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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진 Nov 09. 2020

연애

사랑


연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그 마음이 점점 거대해져서 더 이상

나로서는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어

그 마음이 새어 나와 너에게까지 흘러

서로의 마음이 같다고 느끼는 상태

맺어지게 되고 좋아하다가

나보단 네가 더 소중한 걸 깨닫게 된다.

사랑이라 확신하며

두 손 모아 달아나지 않게 담았다.


사람이 사람을 더 이상 좋아하지 않게 되고

그 마음이 점점 커져 더 이상

나로서는 숨기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되어

그 마음이 그대로 너에게 전해져

우리가 같은 마음이 아니라는 걸 확인 하기까지

서로의 마음은 왜 항상 평행을 이룰 수 없었는지

너보다는 내가 더 아깝다 일축했다.

끝이라 확신하며

모았던 두 손을 펴보니

누가 데려갔는지 어떠한 흔적도 없었다.


결국엔 이별하게 되고

사랑이란 마음은 어찌나 용광로 같던지

격정적으로 소각을 끝낸 내 마음에는

가벼운 한 줌의 재만 남았다.

그마저도 작은 바람에 소멸해 버리는

이토록 어처구니없는 사람이라는 존재

지나고 보니 그 모든 게 다 사랑이었다.


사랑을 설명하려 들지 마라.

설명되는 순간 그건 이미

사랑이라 부를 수 없더라.


왜 항상 이 의미 없는 과정을 반복하고

번복했는지 나로서는 알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게 되는 건

그 과정에서 느낀 처절한 고통보다

사소했던 달콤함을 잊지 못함이라.


어떤 나비의 날개 짓이기에

그토록 달콤한 바람이 불었을까

잎이 다 떨어진 내면에는

거친 바람이 불더라도 감흥 없이

앙상하게 민둥산만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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