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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Jul 24. 2017

초광각 렌즈로 밝히는 새로운 표현의 길

SIGMA ART 14mm F1.8 DG HSM

대다수 광학 브랜드가 여전히 개발에 큰 공을 들이지 않고 있는 렌즈 중 하나가 조리개 값이 밝은 초광각렌즈다. 화각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지금까지 출시된 조리개 값이 밝다는 초광각 렌즈의 한계는 보통 F2.8 정도다. 그러나 꾸준히 그 벽을 허물기 위해 도전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시그마다. 시그마는 이미 20mm 화각에서 F1.4를 달성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 14mm라는 초광각 렌즈에서 F1.8을 성공한 최초의 브랜드가 됐다. 흐린 날씨의 연속임에도 불구하고 이 렌즈의 샘플 사진을 담기 위해 춘천을 다녀왔다.


실내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이미 여러 포스팅을 통해 말해왔지만, 초광각렌즈가 힘을 발휘하는 공간은 실내다. SIGMA ART 14mm F1.8 DG HSM은 114.2°로 매우 넓은 화각을 자랑한다. 풍경사진에서도 빛을 발하지만, 제한된 공간에서 더 임팩트 강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실내 사진의 경우 촬영자가 움직일 수 있는 동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공간 전체를 담거나 최대한 많이 담아내기 위해서는 촬영자가 뒤로 물러나야 하는데 운신의 폭이 좁은 공간에서는 초광각 렌즈 만큼 용이한 장비가 없다. 예를 들어 24mm 광각 렌즈의 경우 약 84° 정도의 화각을 담을 수 있는데, 같은 위치에서 촬영한다면 14mm 렌즈의 73% 정도밖에 담아내지 못한다. 약 30%를 더 찍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는 꽤 큰 차이다.

위의 사진은 14mm 렌즈이기에 가능했던 컷. 가운데 모서리를 두고 좌우로 뚫린 공간을 촬영했다. 벽의 질감을 살리고 풍경까지 선명하게 표현하기 위해 조리개를 5.6으로 조였다.

 또한, 실내는 빛이 모자라거나 조명을 따로 사용하기 힘든 상황이 많은데 이 렌즈를 사용하면 감도를 무리하게 높이지 않아도 된다. 조명을 쓰더라도 초광각렌즈가 담아내는 공간을 모두 커버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때 F1.8이라는 조리개는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다른 초광각렌즈는 불가능한 표현이다.

천장과 바닥, 창까지 한 번에 담아낸 덕분에 공간감이 살아났다. 제한된 공간을 넓게 담는 것이 초광각렌즈의 매력이다.
바닥의 전시 작품은 물론 천장과 외부의 풍경까지 한 장에 담아냈다.


기존 초광각 렌즈에서 볼 수 없었던 배경 흐림

초광각 렌즈는 태생적으로 배경을 흐리기 적합한 렌즈가 아니다. 광학 특성상 광각으로 갈수록 같은 조리개 값이라도 심도가 깊게 표현되기 때문. 따라서 표준 화각에서 F2.8 정도면 1m 근방의 피사체에 초점을 맞췄을 때 배경이 꽤 많이 흐려지지만 초광각렌즈는 전혀 그렇지 않다. 100% 로 확대해서 봐야 살짝 흐려진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다.

SIGMA ART 14mm F1.8 DG HSM은 조리개 최대 개방이 F1.8로,  근거리 촬영 시 심도 표현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이 렌즈가 존재하기 전에는 표현할 수 없었던 이미지로,  SIGMA ART 14mm F1.8 DG HSM이 새로운 표현의 시대를 열었다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주변부로 갈 수록 보케가 밖으로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초광각 렌즈가 만들어내는 빛망울의 느낌은 이렇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보며 촬영한 사진.  넓은 풍경속에 빛방울은 확실히 생경한 느낌을 전해준다.
테이블 위의 선인장.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해 배경을 흐렸다.
중앙에 전구를 배치하고 뒤를 흐렸다. 광각렌즈 특성상 조리개를 개방해도 초점 맞는 범위가 넓어 전구 대부분은 선명하게 표현됐다.

사실 초광각 렌즈는 깊은 심도를 활용하는 사진에 많이 사용된다. 광학적 특성 때문에 피사체와 배경간의 거리가 더욱 멀어 보이는 것 까지 더해져서 묘한 공간감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그마 14mm F1.8 DG HSM은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했을 때 근거리 피사체의 경우 배경이 꽤 많이 흐려진다. 아예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배경의 사물이 합쳐지듯 뭉개지는 것이 아닌지라 대충 촬영 상황의 스토리는 읽을 수 있다.

이러한 표현은 기존 렌즈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표현을 꿈꿔온 사진가는 분명 있었을 것이다. 이 렌즈는 그런 꿈을 이뤄줄 수 있는 렌즈다.

마찬가지로 조리개 최대개방 사진.  밝은 실내가 아니었으나 감도를 100으로 설정하고 촹영해도 무리가 없었다.
조리개 최대 개방 촬영. 흐려진 배경의 보케 패턴이 아름답다.
앞에 놓인 수박쥬스에 초점을 맞추고 조리개를 활짝 열였다. 초점맞은 부분의 화질이 매우 만족스럽다.
조리개 최대개방. 꽃에 초점을 맞췄고 바닥의 돌들이 보케가 됐다.


안정적으로 밤하늘의 별을 담는다

단순히 심도 표현의 폭을 더 넓히는데만 적합한 렌즈는 아니다. F1.8이 해낼 수 있는 기계적인 특성은 셔터스피드를 더 빠르게 끊을 수 있다는 것. 이런 특성은 감도(ISO)를 무리하게 올리지 않고 밤하늘의 별을 점으로 찍을 수 있게 해준다. 별사진을 촬영할 때 노출 시간이 길어지면 별이 궤적을 그리는 선으로 표현된다. 별을 반짝이는 점으로 찍을 때 조리개가 밝은 렌즈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감도를 무리하게 올렸을 때 발생하는 노이즈를 없애기 위해 최대한 감도를 낮추는 게 좋기 때문이다. 장마기간에 사진을 촬영하다 보니 별사진을 찍을 기회가 없었다. 아래의 사진은 시그마 글로벌 비전 사이트(https://www.sigma-global.com/jp/lenses/cas/product/art/a_14_18/impression/)에 소개된 사진임을 밝힌다. 캡션에 원본 사진의 저작권자를 표기했다.

© 岩木 十三 Juzo Iwaki
© 岩木 十三 Juzo Iwaki
© 岩木 十三 Juzo Iwaki

새로운 표현의 길을 걷는다

사진이 예술의 한 장르임을 인정한다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표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렌즈는 분명 매력적이다. F1.8 최대 개방 조리개를 사용할 수 있는 14mm 렌즈는 시그마 ART 14mm F1.8 DG HSM 이전에는 없었다. 이 렌즈의 국내 출시가는 1999000원. 가격만 놓고 보면 꽤 비싼 렌즈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렌즈의 표현력이 필요했던 사진가라면 이 가격이 무작정 비싸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비슷한 스펙의 비교 대상 타사 렌즈가 존재하지 않기에 이 렌즈의 가격은 스펙처럼 새로운 기준이다.

이 렌즈의 단점은 가격이 아니다. 1,120g이라는 무게다. 작정하고 촬영을 나가 고생한 만큼 좋은 사진이 나올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가방에 넣을 수 있는 무게다. 크기와 무게를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

MTF 챠트
왜곡 챠트

화질은 비슷한 화각의 초광각 렌즈 중에서는 단연 최상급이라 말할 수 있으며 왜곡 또한 매우 훌륭하게 보정되어 있고 각종 수차도 준수하게 잡혀있다. 이 정도 렌즈라면 한 번 도전해볼 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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