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진 Nov 27. 2016

시간마저 멈춰 세운 요나고

#3 요나고(돗토리) 하나카이로, 다이센


일본 돗토리 지역 요나고에서 담은 사진들입니다.

사진의 모든 소유는 JaoL에게 있습니다.

사진을 다운로드하시거나 편집 행위를 금합니다.

퍼가실 때는 꼭 출처를 남겨주세요.

사진이 맘에 드신다면 공감과 함께 댓글을 다신다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본 가정식을 먹으며 2일 동안 가족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또 오겠다고

같이 사진을 찍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하고 올라가 짐을 챙겨 나왔다. 가운데에 작은 정원이 있는 아담한 사이즈에 가정집이었다. 군데군데 묻어있는 소박함은 처음 오는 손님들에게 친해지자고 손을 내미는 것만 같았다. 밖으로 나가 선다. 가는 걸음이 가볍다. 낯선 곳에서 아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안도감을 준다.

혹여나 내가 길을 잃어도 도움을 청할 곳이 바로 생각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받은 것만 같다.


두꺼운 철문을 열어 하루를 시작하기도 마무리하기도 하는 곳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의 감사함

불완전한 세상에서 받은 것들은 그저 사소함으로 변하는 순간

아침밥(350엔을 드리면 만들어 줍니다)을 챙겨주었던 주방

화장실 조명이 이뻐 한컷

요나고 꽃화랑 : 하나카이로

JR요나고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로 운행 중인 하나카이로 한국말로는 꽃 화랑이라고 합니다.

2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고 입장료는 여권을 소지하고 계시다면 500엔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철마다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으며 직원들이 하루하루 정성을 들여 구석구석이 잘 관리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 둘러보는데 3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그중에 단연 으뜸은 다이센을 배경으로 펼쳐진 장미밭과 코스모스밭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곳에서는 분명!! 인생샷을 남길 수 있습니다. 저처럼요ㅎㅎ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마음

이날이 의외성의 최고봉이 아니었나 싶었다. 오전 날씨는 정말 좋았다.... 오전은

다이센에 보이는 용이 똬리를 튼 모습의 구름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그때는 몰랐다


하나카이로에서는 매년 11월에 시작하는 빛의 축제가 있다. 내가 간 시즌은 일 년 중에 가장 비수기인 늦가을이었고 빛의 축제를 시작하기 딱 1주 전이었다. 그래서 갔을 때도 분홍색의 유니폼을 입은 귀여운 직원들이 여기저기 꽃 모양의 전등을 달고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입구에서부터 모든 곳에 전구가 달려 있었고 실제로 이곳에 어둠이 내려앉고 발하기 시작한다면 엄청난 장관일지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쭉 걸어 다녔다. 하나카이로에서 한번에 다이센으로 바로 가는 버스는 없기 때문에 하나카이로에서 요나고역으로 요나고역에서 다시 다이센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그 모습들을 인터넷에 검색을 했었다. 빛의 축제가 궁금하시다면 11월에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정갈하게 놓여 있는 팸플릿과 어르신들이 많은 일본에 항상 구비되어있는 노안 안경

저런 모습들이 너무 좋았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있었지만 꽃이 피는 길을 미리 조정하여 멋진 모양을 만들어놓은

입구에 있던 꽃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딜 가나 고령화 사회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잡고 의지 할 수 있게 출입구에는 유모차를 대여하고 있었다.

이런 정갈하게 놓여있는 유모차를 보자면 어쩐지 씁쓸한 마음이 든다.

다이센

어느 쪽으로 가도 다이센 절이 나온다.

요나고역에서 매시간 30분마다 있는 루프 버스를 이용하면 50분이면 다이센에 도착한다. 역에서 나와 왼쪽으로 50미터 정도 걸으면 관광안내소가 있는데 그곳에서 하루 루프 이용권을 1000엔에 구입할 수 있다. 일본어로만 되어 있는 다이센 관광안내도를 주시는데 갈 곳을 미리 정해 놓고 가서 많이 참고는 하지 않았지만 미리 알아보고 가지 않았다면 많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한다. 다이센의 스위스 양 떼 목장과 겨울엔 스키리프트 그 외에는 관광용 리프트와 다이센 절 등등 볼곳과 즐길 곳들이 많이 있다. 괜히 서쪽의 후지산이 아니란 말씀


나는 다이센 절 - 다이센 리프트 - 우에다 쇼지 사진미술관

이렇게 보고 저녁 열차로 돗토리에 넘어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이센 루프 버스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잘 생각하지 않으면 나처럼 걷는 시간이 많아질 수 있다. 보고 싶은 것 딱 2~3개만 정해서 돌아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다이센루프버스를 올랄타고나서 기분이 싸했다. 이유는 버스기사를 제외하면 손님은 나 하나뿐이 었다. 다이센 리프트를 가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렇다 2주 차 4주 차 화요일은 다이센국립공원이 쉬는 날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에다 사진미술관도 쉬는 날이 바로 화요일이다.... 정보가 부족한 탓과 정확히 알아보고 가지 않은 나의 불찰이 컸다.. 이렇게 반나절 일정을 날려버리나 싶었다. 


절에서 나와 루프 버스시간을 보니 너무 애매해서 거리를 보니 걷기에도 나쁘지 않은 거리라 생각해 리프트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사람의 발길은 거의 없는 도로 도로 사이사이에 이끼들이 앉아있었고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산중의 모습이 그대로 펼쳐져있었다.

가는 길에 몇몇 스폿들이 있어 사진을 찍고 열심히 50분을 걸어 리프트에 갔던 기억이 난다.

다이센 국립공원이 쉬는 날이라 바로 버스를 탔는데 그곳에서도 나 혼자뿐이었다. 아저씨는 어쩌다 혼자가 되었냐며 호탕하게 웃으시며 나랑 같이 관광을 하자며 나 혼자만의 관광가이드를 자처하셨다. 양 떼 목장에서 잠깐 내려 사진을 찍어주시고 일본에 알프스라고 하는 곳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중간중간 관광은 못했지만 내려서 인증샷을 하나하나 찍어주시면서 설명해 주셨다. 우리나라의 토끼와 거북과 비슷한 우화가 있는 다이센의 이야기도 해주시고 여러므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런 예외성 없이는 현지 가이드를 만나지 못했으리라ㅎㅎ


왔으니 인증샷은 찍어야겠고 멘탈은 무사 하질 않고....

비는 오고 인증샷은 찍어야겠고.... 후딱 찍고 버스로.....


저녁 6시가 넘는 시간에서야 도착한 요나고역.

2층 식당에서 규동을! 처음으로 시삭 하고 꿀꿀한 마음에 기분전환 겸 조금 가격대가 있는 돈코츠 규동으로ㅎㅎ

7시 전철을 타고 돗토리로 향했다. 늦은 시간에도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았고 지진이 난지 얼마 안돼서 혹여나 관광객이 민폐는 아닐까라고 노심초사하며 돗토리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그곳에서 처음 한국인을 보게 되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는 군인으로 전역을 하기 전에 일본 일주를 계획하고 월급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30일 동안 일주를 시작했다. 22일째에 만난 나를 무지 반가워했고 같이 대중목욕탕을 가서 오랜만에 한국말을 하니 나도 기분이 들떴던 일이 생각난다. 멋진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그 나이에 나는 놀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는데 나를 위한 여행을 그것도 30일간 혼자 여행을 할 생각을 하다니 분명 뭘 해도 될 녀석이다.


다음날 역에서 해어지면서 같이 사진을 찍고 서로의 일정을 말해주며 여러 여행지를 추천해주었다. 최북단부터 시작된 일주는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아쉬운 모습을 드러냈던 친구는 서울에서 만남을 기약하며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여행의 묘미는 이런 예외성을 가지는 사람들이다. 평소에는 절대로 만날 수 없는 인연을 여행은 너무나도 쉽고 빠르게 성사시켜 준다. 아주아주 자연스럽게


여행에서 영화 같은 로맨스를 꿈꾸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Authorling  |  JaoL

Photograph|  JaoL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마저 멈춰 세운 요나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