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astRain Jul 13. 2017

일상의 숨은 그림을 찾는 렌즈

SAMYANG AF 35mm F2.8  FE

미러리스가 대세가 됐다. 아마추어는 물론이고 프로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미러리스의 인기가 높다. 바디 한가운데 미러를 제거한 미러리스는 크기가 작고 아담해 부담 없이 들고 다닐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광학'의 세계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미러리스 전용 렌즈라고 동일 스펙의 렌즈를 마냥 더 작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러리스 바디에 맞춘 작고 콤팩트 한 렌즈. 몰라서 안 만드는 게 아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F값이 1.X대로 밝아지는 것이 힘든 일이다. 필름 시대보다 해상력이 높은 디지털 시대인만큼 F값을 어둡게 해도 고해상으로 완성되란 법도 없다. 그래서 렌즈 제조사들은 매우 전략적으로 미러리스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 삼양옵틱스의 이번 E마운트 전용 35mm 렌즈는 그래서 의미 깊은 렌즈다.


일상을 작품으로  

미러리스 바디의 장점은 작고 가볍다는 것. 따라서 휴대도 간편하다. 그런데 최근 선보이고 있는 소니의 미러리스용 렌즈들은 크기도 하거니와 무게가 무거운 경우가 많다. 특히 풀프레임을 커버하는 FE 렌즈군은 그런 경향이 강하다.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중 a7RII는 약 4200 만화 소나 되다 보니 그 화소를 커버해야 하고, 거기에 밝은 F값까지 더하다 보니 렌즈가 작고 가벼워지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 바디가 작고 가볍다는 미러리스 카메라의 장점이 많이 희석되고 있는 것이 현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브랜드인 '삼양 옵틱스'가 작고 가벼운 풀프레임 미러리스용 렌즈를 선보였다. 바로 SAMYANG AF 35mm F2.8이다. 오랜 시간 MF 렌즈를 만들어오며 기술을 갈고닦은 삼양 옵틱스의 세 번째 AF 렌즈.

이 렌즈는 표준 화각에 근접하는 광각 35mm이며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은 2.8이다. 렌즈 무게는 108.1g으로 100그램을 살짝 넘기는 수준이며. 렌즈 높이는 고작 33mm밖에 되지 않는다. 실물을 보면 '이렇게 작아도 되나'싶을 정도다.

크기가 작으니 카메라에 바디캡처럼 물려 가방 속에 가볍게 넣고 다니기 딱 좋다.

보통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 중 대부분이 '사진 찍어야지'마음먹고 장비를 챙겨 특정 장소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카메라 가방에 렌즈 여러 개 넣고 낑낑거리면서 출사 장소로 가서 남들 다 찍는 사진 찍고 집에 돌아오는 것. 그런 촬영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딱히 신선하거나 개성 있는 결과물을 남겨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SAMYANG AF 35mm F2.8 렌즈는 카메라의 휴대성을 높여줘 평상시 가방에 넣고 다니기 부담이 없다. 출퇴근 시간, 등하교 시간 등 일상에서 만나는 순간을 재빠르게 담아내기 좋다.

이 렌즈로 일상을 담다 보면 특정 장소로 출사를 떠나 촬영된 이미지들이 과연 어떤 의미를 남기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장소를 바꾸는 것 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꾸준한 연습을 통해 좋은 상황을 놓치지 않는 감각을 키우는 연습이 선행되어야 한다.

SAMYANG AF 35mm F2.8은 그런 연습을 하기에 좋은 렌즈다. 렌즈가 작아 크게 눈에 띄지 않다 보니 길거리 어디서 카메라를 들어도 이목을 끌지 않고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답답하지 않은 Af 성능으로 순간을 캡처할 수도 있다.


작은 크기 좋은 성능 저렴한 가격 큰 기쁨

렌즈가 작다고 화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6군 7매 구성 설계 중 2매의 비구면 렌즈와 1매의 고굴절 글라스를 포함해 화질을 잡았다. 삼양 옵틱스에서 제공하는 MTF 차트를 보면 최대 개방에서도 극주변부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서 나쁘지 않은 화질을 보여준다.

실제로 촬영해보면 화질 부분으로 쓴소리를 들을 렌즈는 아니다.

AF 정확도의 경우 간혹 엉뚱한 곳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AF 속도는 소니에서 출시한 FE 렌즈보다 살짝 떨어진다. 다행히 불편함이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다. 렌즈의 가격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정도다. 이 렌즈의 출시가는 35만 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혹자는 F2.8이라는 조리개 값이 아쉽다고도 하는데, 소니 미러리스 바디들의 고감도 성능이 매우 훌륭하고 주요 인기 바디들이 바디 내 손떨림 보정을 지원해 F2.8로도 충분히 어려움 없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다만 심도 표현의 폭이 F1.X  렌즈보다 좁을 뿐이다.

이 정도 가격에 만날 수 있는 풀프레임용 미러리스 렌즈 중에서는 단연 상위에 랭크될 수준의 렌즈다.


개성적인 표현력

최근 출시되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의 다양한 렌즈들은 매우 우수한 해상력과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 렌즈들은 매우 천편일률적인 표현력을 보여준다.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표현해해 주는 것 까지는 좋은데, 딱 거기 까지다. 과거 필름 시대에 만들어졌던 수많은 렌즈들은 제각각 자신만의 개성이 있었다. 사실 해상력 부분도 렌즈의 개성 중 하나에 불과하다. 개성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바로 보케 표현인데 SAMYANG AF 35mm F2.8은 그 지점이 꽤 매력적이다. 상단의 사진들은 물에 비친 건물에 초점을 맞추고 촬영한 사진이다. 따라서 아스팔트 바닥이 초점이 맞지 않았고 전보케로 맺혔다. 이 보케들이 어지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살짝 빙글빙글 돌아가는 듯한 회오리 보케 형상을 띄고 있다. 최근 생산 렌즈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다. 이런 보케 모양의 경우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최근 렌즈들의 보케 표현력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후보케의 경우에는 회오리 형상의 보케가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딱딱하거나 재미없는 모습도 아니다. 단정한 쪽에 속하고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쪽에 속한다. F2.8이 F1.X대 렌즈보다 덜 흐려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표시가 안 날 정도는 아니다. 이 정도면 배경과 피사체를 구분해내는 데는 충분한 수준이다.


나의 사진 실력을 끌어올려주는 파트너

많은 사람들이 렌즈를 사서 그 렌즈가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곤 한다. 왜곡은 얼마나 보정됐는지, 해상력은 얼마나 되는지, 빛 갈라짐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 그러나 냉정히 말해 그런 테스트가 자신의 사진 실력을 늘려주지는 않는다. 설사 그런 테스트에서 매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그 결과로 인해 자신의 사진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렌즈를 통해 자신의 사진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테스트해보고 조금씩 더 노력해보는 게 낫다. SAMYANG AF 35mm F2.8은 자신의 사진 실력을 테스트해보고 업그레이드시켜나가는데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수 있는 렌즈다. 비싸지 않으니 상전처럼 모시지 않아도 되고, 화각도 너무 넓거나 좁지 않아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으며, 항상 옆에 두고 쓸 수 있는 크기와 무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든 즉시 카메라를 꺼내 쓸 수 있다는 것, 그런 자세로 촬영에 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렌즈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내 장비가 좋지 않다고 툴툴거리지 말고 일단 언제 어디서든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을 찍어 보자. 그리고 SAMYANG AF 35mm F2.8은 그런 당신을 위한 모자람 없는 파트너가 될어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24-70mm 렌즈는 이래야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