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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진 Feb 10. 2017

곱게도 빚어놓은 제주도

#5 한라산!!!!!!!


제주도 한라산에서 담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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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날 같은 방을 쓰게 된 수학선생님과 같이 산에 올랐다. 수학선생님은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산이 땡긴다고 했다. 여자 친구와 조만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선생님은 모든 것이 나와 비슷하지만 다른 게 딱 하나 있다면 여자 친구분은 바다를 좋아하고 선생님은 산을 좋아한다고 했다. 산을 찾는 이유가 뭘까 나도 갑자기 제주도에 와서 산을 타고 있지만 산을 오르는 명확한 이유는 딱히 사진 말고는 없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타오르던 궁금증은 한라산 등반을 하면서 점차 따뜻하게 변한다.

온기가 남아있다. 산을 오르던 사람들은 쉬고 싶을 때 앉아서 쉰다. 계속해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목표가 있으니 온기만을 남기고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목표 없이 쉬는 것과 목표가 있는 상태에서 쉬는 것은 쉬는 모습 또한 다르기 때문에.

산 초입에 있는 돌들이다. 곱게도 빚어있다. 지금 까지 수만 수천만의 사람들이 밟았으리라. 돌들은 자연스럽게 둥글둥글 매끄럽다. 올라가기에는 이만큼 수월한 땅이 없을 정도로 하지만 한라산 정상 초입에 있는 돌들은 꽤나 거칠다. 이유인즉슨 포기하지 않고 한라산 정상을 밟은 사람과 한라산을 찾은 사람의 수는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은 성판악 코스로 출발한다면 처음 만나게 되는 속밭 대피소이다. 이 곳부터는 아이젠을 착용하라는 안내표지판도 보인다. 이 곳까지 왔다가 내려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화장실도 있고 충분히 몸을 녹일 수 있는 집도 있다. 안개 자욱한 이 곳의 정취는 대한민국에도 이렇게 멋진 곳이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따뜻한 차와 올 때 느꼈던 이야기를 하며 다시 오를 준비를 한다.


속밭을 거닐면 곧게도 뻗은 소나무들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모두들 사진 한 장씩 찍고 가는 여유로운 모습에 나도 한 장 찍고 오르기 시작했다.

안개가 적당히 깔려 신비로운 모습의 겨울 한라산 속밭

중간에 오름 사라오름이 하나 있다. 우리는 가지 않았지만 갔다 온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한라산 등반을 하려 하면 꽤나 힘에 붙인다고 겨울에는 가지 않는 것을 추천했다. 여름에는 진짜 삼다수를 마실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니 한 번쯤 목을 축이기 위해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진달래 대피소를 시작으로 1킬로 정도 걸어오면 천국의 계단이 나온다. 그냥 내가 붙인 이름인데 새하얀 눈 덮인 산을 향해 무수히 많은 계단들이 있다. 계단의 시작점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연양갱을 다 먹고 출발했다. 단언컨대 이 연양갱이 없었다면 오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당 딸린다는 말을 그 날 처음 알게 되었다. 정상에 다 와간다고 생각하니 몸에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한발 한발 올리는 게 여간 곤욕이 아닐 수 없었다. 주위에 아주머니들은 어찌나 잘 가시는지 전문 산악인 저리 가라였다.

구름 위에 있는 기분이란 이런 기분이구나

누나의 목도리를 몰래 가져 나왔는데 이 사진을 보고 현장 검거당했다.

다음부터는 말하고 가져가라 하지만 분명 말하면 안 줄 거면서..............

길게 늘어선 안전 고리는 겨울바람에 얼어 저런 영롱한 모습을 하고 있다.

실제로 한라산 정상에 가서 바람을 5분만 맞아도 어느새 내 눈썹 위에 앉아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피 저리 가라지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한라산 백록담!! 그도 그럴 것이 1시 30분 안에는 백록담에서 무조건 내려가야 한다. 그것은 한라산을 관리하시는 분들이 정해 놓은 룰이다. 한라산 입장시간이 열리자마자 출발하여 최대한 빠르게 오른다고 해도 12시간 내외로 1시간의 관람시간이 있지만 워낙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1시간 동안 구름이 가리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처음 한라산 등반을 하여 백록담까지 클리어하다니 조상님 매우 감사해

너의 이름은?

한라산 1700 고지부터 우거져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구상나무 군락지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멸종위기 나무로 우리나라에는 한라산과 지리산에 있다고 한다. 최근 빠르게 죽고 있는 구상나무를 복원하기 위해 장기간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는 하나 가서 본 느낌은 정말 폭격이라도 맞은 듯 모두 다 하나같이 쓰러져 있다. 우거져있는 느낌이 아닌 황량한 느낌만 준다. 여름에 온다면 더욱더 도드라질 것 같다. 겨울이라 눈으로 덮여있는 모습에 많이 보이지는 않지만 구상나무의 복원이 하루빨리 효과를 보면 좋겠다.


임용을 실패한 친구와 같이 왔다. 여행을 오기 전 친구는 임용의 대한 불안감과 '나는 시험에는 맞지 않아'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정상에 다다르고 천천히 발 디딜 곳을 정하며 내려온 친구의 얼굴은 사색에 질려있지만 왠지 모를 확고한 표정이었다. 임용을 계속해서 도전할 거라고 했다. 어렵고도 어려운 길이다. 임용이란


한라산을 정상까지 등반했다면 요즘에는 증서까지 만들어 준다고 한다. 한라산을 등반을 했다면 타이틀이 생긴다. 어디 가서 나는 '한라산을 등반했어'라는 결과가 주어진다. 저 사람은 한라산을 등반한 사람이라는 타이틀 말이다. 임용은 어떤가? 보이지 않는 과정과의 싸움이다. 한라산 등반은 포기 하지 않고 계속 걷는다면 정상에 언젠가는 다다르는 확실한 결과가 주어지지만 임용을 준비한다 해서 나중에 타이틀이 확실히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임용에 패스를 하게 되면 그 간의 피 터지는 노력은 임용을 패스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주어지지만 계속해서 실패를 하다가 나중 가서는 외적 문제든 내적 문제 든 간에 중도에 포기를 하게 된다면 그냥 공부하던 사람 아무런 이력이 남지 않는다. 친구는 그게 너무나도 불안하다고 했다. 선생님은 한 없이 불안한 나이이기에 가능한 고민이라고 했고 나 또한 낙천적으로 살지만 그런 것들이 불안하다. 임용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 된다. 트렌드에 맞지 않다 하여 쓸모없는 것이라는 치부를 받게 된다면 인생을 잘 못 산 것 같은 기분이 들 것만 같다. 나만 하는 고민이 아니라 이 땅의 한국 청춘들의 고민이라고 생각된다.




Authorling  |  JaoL

Photograph|  Ja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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