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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생 Oct 21. 2021

남자가 게임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게임은 다시 게임을 부른다.


남성들은 왜 게임에 빠질 수밖에 없을까?



나 역시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다. 밤새도록 캐릭터를 키워본 적도 있고, 친구들과 피시방에서 같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게임을 하며 날밤을 샌 적도 많다. 지금은 게임을 거의 하지 않지만, 사실 참는 거지 완전히 끊었다고 볼 수 없다.



게임을 좋아하고 또 중독증상까지 있는 사람들의 성비는 확실히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국내에서 시행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게임을 좋아하고 중독증상까지 있는 사람의 성비는 남자 7 여자 3 정도의 수치를 보인다.



당신이 여성이라면, 남편 혹은 남자 친구 아니더라도 주위에 있는 남성들이 게임에 빠진 모습이 탐탁지 않았을 것이다. 보통 여성들은 '이 재미도 없고 유치한걸 왜 좋아하는 거야'라는 생각으로 그냥 한심하게만 생각한다. 그런 걸 왜 못 끊지 라고 생각하며, 그 남자의 의지력 문제라고 생각해버린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에겐 '게임 좀 그만 하라'고 잔소리를 하곤 하는데, 고작 말 몇 마디 갖고는 이 상황을 해결하긴 어렵다.



게임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남성들에게 엄청난 즐거움을 준다. 게임은 갖가지 시스템을 동원하여 남성들의 원초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그래서 우린 더욱 게임을 주의해야 한다. 게임은 현실을 지루하게 만들고, 또다시 게임을 부른다. 게임은 인간의 현실 성장을 가로막는데 아주 탁월하게 작용한다.



난 이 글을 통해 남성들이 게임을 끊어야 하는 이유를 뇌과학적, 진화생물학적인 근거와 함께 설명할 것이다. 짧지 않은 글이 되겠지만, 당신이 게임을 줄이는데 진심으로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글을 쓰려고 노력할 것이다.



당신이 여성이라면, 이 글을 통해 남성이 왜 게임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그 남자가 게임에만 빠져 사는 생활을 개선하는데 더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게임은 남성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한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에는 항상 욕구가 뒤따른다. 욕구가 있어야 우리는 움직인다. 그 정도가 크든 작든 말이다. 사람은 왜, 그리고 어떤 부분 때문에 욕구가 발현되는지를 추적하다 보면 결국, 인류가 원시인 시절 추구했던 생존 및 번식과 관련된 행동인 경우가 많다. 인간의 진화 속도는 현대 사회의 눈부신 발전을 쫓아가기엔 턱없이 느리다. 그래서 우리 현대인들은 아직도 원시시대를 살던 인류 조상의 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관련 글 : 우린 아직도 원시인 뇌를 갖고 있다! )




욕구가 생기고, 이를 쟁취하고자 노력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이 주어질 때 우리 뇌는 도파민 샤워를 한다. 정말 큰 쾌락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그와 같은 쾌락을 느끼기 위해 행동을 반복한다. 하지만, 도전에 있어 똑같은 과정과 똑같은 보상이 주어진다면 전과 같은 쾌락은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더 어렵고, 더 큰 자극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다시 찾는다. 이런 사이클은 과거 인류에겐 생존 보장에 직결되는 일이었고, 덕분에 눈부신 발전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우리의 삶에 꼭 필요했던 기재였다는 것이다.



생물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이동하지 않고 정착생활만 했던 종은 높은 확률로 멸종을 당했다. 그 지역에 불가피하게 발생한 자연재해는 아무리 발달된 생물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험가'기질이 타고났던 우리 인류 조상들은 대륙을 횡단하고, 바다까지 건너며 모험을 했다. 계속 새로운 것을 탐험하고, 새로운 정착지와 새로운 먹을 것들을 찾는 과정은 정말 큰 쾌락을 불러왔고, 또 다른 새로운 곳을 개척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그렇게 우리 인류는 전 지역에 걸쳐 DNA를 남겨 분산투자(?)를 할 수 있게 됐고, 결국 지금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게 됐다.



이렇게 목숨이 담보가 되는 위험한 모험과 도전을 즐겼던 것은 주로 남성이었다. 오로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류의 DNA를 잘 보존하고 전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여성이다. 여성의 출산과 육아는 종족 보존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목숨을 버릴 수도 있는 모험과 도전은 남성이 도맡았다.



그래서 현대의 남자들은 지금도 경쟁, 도전, 모험을 너무나도 좋아한다. 원시시대의 선조 남성들 중 '경쟁으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 남성', '도전정신으로 목숨을 바쳐 식량을 구해온 남성'이 여성들의 선택을 받아 자신의 DNA를 후대에 전파할 수 있었다. 우린 이런 선조들의 후손이며, 그들의 성향을 아직까지 잘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남성들의 원초적인 기질들은 현 시대상과는 더 이상 어울리지 않게 됐다. 우리는 현재 물질 과잉 공급 시대에 살고 있다. 음식과 물건에 더 이상 탐내지 않더라도 충분히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목숨을 걸면서 까지 도전할만한 과제도 없다.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누군가와 싸움을 할 필요도 없어졌다. 그래서 현시대의 환경은 더 이상 남성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않는다.



- 새로운 곳을 탐험한다.

- 도전과제가 주어지고 노력하여 달성하면 합당한 보상을 얻는다.

- 누군가와 물리적으로 싸워 승리를 쟁취한다.

- 보상을 통해 나날이 성장하여, 남들보다 우위에 선다.



남성들의 이런 욕망들을 현대적인 환경 속에서, 가장 쉽고 짜릿하게 풀 수 있는 방법이 게임이다. 게임을 통해 얻은 보상은 마치 현실에서 사냥을 성공한 것 마냥 남성의 뇌는 도파민 홍수가 된다.






게임은 너무 간편하기 때문에 끊어야 한다



여기까지 글을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집에서 쉽게, 누구에게도 피해 안 끼치고 자신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다면 좋은 거 아닌가?'



논리적으로만 본다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게임은 '너무나도 간편하게' '큰 쾌락'을 안겨준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게 왜 문제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리는 먼저 '도파민'의 역할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도파민은 인간의 뇌에서 계속해서 '더 더 더'를 외치며, 더 큰 도전을 하게 만들고, 미래를 바라보게 한다.



과거 선조들의 생활 방식에는 '도파민'의 명령에 따라 새로운 도전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곧 더 많은 자원을 얻게 했고, 더 많은 번식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했다. 또한 부족의 발전과 생존력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었다. 더 많은 도파민이 분비되는 쪽으로 행동하는 것이 곧 나의 성장이었고, 부족의 발전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도파민이 분비되는 것에 상당히 큰 쾌락을 느끼도록 진화해온 것이다.



과거 원시 환경에는 도파민에 의한 쾌락을 얻기 위해선 '노동'과 '노력'이 필연적으로 동반됐어야 했다. 그래서 쾌락적인 순간과 함께 그와 동등한 성장, 물질적인 보상까지 주어졌다. 하지만 현대의 인류는 힘든 노력이 없이도, 너무나도 손쉽게 도파민을 맛볼 수 있게 됐다. 바로 '게임'을 통해 말이다. 현재 인간은 인간의 감각을 해킹하는 수준에 다다른 것이다.



게임을 통해 아무리 도파민이 분비되어 쾌락을 느껴봤자, 과거와 달리 현실 세계에서 남는 게 없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게임에서 얻은 쾌락은 더 큰 쾌락을 부른다. 같은 수준의 과제로는 전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없어서 더 어렵고 자극적인 무엇인가를 찾아 헤맨다. 도파민에 의한 쾌락을 반복적으로 느끼려면, 과제 수준이 10, 20, 50, 100 ... 이런 식으로 계속 높아져야 한다.



게임에 중독된 사람이 현실에 돌아오면, 그 어떤 과제를 하더라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게임에서 느낀 수준의 도파민 분비를 느끼기 위해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게임에서 처럼 원초적인 욕구를 자극할만한 과제도 없다. 과제가 있더라도 확실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때문에 같은 수준의 보상(도파민)을 얻기 위한 난이도가 매우 높은 현실세계에 무기력해지고, 머릿속엔 빨리 일 다 마치고 게임할 생각만 하게 된다.



그렇게 게임 내 캐릭터는 나날이 성장할진 몰라도, 현실의 자기 자신은 점점 쇄약해 지기만 하는 사이클이 만들어지게 된다. 게임엔 더더욱 몰입하게 되고, 현실은 더더욱 지루해지게 된다.






도파민을 이해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도파민'을 잘 컨트롤하는 것은 '인생을 잘 살아가는 것'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남성에겐 더더욱 그렇다. 도파민이 원하는 것은 당신의 현실적인 도전과 성취이지, 가상현실에서 캐릭터를 잘 키우기 위한 것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만약 인간을 만든 절대자가 있다면, 지금 이 현상을 보고 혀를 내두르고 있을 것이다.



이롭게 도파민을 이용하기 위해선, 스스로 세운 중장기적인 목표가 있고, 달성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이때 핵심은 '스스로 통제권을 갖는 것' 그리고 '그에 걸맞은 혹은 그 이상의 보상'이다. 하지만 앞서 계속 말했듯, 지금 현 사회 구조상 현 인류가 이런 구조로 도파민을 제대로 이용하여 성취를 만들어내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고용인의 입장에서 직장생활을 하는데, 스스로 통제권을 갖고, 도전을 하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다. 혹여나 진취적인 태도로 어떤 일을 해냈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보상은 상당히 각박한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는가. 눈곱만큼의 성과급 혹은 더 많은 일이 기다린다. 보편적인 직장 환경 세팅 자체가, 우리들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 남성들은 원초적인 본능을 손쉽게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게임 접속을 한다.






그래서 필자가 추천하는 것은 스포츠 취미를 갖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며 죽은 도파민을 살려내려고 게임만 하면 정말 남는 게 없다. 스포츠는 난이도가 조금 높긴 하지만 온라인 게임과 상당히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단기간에 승패를 맛볼 수 있고, 노력한 만큼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남들보다 실력적인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이때 처음부터 동호회에 가입해서 머리부터 들이밀진 않는 것이 좋다. 실력 격차가 상당히 나서 오히려 패배감만 잔뜩 느끼고 운동을 그만 둘 수도 있다. 게다가 완전 생초보자가 들어갈 수 있는 동호회도 드물어서, 찾다가 지쳐서 게임에 접속해버릴 것이다.



그래서 첫 시작으로 가장 좋은 것은 강습을 받는 것이다. 종목은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같이 날씨와 상관없이 꾸준히 할 수 있고, 땀 흘리며 상대와 경쟁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요즘엔 족구 강습도 많이 한다. 강습료는 지역에 따라 다를 순 있지만, 보통 달에 10~20만 원대를 생각하면 된다. 솔직히 일반 직장인 수준에서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고, 우리 삶의 수준이 개선될 것을 생각한다면 이에 2~3배 되는 비용도 충분히 지불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주 1회만 받아도 상당히 실력이 많이 늘 것이다.  어느 정도 실력이 완성된 후 동호회를 들어가도 늦지 않을 것이고, 레슨을 꾸준히 받아 준 선수 수준을 향해 나아가는 것도 물론 좋다.



게임은 만성 요통, 거북목, 저질체력, 무기력감을 선물하지만, 운동이 주는 이점은 무수히 많다. 건강한 체력, 사람들과 만드는 협력의 즐거움, 승리의 쾌감은 일상의 활력으로 전환된다. 딱 두 달만 꾸준히 하면, 당신의 얼굴색과 태도가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마치며



나는 각종 뇌과학 책을 읽고 나서 게임, 스마트폰이 얼마나 우리 뇌를 천천히 말라 죽이는지에 대한 위험성을 알게 됐다. 그래서 게임을 하더라도 즐거움을 느낌과 동시에 공포를 느낀다.



사실 얼마 전에 출시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너무 하고 싶어서, 결국 못 참고 결제를 해버렸다. 근데 딱 싱글로 나이트메어까지만 깨고 게임을 지워버렸다. 충분히 즐기기도 했고, '이거 아무래도 계속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임을 계속할 땐, 그냥 과감하게 지우는 게 정답이다. 눈 딱 감고 깔끔하게 지우면, 다음번에 다시 시작하는 게 상당히 귀찮아진다.



어쨌든, 우리는 게임을 끊어야 한다. 게임은 우리 현실을 지속적으로 천천히 갉아먹는다. 당신이 현재 일과 게임을 균형 있게 하며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고 말하더라도, 1년, 5년, 10년이 지난 후를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과 같은 생활 반복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높은 확률로 당신의 삶은 더 말라있을 것이다.



도파민이 당신의 성장에 복리로 작용하여 더 나은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끝까지 글을 읽어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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