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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생 Oct 14. 2021

3주 만에 브런치 조회수 4000 비결?

다음 메인에 내 글이 걸려버렸다.



나는 평소 핸드폰에서 울릴 수 있는 알람을 대부분 꺼놓고 지낸다. 브런치도 마찬가지로 공감이나 댓글 알림은 꺼둔 상태였는데, 그걸 뚫고 알림 하나가 내 핸드폰 상단에 떴다. 조회수가 뭐..? 








통계를 확인해보니 내가 약 10일 전에 쓴 글이 다음 메인 스타일 탭에 떡하니 걸려있었다. 아직 브런치 메인에도 떠본 적이 없는데 너무 급발진 아닌가..ㅋㅋㅋ




해당 글 링크




사실 좀 얼떨떨했던 것은 사실이다. 일을 하면서 많이 검색되는 키워드 상위 노출은 해봤어도, 포털 메인에 떡하니 내 글이 걸린 건 처음이었다. 상당히 기뻤고, 역시나 글쓰기의 진리는 어느 플랫폼에 가더라도 똑같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위 사진들은 글 작성일 기준 하루 전이고, 아직까진 메인에서 안 내려가고 있어서 조회수가 고공행진 중이긴 하다.



다음 메인에 글이 걸리는 것은 분명히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난 고작 브런치 시작 3주 만에 이런 쾌거를 달성해냈고, 이는 그저 순전히 운 때문 만은 아닌 것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내가 분석한 내용과 갖고 있는 노하우를 최대한 풀어볼 예정이다.



전략을 안 다고 누구나 메인에 오를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나도 다음에 어떤 글이 또 올라갈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공을 차는 것보단, 제대로 골대를 바라보고 좋은 자세로 공을 차야 슈팅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사실 난 글 좀 쓰던 놈이었다.



나는 현재 글쓰기로만 벌어먹고 산지가 벌써 1년 반 정도가 됐다. 처음부터 그냥 네이버 블로그에 맨땅에 헤딩해서 글을 써서 내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블로그 마케팅 업계 1위 회사와 협업하며 일을 배운 적도 있다. 이때 그 회사의 철학과 실력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때문에 '독자들이 좋아하는 글쓰기'는 익숙하게 쓸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유독 내 브런치 글들이 다른 분들과 분위기가 상당히 다른 느낌을 항상 받는다. 브런치 메인에 뜨는 작가분들이나 구독자가 많은 분들 글을 보면 '내적 글쓰기' 위주로 구성된다. 글 안에 자신의 솔직한 감정과 하고 싶은 말을 이쁘게 담아놓는다. 그런 글들은 일단 자기 자신의 얘기가 중심이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작가의 진솔한 모습에 사랑을 준다. 나는 그런 글쓰기가 아직은 서툴다.



난 글을 쓰면서 항상 내 글을 볼 사람들 입장을 생각하며 쓴다. 일단 내가 쓰고 싶은 주제를 쓰고 난 후, 독자 입장에서 봤을 때 궁금증이 들만한 곳을 찾아내서 내용을 추가하고, 이해가 안 될 수 있는 부분은 풀어서 써준다. 독자 입장에서 지루함이 느껴지는 부분은 표현을 바꿔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과정은 상품의 상세페이지를 작성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내가 쓴 글들을 보면 여전히 페이지 맨 마지막에 상품 판매 링크가 걸려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리고 내 글들의 평균 공감 개수는 10개 정도인데, 이것보다 더 많은 글은 왜 더 많은지, 더 적으면 왜 적었는지를 계속 분석한다. 그러면서 브런치를 주로 이용하는 연령대, 성별, 취향 등을 파악한다. 특히 좋아요가 부족한 글의 경우 제목이나 내용을 다시 검토해서 수정을 거친다.



요약하면, 나만의 차별점은 독자가 중심이 되는 글쓰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성적인 글보단 정보를 전달하는 글에는 최적화되어있다. 아마도 이런 부분이 제대로 들어맞아 빠른 시간 안에 메인에 걸리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메인에 걸리는 글의 공통점 2가지?



내 글이 다음 메인에 걸린 것을 보고 나서 '내 글이 왜 걸렸는지'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다. 그리고 나 말고 다른 작가분들의 글은 어떤 게 걸려있는지 확인을 했다.



역시나 '좋은 글'을 판단하는 핵심 로직은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나 똑같아 보였다. 그 핵심 내용을 2가지로 요약하면 이렇다.



1) 클릭하고 싶게 만드는 제목


마케팅에선 이를 제목 후킹(hooking)이라고 부른다. 낚시에서도 미끼를 물고기에 확실히 걸 때 하는 챔질을 후킹이라고도 한다.



글을 읽고 싶어서 브런치에 들어온 독자들도 자신에게 노출된 여러 가지 글 중에 한 제목에 후킹 되어서 클릭하게 된다. 그 클릭된 글은 같이 노출됐던 주변 게시글에 비해 독자의 관심을 더 많이 받는 것이다. 이렇게 노출 대비 클릭률이 좋은 게시글은 알고리즘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고통 1도 없이 반년만에 8kg 감량한 방법?> 이 글은 꾸준히 '저탄고지', '키토 다이어트' 등의 검색 키워드로 유입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해당 키워드로 브런치에 검색해보니 내 글 제목이 비교적 눈에 띄었다. 네이버와 달리 클릭률 통계는 제공되진 않았지만,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지 않았을까 한다.



제목을 짓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주제 하나만 갖고도 글이 하나 완성될 수 있다. 그래도 내가 주로 쓰는 방법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수치를 넣어라' / '머릿속에 물음표가 생기게 해라' / '짧게 써라'



위 게시글 제목이 <엄청나게 효과를 본 저탄고지 다이어트!> 이런 식이라면 클릭률이 매우 낮았을 것이다. 내 제목에는 '반년만에 8kg을 감량했다'는 정확한 기간과 결과가 나와있고, 이것만 봐도 상당히 흥미를 이끈다. 근데 앞에 '고통이 1도 없었다'는 내용까지 넣음으로써 상당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다이어트 = 고통' 이라는 기존 관념을 박살내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제목을 짧게 쓰는 것도 상당히 신경 쓴다. 이 글의 제목도 마찬가지이다. 


처음 가제는

<브런치 시작 3주 만에 게시글 조회수 4000회가 넘은 비결?> 이었다. 근데 그냥 줄이고 줄이고 줄여서 


<3주 만에 브런치 조회수 4000 비결?> 이런 제목이 완성됐다. 짧은 문장 안에 내용이 확실히 전달만 된다면, 그만큼 강력한 제목이 없다. 두 제목 중 어떤 게 눈에 더 잘 들어오는지 비교해보면 더 잘 이해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제목만 자극적으로 짓는 것은 물론 안 좋다. 다음에 나올 2번 원칙을 지켜서 좋은 글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좋은 사업가는 제목에서 기가 막히게 후킹 하고,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제공한다. 클릭한 사람이 후회가 생기지 않게 말이다. 하지만 제목만 후킹 하고 가치를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기꾼이 되기 쉽다.






2) 이용자가 오래 머무는 콘텐츠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이 부분이 거의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들어와서 얼마나 머무르는지에 따라 알고리즘에서 내 블로그 or 게시글의 지수를 결정한다



조회수가 5000인데 평균 체류 시간이 3초라면 당연히 그 게시글은 가치 제공 없이 제목 후킹만 있는 저질 콘텐츠인 것이다. 하지만, 조회수는 50인데 이용자 평균 체류시간이 5분이라면 알고리즘은 굉장히 좋은 콘텐츠라고 판단하여 더 많은 노출 기회를 준다. 플랫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이용자를 1분이라도 더 붙잡고 있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데, 그 와중에 사람들이 오래 즐기는 게시글이 있다? 바로 알고리즘 급행열차를 태워버린다.



브런치에서 독자를 오래 붙잡고 있는 방법 중 가장 직관적인 것은 글을 길게 쓰는 것이다. 당연히 긴 글을 읽으려면 그만큼의 긴 체류 시간이 필요하다. 메인에 노출된 내 게시글도 마찬가지로 내용이 꽤 많았고, 독자들이 직접 필기를 하면서 볼만한 내용이 많았다. 체류 시간이 분명히 길었을 것이라는 거다.



하지만, 결국 이것도 독자들이 글을 끝까지 읽어줄 때만 효과를 본다. 내용만 많다고 독자들은 모두 끝까지 읽어주지 않는다. 진짜 '내용만' 많은 글은 독자들이 초반만 읽다가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이 말을 듣고 나면 글 자체의 기승전결 내용을 탄탄하게 구성하려고 하는데, 이는 상당히 어려워서 시간이 오래 걸려 얻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이것 말고도 끝까지 읽히는 글을 만들 수 있게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소제목을 만들고, 문단을 이쁘게 나누면 된다. 



소제목을 넣는 효과는 그나마 3초 만에 이탈할 사람을 20초 정도 더 붙잡아둘 수 있는 역할을 한다. 금방 이탈하는 사람들은 스크롤을 쭉 내려서 내가 보고 싶은 내용이 있는지 빠르게 확인하고 넘어간다. 그때 눈에 띄는 소제목이 있다면, 일단 읽어본다. 내용이 괜찮으면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읽어볼 것이다.



문단을 잘 나누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보통 전문 출판 작가분들이 생각보다 인터넷 글쓰기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책과 인터넷 환경 차이를 놓쳐서 그렇다. 책은 구입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다 읽는다. 하지만 인터넷은 너무나도 쉽게 0.1초 만에 내 글에서 이탈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독해력은 충격적인 수준으로 낮다. 그래서 글 문단 나눔이 거의 안되어 있고 한 블록으로 쓴 글은 진짜 보자마자 광속 이탈을 해버린다. 책에 이런 식으로 문단을 넓게 나눠버리면 쓸데없이 책만 두꺼워지고 공백만 많다며 독자들에게 욕을 먹을 수 있지만, 인터넷은 이런 걱정이 전혀 없다. 그냥 읽기 편하기만 한 게 최고다.



그래서 개인 성향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나는 이 글처럼 보통 문단 사이에 두 줄의 공백을 둔다. 한눈에 들어오는 텍스트 양을 좀 줄여서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서이다. 물론 독해력이 좋은 독자들은 오히려 문단이 이렇게 넓게 나뉘어 있는 게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브런치 독자 수준에 맞게 조금 방식을 바꿀까 고려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글을 길게 쓰기 어려운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꽤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메인 노출의 기회는 분명히 있다. 핵심은 '길게 글쓰기'가 아니고, '독자를 오래 붙잡아 놓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 메인에 걸려있는 게시글을 봐도 글로만 승부 보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이 없다. 오히려 과반 정도의 글들이 텍스트 양이 상당히 적다.



그런 글들의 특징은 독자가 직접 활동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초등학생도 백종원으로 만드는 특급 김치찌개 레시피>, <감탄사 절로 나오는 거북목 스트레칭법>

(해당 제목은 필자가 임의로 제작한 것임)



이렇게 요리, 운동, 스트레칭 등을 제공하는 작가분들의 게시글이 상당히 많다. 이 외에도 어린아이가 따라 할 수 있는 만들기, 그림 그리기와 같은 자신의 재능을 담아 글을 쓴다면, 많은 양의 텍스트 양이 필요 없다. 사진과 움짤을 자세히 보면서 독자들은 충분히 당신의 게시글에 오래 머물러있을 것이다.






역시나 이 글도 길어졌다. 내가 처음에 하고 싶은 말은 해당 분량에 1/4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근데 분명히 같이 브런치를 하며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궁금해할 법한 내용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부디 많은 도움이 됐길 바라며, 다음 메인 글 차례는 당신의 브런치 콘텐츠가 되길 진심을 담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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