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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생 Sep 26. 2021

업계 1위를 만들었던 딱 한 가지 태도?


첫 글에 나는 스스로를 '업계 1위'라며 소개했다. 정말 운이 좋게도, 2021년 상반기, 내가 대상으로 간호사 취준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위 5개 병원에 합격한 사람의 수가 동종 업계에서 가장 많은 걸로 집계됐다. (참고로 이 결과는 인터넷상에 공개된 합격 후기를 근거로 함)



처음엔 이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상당히 놀랐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잘했다고 생각한 한 가지가 떠올랐다. 노하우라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많은 판매자들이 놓치고 있는 나의 장점 한 가지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까놓고 말하면, 취업 컨설팅의 합격자 수를 높이기 위해선 양으로 승부하면 그만이다. 취업 컨설팅 시장은 더 많은 신청자를 받는 곳이 더 많은 합격자를 배출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띄고 있다. 하지만 나는 다른 곳보다 더 적게 신청을 받으면 받았지 더 많이 받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요청이 많더라도, 하루 2건 정도의 컨설팅만 진행했고, 쉬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합격자 후기는 동종 업계 중 압도적으로 많이 배출됐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컨설팅을 받았던 사람들은 대부분 합격을 하더라도 컨설턴트에게 연락을 안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컨설팅 후 10명의 취업 합격자가 나왔다고 했을 때, 일반 업체들의 경우 합격 연락을 받는 경우가 1~2건에 불과할 것이다. 나머지 8명 정도는 컨설팅을 받았던 것조차 잊는다. 신청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굳이 귀찮게 그걸 알릴 이유가 없다. 돈도 잘 냈고, 서비스도 만족할 만큼 받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컨설팅 후 합격 결과까지 알기 위해선 몇 주 혹은 몇 달까지도 걸리기 때문에,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나 같은 사람은 그냥 기억도 안 나는, 지나가는 인연이 돼버린다.



하지만 나는 최소한 합격자 10명 중 4~5명은 나에게 연락을 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합격자들이 나에게 연락을 주면, 선물을 꼬박꼬박 주긴 하지만 이 사실을 미리 알리진 않는다. '선물 줄 테니 합격하면 꼭 연락 주세요'라는 말도 굳이 안 했다는 것이다(일 시작하고 초반에는 좀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나에게 먼저 연락을 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어쨌든 분명, 나와 고객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끈한 연결고리가 생긴 것이 분명하다.






그 원인에는 내 컨설팅 실력 자체가 월등히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마도 나와 취준생 사이의 '신뢰 형성'이 필수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앞서 나는 바쁘더라도 굉장히 적은 신청만 받았다고 했다. 그렇기에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한 사람이 본인에 대해 소개한 글을 꼼꼼하게 보면서 그 사람의 인생 속에 들어가 보고, 마치 내가 당장 취업을 앞둔 것 같은 감정을 갖고 컨설팅을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무조건 기분만 띄워주는 입에 발린 말보단, 합격을 바라는 진실된 마음으로 상대가 가슴 아플 수 있는 충고도 해주곤 했다. 혹은 나와 함께 취업을 진행하는 병원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이미지와 잘 맞는 병원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실제 내 권유를 받아 지원한 병원에 합격해서 나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준 지원자도 있었다. 심지어 취업에 실패했음에도, 그 소식을 나에게 전해주면서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을 전해주었던 지원자도 있었다. (슬픔, 고마움, 연민 등의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우리는 구입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단할 때, '감정'에 크게 지배받는다. 어떤 물건이 나랑 안 맞는다고 말을 할 때 이런저런 이유를 대긴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은 그 물건으로 인해 감동이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던 것뿐이다. 이론적으로 나와 완전히 잘 맞다고 판단된 물건을 구입하더라도, 구매 과정에서 판매자의 태도가 안 좋았거나, 물건 포장에 먼지가 묻어있는 걸 보고 감정이 상하면 다신 그곳에서 구매하지 않게 된다. 내가 원했던 그 물건엔 큰 이상이 없었음에도 말이다.



이 처럼 우리가 물건을 구입했던 당시 느낀 감정은 앞으로 있을 우리의 선택을 좌우한다. 과거에 좋았다고 생각한 물건은 왜 좋았는지 정확한 이유를 기억해 내긴 힘들다. 하지만, 그때 느낀 감정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재주문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좋은 감정은 우리 무의식 속에 자리 잡아서 다시 좋은 감정을 느끼기 위해 그 물건이 필요 없음에도 또다시 찾게 만든다.



이는 물건뿐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소개팅을 나가든 친구를 사귀든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좋은 감정을 함께 느껴야 오랫동안 좋은 관계가 유지된다. 내가 그 사람을 만났을 때, 안정감을 느끼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이 사실이 무의식에 녹아들어 뇌에서 계속 그 사람을 다시 만나라고 명령을 내리게 된다. 반대로 둘 중 한 사람이라도 같이 있을 때 안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되면, 그 인연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나는 날 찾는 모든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하며 진심으로 대했다. 여기엔 마케팅적인 효과를 기대했다기 보단, 취업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감정 컨트롤이 중요한 요소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비스를 받는 모든 이들의 감정을 더 세심하게 신경 쓰려 노력했다. 내 말 한마디로 인해 혹시나 고객의 감정이 나빠져서 취업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조심하며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나와 함께 한다는 것에서 신뢰와 안심을 주기 위해 100% 이상의 신뢰를 주고자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정서적 안정감을 얻은 취준생은 그 어떤 경쟁자보다 막강한 무기를 얻게 된다.



한 번은 연속된 탈락으로 걱정과 불안이 너무나도 커서, 눈물로 흠뻑 젖은 텍스트를 나에게 보낸 친구도 있었다. 그때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걸어 무료로 상담을 진행했다. 그 상황에서는 그 어떤 컨설팅보다 가장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3주 뒤 그 친구가 나에게 신나서 합격 소식을 전해줬을 때 정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간혹 내 서비스에 불만족을 느껴 환불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었다. 난 그때마다 모든 비용을 그대로 돌려줬고,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돈이나 내 노력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큰 죄책감이 들었다. 소중한 취업준비 기간에 상대방의 시간을 낭비시켰던 것, 그리고 나에게 했던 기대에 대한 실망감을 안겨준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리고 혹여나 이후 결과가 안 좋게 됐을 때, 그 사람이 느낄 감정을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아팠다.






우리가 보통 어떤 서비스를 구입할 땐 그저 진행에 필요한 만큼의 간결한 대화만이 오고 간다. 그리고 간혹 서로 자신의 이득만을 생각하여 벌이는 신경전 등으로 좋은 감정이 남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상대의 감정을 언제나 1순위로 생각했고, 좋은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내가 받는 비용의 10배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내가 정한 규정 밖의 요구라도, 상대에게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최대한 들어주려고 했다. 아마도 나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많은 고객들이 나에 대한 깊은 신뢰와 안정감을 느껴 유대를 형성했고, 나에게 기쁜 소식을 먼저 알려주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내가 고객과의 신뢰를 두텁게 형성할 수 있던 것의 기저에는 사람에 대한 공부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는 여성과 대화도 서툴렀고, 공감능력이 1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많은 책을 읽고 공부하며 너무나도 많은 성장을 했다는 것을 느낀다. 최근엔 20대 초중반 여성 고객에게 '말을 참 이쁘게 한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지금까지 갖춘 내 지식과 노하우는 앞으로 꾸준히 브런치를 통해 하나씩 공개해 나갈 예정이다.



본문에서 언급했던 고객과의 카톡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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