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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진 Feb 07. 2017

곱게도 빚어 놓은 제주도

#3 제주도 여행기 - 우도, 성산일출봉, 해녀박물관, 만장굴


제주도에서 담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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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제주도의 해안도로를 따라 출발한지 1시간 30분 만에 도착한 성산일출봉

전날 검색 결과 해돋이 시간은 7시 30분으로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7시 20분이었다. 다음날 한라산을 등반하기 위한 워밍업으로 생각하고 허겁지겁 10분 만에 도착한 성산일출봉의 정상에는 나 말고도 일찍 하루를 시작한 사람들로 분주했다. 아쉽게도 그날은 구름이 많아 일출을 보지는 못했지만 구름에 가려져있는 햇님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하루를 길게 시작할 수 있는 찬스를 얻었으니.

아침은 맥모닝으로 시작. 입구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보이는 성산일출봉은 참 인상적이다. 창문은 심히 드럽긴하지만......

우도 선착장에서 우도 왕복 티켓을 예매 하고 자동차를 가지고 가실 분들은 차종까지 기입하면 된다. 가기 전날에 우도를 다녀온 사람들이 말하길 차를 가져가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이유는 제주도에서 적용되던 보험이 우도에서는 적용이 안되다는 것과 차도가 좁아 운전하기 조금 껄끄럽고 순환버스가 아주 잘되어있어 5천원으로 충분히 우도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하여 차는 주차장에 주차시키고 몸만 우도 땅을 밟았다.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하여 '소우'자와 '섬 도'자를 같이 써 우도라고 명했다고 했다. 우도에도 적지 않은 해녀가 살고 있고 그중 최고령은 90세에 달하고 최연소는 46세라고 했다. 우리 문화라고 할 수 있는 해녀는 앞으로 얼마 가지 않아 사라질지도 모른다. 효율적으로 따져보자면 꼭 필요한 존재는 아닐지 몰라도 문화가 사라지는 건 어딘지 서글프다.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 사실 특별한 맛은 없음

우도의 기후에 맞춰 땅콩재배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땅콩으로 이것저것 많은 특산물이 있다.

검멀레 해변의 따뜻한 검정 모래

우도 버스를 타고 가장 처음 도착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1월이었고 서울의 한기와는 다르게 이 곳은 이미 봄이 시작되었다고 유채꽃이 말해준다. 꽃밭에 들어가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있을 무렵 저 멀리 아저씨가 천원을 내면 마음껏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찍었기에... 천원을 지불하고 원없이 찍은 것 같다. 영롱한 우도의 바다색을 뒤로 등지고 산머리(우도의 가장 높은 산꼭대기)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 곳 우도 주민들은 우도의 산머리를 만남의 장소 같은 곳이라고 했다. 마땅히 데이트할 곳도 없던 그 시절 아버지, 어머니는 '산머리에서 보자'라는 말을 하곤 했단다.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그 말은 사랑의 시작 같은 말이다.

우도의 버스표? 이 티켓 하나면 순환버스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단돈 5천 원~

제주도에는 날개가 두 개 있는데 그중 동쪽에 있는 날개가 이 곳 우도에 있는 비양도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서쪽 끝에 있는 비양도다. 제주도의 날개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입에 촥촥 감긴다. 날씨가 좋아 비양도의 색은 더욱 더 푸르르다.

입구를 소라껍데기로 장식을 해놓은 모습이 영락없는 섬 마을이다. 여쭤보니 이 소라는 해녀들의 물질로 얻어온 것들이라고 했다. 지금은 생기를 잃었지만 해녀에게 선택될 당시에는 한껏 생기를 머금은 모습이었을텐데 맛나게 추릅 하고 난 모습도 난 좋다. 버릴 것 없는 섬마을의 생활력이 보인다.

저~ 머얼리 태양도 한번 응시해주고

돌담은 쉽게 볼 수 없잖아. 그래서 앉아 봤어.

마치 꼭 이 곳이 제주도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때까지만 해도 해녀의 대한 큰 감흥은 없었다. 역사 덕후 친구의 설명으로도 크게 와닿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해녀 박물관을 가기 전까지는.......... 지금의 해녀가 나이가 많아서일까? 해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고 싶어서일까? 동상은 땅땅하고 강인한 여성처럼 표현을 해놨다. 그들도 여자인데 말이지....

지금은 물이 차오르는 시간

그래서 저기 보이는 등대로는 갈 수가 없다. 도깨비의 공유처럼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역시 그림이 나오질 않는다. 주문진으로 가야 하나


누가 빚었는지 참 곱게도 빚어놨다. 화강암의 빈틈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 살아갔던 제주도의 역사와도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제주도는 사람과 자연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인데 중국인들이 많아지는게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로 현찰을 상상이상으로 가지고와 중국인들이 땅을 사기 위해 부동산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팔지 말았으면 하는 건 혼자만의 욕심일까.

(중국은 사유지 개념이 없다. 다 그 넓은 땅이 나라 소유의 땅이고 땅을 임대하여 그 위에 자기 건물을 짓는 식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땅을 살 수 있는 우리나라의 시스템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최고의 실망

우도 짜장면!!!!!!!!! 우도에 와서 모두 다 한 번쯤은 먹는다는 우도 짜장면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정말 다시는 안 먹을 것 같다.ㅋㅋ 가격은 보통 짜장면의 2~3배 가격이고 짬뽕은 탕수육 가격이다.... 해물을 많이 넣어주지만 바다 근처가 아닌 우리 집 수원에도 해물은 많이 넣어준다...... 맛의 특별함? 그런 거 저언혀~ 없다. 그냥 동네 짜장면과 같은 맛이다. 경험주의자라 한 번은 꼭 경험해봐야 하는 주의인데 이런 경험은 사양하고 싶다. 꼭 먹어야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먹고 나서 후회는 감당하셔야.... 앤디 워홀의 말이 생각났다.

유명해져라! 그렇면 당신이 똥을 싸도 사람들은 박수를 칠 것이다!

참 우도의 바다는 뭘 좀 안다. 바닷바람의 소리와 큰 잔잔함으로 밀고 들어오는 파도소리, 그중에서도 단연 컬러는 독보적이다. 뭘 좀 안다. 다 같은 성분의 바다일텐데 이 곳의 바다는 참 고운 색만을 흡수하고 나머지의 색은 튕겨내니 말이다.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다의 따뜻한 블루는 추운 겨울에도 해수욕을 즐기고 싶은 충동마저 들게 한다.


내가 지금 밟고 있는 입자가 크게크게 보이는 모래가 바로 산호잔해들이다. 우도에는 산호 해수욕장이 유명한데 육안으로 봐도 입자가 큰 모래들? 같아 보이지만 산호로 곱게 다져져 있어 밟아도 다칠 위혐은 없다. 정식 명칭은 '사빈백사'로 영화 "시월애"의 배경이 되는곳이 기도하다. 적당히 내려 앉은 빛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우도 8경에 속한 이 아름다운 해변의 산호는 어디든 담아가고 싶지만 모래 유출은 금지되어 있다. 마음속으로만 담아가자.


사실 처음 제주도를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아래의 사진을 찍고 싶어서였다. 제주도의 어멍, 해녀의 모습을 내 눈으로 보고 직접 담고 싶었다. 조금 조사하고 갔더라면 지금은 물질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텐데 해녀 박물관으로 만족해야겠다. 해녀 박물관은 제주도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1시간이면 충분히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건물의 디자인도 동선의 자연스러움도 좋았다. 큐레이터가 있다면 특급 칭찬해.

대한민국의 대단하지 않은 어머니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제주의 어멍은 조금 더 특별하고 아름답다.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할 나이에 물질을 시작해 군부대처럼 계급을 나누고 그 중에서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을 나눠 책망하는 것이 아닌 능력을 끌어올릴 때까지의 토닥여 주는 모습은 공동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물질의 시기와 방법 등등 정말 믿지 못할 만큼 체계적이다. 조금 수월한 바다를 나이가 드신 해녀에게 내주고 연습을 할 수 있는 곳을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 주어 지금의 제주의 해녀들이 그 뒤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강요는 할 수 없지만 지금 시대에 해녀를 누가 할까싶다. 사라져가는 문화유산은 내 2세와 3세쯤에는 박물관에서 뿐이 못 보겠지.


해녀 박물관을 1층부터 전망대까지 모두 관람하면 1층에서는 해녀를 조금 더 알기 쉽게 느낄 수 있는 영상이 준비되어있다.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눈물이 난다. 해녀의 노래는 한이 있다. 항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바다에 남자는 뱃일을 여자는 물질을 해가며 쉴세없이 돌아간 세월들 앞에 놓인 외로운 자식들이 생각나 조금 감성적으로 변해 깊게 심호흡이 나왔다. 말라가는 입안의 수분을 삼키고 30분의 짧고 진한 영상을 보고 기운없이 나왔다. 기념품 가게에서 해녀 브로치를 사고 나왔다. 어떤 여행이든 벳지 산다. 여행 습관이며 지나고 보면 다 추억이라 그곳의 벳지 수집하고 있다. 집에 벳지를 모아놓는 원단이 있는데 보면 어찌나 뿌듯한지. 벽 한 면을 채울 수 있게 부지런히 여행을 다녀야겠다.


위 사진 4개는 외국에 해녀에 관심이 많은 사진작가가 찍은 작품전이다.

사진을 포함해 작품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지 않는가. 제주의 어멍을 사랑하시나? 사진 하나하나가 정성과 사랑이 있다.


제주도의 자랑 만장굴이다. 만장굴은 용암동굴로 세계 최장의 길이를 자랑한다. 세계 자연유산에 등제되어 있으며 그래서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 곳 중에 하나다. 관람이 가능한 길이는 1km 지점까지 들어가면 70m에 달하는 용암석순을 만날 수 있다. 이 지점이 관람의 끝부분이다. 앞으로 10km는 더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유산의 보존을 위해 거기까지만 허용한다. 습도와 온도를 맞추기 위해 비교적 어둡기 때문에 발을 잘 딛어야 넘어지는 일이 없다. 물이 빠져나간 자리는 긴 유선형에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쭉 들어가다 거북바위가 나타나는데 천년묵은 거북이처럼 생겼지만 자세히 보면 제주도와도 많이 닮아있는 모습같았다. 기온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가벼운 점퍼를 착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변에 미로 박물관 등 구경거리가 많아 코스를 짜기에도 용이해 보인다. 우리는 이곳을 보고 4.3 평화 공원으로 향했지만.



4.3 평화 공원은 억울하게 죽어간 제주도민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위령비도 같이 있고 3단계로 계획하고 있는 공원은 2단계까지 건축이 완료된 시점이다. 박물관은 잔인함 그 자체다. 작은 수감소에 30명을 집어넣어 형을 집행하거나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일삼는 모습을 그대로 느낄수 있다.   무력충돌이 이루어졌다고는 하나 제주도민들이 무장한 무기들은 바위 앞에 계란 같은 것들이었다. 현대의 사람과 신석기의 사람이 싸우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것 같다. 늦게 찾아간 곳이라 여유롭게 구경할 수 없었다.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에 올라오는 영상 속에 죽은 사람들의 명단이 쭉 올라오는데 0세는 물론 1세 영유아들까지도 그 명단에 많았다는게 너무나도 가슴 아프다. 일본 오사카에 '이쿠노쿠'라는 마을이 있다. 팔려간 제주도의 사람들이 만든 마을이다. 오사카에 간다면 꼭 들려봐야 할 마을이 하나 더 늘었다. 그 곳은 제주도 사투리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제주도민이 많은 곳이다. 일본 방송에서 몇 차례 소개된 바가 있지만 우리나라에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다음날 한라산 등반을 위해 일찍 숙소에 도착했다! 한라산 근처에 있는 숙소들은 한라산을 위해 장비를 대여해주거나 코스 입구까지 셔틀을 해주는 서비스들이 많다. 그곳에 울산에서 선생님을 하교 계신 분을 만나 같이 올라갔는데 말을 어찌나 잘하는지 김제동을 보는 것 같았다. 교육자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그 날의 만담은 제주도에서 얻어온 소중한 보물 중에 하나로 잘 간직하고 있다. 다음날 1950 고지를 위해 3명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Authorling  |  JaoL

Photograph|  Ja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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