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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생 Oct 02. 2021

고통 1도 없이 반년만에 8kg 감량한 방법?

저탄고지? 키토 다이어트? 제대로 알고 하자



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몸무게가 90 kg에 육박했다. 한 88~89 정도를 왔다 갔다 했던 것 같다. (다행히 나는 키가 꽤 커서 비만 수준은 아니었다.) 그리고 현재는 80~81 kg으로 정상 체중 범위 안에 들어와 있다.



나는 고3 때부터 항상 과체중으로 살았는데, 책을 통해 몇 가지 지식을 습득하고 일상생활에 적용하니 바로 반년만에 정상 체중으로 된 게 신기했다.



내가 했던 식단은 흔히 말하는 '저탄고지 다이어트', '키토 다이어트'와 비슷하지만, 목적이 다르다. 난 체중 감량이 아니라 '내 몸에 있는 염증 줄이기'가 1순위였다. 공부를 해보니 우리 주위엔 우리 몸을 염증 투성이로 만드는 음식이 널려있었다. 염증 유발 인자가 뇌로 가면 컨디션이 급격히 안 좋아진다. 집중력과 창의성이 떨어지고, 멍한 시간이 길어진다. 물론 염증을 유발하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살까지 같이 찌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내 몸에 염증을 유발하는 인자를 차단하고, 컨디션을 좋게 하는 음식을 먹었는데 흔히 말하는 저탄고지 다이어트와 비슷한 식단이 됐다.



그저 내 뇌 컨디션을 최상으로 높이기 위해 음식을 조절했을 뿐인데, 덩달아 정상 체중이 되며 몸이 건강해졌다. 그래서 약 8kg 정도가 빠지는 과정 중 배고픔을 억지로 참았던 기억이 거의 없다. 점심, 저녁도 만족할 만큼 배부르게 먹더라도 다음날이 되면 신기하게 살이 빠져있었다.



그리고 이 식단을 적용하고 반년 이상이 지난 지금, 난 여태껏 느껴보지 못했던 좋은 기분을 거의 매일 느끼고 있다. 내가 집중이 필요한 시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됐고, 머리가 복잡해서 지끈거리는 느낌이 없어졌다. 잠도 더 잘 자게 됐고, 대변보는 시간이 소변보는 시간만큼 짧아졌다. 한 마디로 먹는 것을 바꾸고, 정말 삶의 질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난 이 글에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담지 않을 것이다. 수십 년간 믿어왔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내용을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큰 반발을 일으키는지 너무나도 많이 겪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내용 일부만 담을 예정이다. 그리고 따라 하기 쉬운 내 식단과 내가 공부했던 책 중 3권을 추천해 줄 것이다. 내 글을 읽고 관심이 생겼다면, 한 번 추천한 책을 읽고 실천해보길 바란다.






우리 몸이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일지,

기준을 알아야 한다.



난 이전에 '진화심리학'에 대한 개념에 대해 다뤘던 적이 있다. (링크)


요약하자면, 현대 인류의 생활 방식은 우리 유전자가 적응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후천적 교육 없이, 본능에만 따라 생활하는 인간은 절대 현대 사회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다.



이 논리로 사람에 대한 심리도 해석이 가능하지만, '우리 몸이 어떤 음식을 좋아할지' 까지 추론이 가능해진다. 아직도 우리는 원시인과 같은 생활 방식을 선호하는 것처럼, 원시인 생활을 했을 때 즐겨 먹었던 음식들은 여전히 우리 몸에 이롭게 작용한다. 이런 음식들은 인류 역사 99.4 % 동안 우리 DNA에 뿌리 깊게 자리 잡혀 '맛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진화했다. 그래서 대부분 우리가 '맛없다'고 느끼는 음식들은 높은 확률로 우리 몸에 이롭게 작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인류는 미각을 해킹해서 '가짜 맛있음'을 담은 음식들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됐는데, 이런 음식들은 맛있지만 주의해야 한다. (각종 인공 합성 첨가물 등)



우리는 대부분 고기를 좋아한다. 실제로 양질의 고기는 우리가 섭취할 수 있는 음식 중 이로운 영양소를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음식이다. 고기를 먹는 조리 방법 중, 어떤 방법을 가장 선호하는가? 대부분은 불로 지지는 구이, 직화구이를 좋아할 것이다. 고열의 불에 직접 고기를 굽는 조리 방식이 100만 년이나 지속된 전통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 선조들은 고기를 구워 먹는 방법을 터득함으로써 섭취와 소화 시간을 대폭 단축시킴으로써 생존에 더 유리해졌다.



요약하면 선조들이 수렵, 채집을 하며 먹었던 음식은 여전히 우리 몸에 이롭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사냥을 통해 얻은 육류, 다른 포식자가 먹고 남은 동물 뼈에 있는 골수, 나무에 달린 과일, 먹어도 해롭지 않다고 판단된 기타 채소류 등



그래서 충격적이게도 농업혁명이 일어나고 먹기 시작한 곡물류들은 대부분 무결하지 않다. 인류 역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농업도 상당히 최근에 발생한, 낯선 행위이다. (농업 혁명 이후는 인류 역사 전체의 0.6 %를 차지함) 그래서 아무리 영양소가 많다고 하는 곡물들에는 그에 비례하는 독소들이 숨어있고, 먹으면 오히려 몸에 안 좋게 작용하는 것들 투성이다. '곡류는 썩 좋지 않다'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그 와중에 우리 몸에 괜찮은 것들을 찾아 먹는 게 최선이다. (참고로 난 곡물 중에는 유기농 백미 or 그냥 백미만 먹는다.)


*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는, '오히려 농업 사회가 시작되고, 인간은 더 병들고 영양 불균형에 시달렸다'라고 말한다.






적색육을 먹으면 암에 걸린다?



IARC에서 연구하고, WHO에서 발표한 내용 때문에 적색육은 누군가에게 기피 음식이 돼버렸다. 적색육을 발암물질 2군으로 규정하고, 100g 이상 섭취 시 대장암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말하는 적색육은 소, 양, 돼지고기 중 빨갛게 보이는 부분을 의미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인류가 오랫동안 먹어온 정말 친숙한 식재료인 육류가 오히려 인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니 말이다. 내가 앞서 말한 원시인 논리가 잘못된 걸까?



난 이 실험 결과가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리고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됐는지 그 이유를 추론할 수 있다. 저 실험 결과에서 잘못된 부분을 꼽으면, 적색육을 그냥 하나로 퉁친 것이 잘못됐다. 실제 연구 보고서를 찾아봐도, 적색육을 동물 사육 방법에 따라 분류한 것은 없다. 동물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어떤 음식을 먹고 자랐는지에 따라 같은 적색육이라도 영양 성분은 정말 크게 차이가 난다.






'오메가 3'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을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데, 여기에 놀라운 사실 하나가 있다. 생선은 오메가 3를 자체적으로 합성하지 않는다. 생선이 먹은 해조류나 플랑크톤 안에 포함된 오메가 3가 생선의 몸에 축적된 것이다. 핵심은, 동물이 먹은 영양소가 곧 그 동물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환경에서 목초를 뜯어먹고 건강하게 자란 동물들의 고기는 인간에게 있어 이보다 더 좋은 보약이 없다.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할 수 있고,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소, 돼지고기들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것을 먹고 자라왔는가? 기본적으로 저품질의 곡류, GMO(유전자 조작) 식품, 빨리 살찌우게 하기 위한 기타 합성 첨가물이 포함된 사료를 먹고 자란다. 그 동물들은 사료로부터 엄청난 양의 독소를 몸에 품게 되고, 그걸 우리 인간은 그대로 먹는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인간이 동물에게 주는 사료가 잘못된 거지 고기는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지방으로 되어있고, 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근육은 단백질로 되어있다. 그리고 호르몬의 기본 단위를 생성하는데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정말로 사람이 고기를 멀리 해야한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먹는 식단


아침 (오전 9시~10시)

방탄 커피 한잔 (버터 + MCT 오일을 첨가한 커피)


* 버터는 무염 앵커 버터를 씀 (각종 구이 요리에도 사용)



점심 (12시)

1) 스크램블 에그 + 물에 친 채소

2) 아보카도 + 훈제연어

3) 소(or 돼지) 고기구이 + 물에 친 채소


* 1, 2 ,3 중 한 가지 택

* 계란은 방목 유정란, 고기는 방목해서 목초 먹고 자란 돼지 or 소

* 채소는 청경채, 배추, 양상추 중 1가지

* 구이에 쓰이는 조미료는 히말라야산 핑크 솔트 1가지만 사용



저녁 (4시~5시)

소(or 돼지) 고기구이 + 버섯구이 + 물에 친 채소 + 탄수화물


* 탄수화물은 유기농 백미, 고구마, 단호박 중 1가지

* 다른 식품은 먹고 싶은 만큼 먹지만, 탄수화물은 150~200 g 정도로 조절해서 섭취






나는 꼭 먹어야 하는 몇 가지 카테고리를 정해놓고, 그에 만족하는 식품을 하나씩 조사해서 내 기준에 적합한 소수의 것들만 추린 것이다. 그래서 내가 먹는 음식 이외에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많다. 너무 많은 재료, 조리법을 추가하면 번거로워지기 때문에 난 하지 않을 뿐이다.



이 식단은 무려 19시간을 공복 상태로 유지하는 루틴이다. 아침 시간에 방탄 커피를 먹는 것은 공복을 해치지 않고, 에너지만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 사실상 나는 하루 두 끼만 먹는 것이다. 난 고품질 지방 위주로 섭취하며 케톤 상태(몸의 주 연료를 탄수화물이 아닌 지방으로 쓰는 상태)에 접어들었고, 아무리 긴 시간 공복을 유지해도 배고픔이 느껴지지 않게 됐다. 실제로 배고파서 밥을 먹는 게 아니라 시간이 돼서 밥을 먹는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24시간 공복을 진행하는데, 이때도 배고픔은 그렇게 크지 않다.



내 식단은 솔직히 추천할 만큼 좋진 않다. 일단 그렇게 맛있지가 않고, 금방 질린다. 그리고 좋은 식재료만 쓰기 때문에, 한 끼 단가가 생각보다 비싸다. 그럼에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난 식욕보다 하루 컨디션을 좋게 만드는 것이 우선순위가 더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일 같은걸 먹어도 버틸만하다. (가끔 식당 음식도 먹긴 함) 그래서 내 식단은 단순히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나 식욕이 높은 사람이 실행하기엔 무리가 있을 듯하다. 그래서 관심이 있다면, 아래 추천 책들을 읽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찾아 적용해 보는 것을 권한다.





관련 추천 책 3권


<최강의 식사>, 데이브 아스프리

: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전 세계로 유행시킨 책, '다이어트'를 말하고 있긴 하나 결국 저자도 '독소'섭취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집중해서 담음. 야채는 어떤 야채를 먹어야 하는지, 단백질은 어떤 단백질을 먹어야 하는지를 친절하게 잘 담았다. 한 권만 본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독소를 비우는 몸>, 지미 무어

: 단식의 이로움을 위주로 작성된 책. 현대 의학에서 불치병으로 여기는 당뇨 등의 만성 질환 치료법 및 암에 대한 예방법도 담겨있다.


<지방의 역설>, 니나 타이숄스

: 인간에게 지방이 꼭 필요한 이유를 중점으로 작성한 책. 우리가 왜 지방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는지, 어떤 지방을 섭취하면 좋은지를 담고 있다.





마치며


여성 독자들은 조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원시인들의 식습관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남성과 여성의 식단 차이는 예전부터 존재해왔다. 그래서 내가 찾아본 바에 의하면, <최강의 식사>에 나온 식단을 따라 해서 부작용을 일으켰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성이었다. 이 책은 어쨌든 남성 저자가 본인의 몸을 위주로 쓴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성인 나와는 정말 잘 맞아떨어졌다.



참고로 채소도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잘 섭취할 수 있게 진화되어 왔다. 그래서 채식주의자 비율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다. 남성이 채식을 했을 때, 부작용을 일으킬 확률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남성과 여성이 잘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어쨌든, 방법은 약간 달라질 수 있지만 현대 사회의 식탁에서 우리가 피해야 할 것은 넘쳐난다는 것은 남녀를 불문하고 공통된 사항이다. 당신이 여성이고, 이 부분에 관심이 생겼다면 여성 저자가 쓴 책을 위주로 찾아볼 것을 권한다. (참고로 추천 책 중 <지방의 역설> 저자가 여성이다)



식단, 다이어트, 건강에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 이 글에 담긴 내용들은 누군가와 싸우기 위해서, 물건을 팔기 위해서 얻은 지식이 아니라 오로지 제 몸을 위해서 공부한 지식들입니다. 논리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고쳐주시는 것은 감사히 받아들이겠지만, 'OOO에선 아니라던데?'식의 매체 뒤에 숨은 지적은 삼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식재료나 식단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가 알고 있는 한 최대한 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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