을 지원하는 실링이 탑재되어 있어 바디 쪽으로 오물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이 렌즈를 짧게 평하자면 '휴대성과 사용성을 극대화시킨 장망원 줌렌즈'라고 볼 수 있다.

렌즈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적당히 접고 결과물을 살펴보자. 우선 망원렌즈가 자주 사용되는 동물 사진이다. 참고로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조금 더 커진다. 모든 사진은 MC-11을 이용해 SONY a7RII로 촬영했다. 해당 카메라의 고감도나 손떨림 방지 기능이 우수해 이 방법을 선택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동물의 털이나 피부가 매우 섬세하게 잘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물원이라는 제한된 공간이 아닌 자연 상황에서도 400mm라는 화각은 꽤 큰 힘을 발휘한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달아나버리거나 아예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곳에 자리 잡는 동물이 많기 때문이다.

장망원 렌즈는 다른 화각에서 만나기 힘든 압축효과를 제공해 색다른 풍경사진에 도전할 수도 있다. 그동안 크기와 무게 때문에 장망원렌즈 사용이 꺼려졌다면 이 렌즈와 함께 장망원 풍경 사진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바로 윗 사진은 망원렌즈의 압축효과가 극대화된 상황이다. 가파르게 보이는 저 오르막은 원래 매우 완만한 경사다. 그러나 400mm 망원으로 촬영하면 저렇게 급경사로 촬영된다. 

일출, 일몰 사진도 장망원 렌즈로 즐겨 촬영하는 피사체다.

인물 촬영이나 피사체와 멀리 떨어진 공연장에서도 이 렌즈는 힘을 발휘한다. 

들고 다니기 편한 렌즈다 보니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크기와 무게 때문에 장망원 렌즈를 꺼리고 있었다면, 평소 사용하던 화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촬영을 즐기고 싶다면 시그마 100-400mm F5-6.3 DG OS HSM은 가성비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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