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감상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진 Aug 24. 2020

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 / 리뷰


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


한가로운 주말에 들어간 넷플릭스에 멋들어진 섬네일 속에 다소 투박한 섬네일이 보였다.

제목까지 포괄적인 이 드라마는 남녀노소 누구나 클릭을 하고 싶은 욕구를 자아낸다.

한 편 한 편 꽤 서정적으로 흘러가는 이 드라마는 요즘 사회 속에 가열되고 있는 강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대학을 입학하며 고향을 떠나 혼자 살게 된 내성적인 쿠미코. 타지 생활에서 오는 고충을 모두 해결해 주는 켄이치가 그녀는 싫지 않다. 나이에 걸맞게 빠른 속도로 서로에게 빠져들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둘은 삽입 섹스가 불가능한 것이다...(이런...) 사랑에는 여러 가지 사랑이 있지만 이 육체적 사랑을 제외한다면 과연 유지될 수 있는 커플이 몇이나 될까? 이혼 사유에서도 이 잠자리의 빈도수에 따라 형량이 측정할 수 있으니 이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드라마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조차 질문을 던진다.


이런 대단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둘은 손과 입으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며 결혼까지 하게 된다. 임시는 임시일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사랑을 이어간다. 문제는 서로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오는 자괴감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불행을 바라보는 일만큼 괴로운 일이 또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행복을 내가 채워 줄 수 없을 때 오는 자괴감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둘은 서로 채워 주지 못하는 성적 부재 때문에 각자를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굳게 믿고 있다.


갈등은 점점 쌓여 켄이치는 단지 배출행위에 불과하다며 연민했고

쿠미코는 자기 파괴적인 모습으로 낙관하게 된다.


서로의 신뢰와 믿음을 기반으로 한 이 둘 사이는 그렇게 시간이 흘러간다.

세간에서는 아직도 그들에게 계속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던진다.

어쩌면 끝이 없는 돌림노래겠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의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고수해 가며 끝을 맺는다.


드라마는 사회가 말하는 목소리들을 전부 거부한다. 아니 거부되었다. 프로세스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가 없으니까. 사실 정부가 채택하고 있는 법이 외에도 해야만 하는 관행들이 참 많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에로스적 사랑을 배제하면 더 큰 의미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이어가는 말은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목적이 하나 줄어드는 거니까. 어쩌면 급변하는 시대에 맞지 않는 발상인지도 모른다. 시대에 맞는 제도와 관습이 지금에 맞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변화해야 하지 않나. 단지 그 사이에 껴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나도 모르게 정착한 정의들이 너무나도 다분하다. 모르겠다. 지금은 옛날에 비해 개인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정도가 현저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무족 건 적으로 인구가 많아야 하는 시대는 아니란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장르의 작품이 쏟아져 내린 다면 나 스스로 좋게 볼 수 있는 가하는 질문을 던졌을 때 쿠미코와 켄이치의 부모들처럼 내가 가진 정의로 그들을 재단할지 모른다는 확신에 가까운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 아닌가. 내가 경험했던 시대에는 이게 맞았으니까... 누구 하나 잘 못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만 보자면 기성세대보다는 전혀 해보지 않은 신세대가 조금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앓고 있는 문제를 당사자와 솔직하게 털어놓고 대화를 해야 한다.

설령 해결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사람은 이 마음의 환풍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그 당시의 나쁜 감정들이 해소된다. 대나무 숲은 이유 없이 탄생한 게 아니다. 뭐 생각해 보면 어디 인생에 무엇 하나 확실하게 해결되는 문제가 있었던가.... 다 그러려니 해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