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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PM, 디자이너가 피해야 할 UX 의사결정 2

2편

by 이지 Feb 24. 2025

이전 글에 이어 2편을 작성하려 합니다. 이 글이 처음이신 분들은 1편을 먼저 읽어 보셔도 좋겠네요.





초보 PM, 초보 디자이너가 피해야 할 UX 의사결정 - 2편


3. 취향으로 판단하기


일상의 결정과는 다르게 프로덕트 메이킹의 모든 의사결정에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더 보기 좋기 때문에 혹은 왜인지 별로 끌리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판단을 내려서는 안됩니다. 경험을 디자인하는 일에 주관을 완벽하게 배제할 순 없겠지만 의사결정의 이유에 비논리적, 주관적 판단이 개입 된다면 유저 친화적인 경험 설계를 하기 어렵습니다.  


개발자, 디자이너도 마찬가지겠으나 특히나 가장 많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을 직무로 하고 있는 PM이라면 아래와 같은 말은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 "굳이 왜 넣어야 해요?"
❌ "제가 보기엔 불편해 보이는데요?"
❌ "써보니까 별로 필요 없을 것 같아요."
❌ "저는 별로 안 불편한데, 개선할 필요 있을까요?"


운이 좋아 의사결정자의 취향이 유저의 니즈와 맞아떨어질 때도 있겠습니다만, PM과 디자이너는 결코 서비스의 유저가 아닙니다. 내가 불편하다고 해서 모든 사용자가 불편한 것이 아니며, 반대로 내가 편하다고 해서 모든 사용자에게 최적의 경험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자 유저 플로우 안에서의 주요 행동, 그리고 태스크를 수행하는 맥락 등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설계해야 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인이 유저 리서치, 사용성 테스트 없이는 논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합니다. 프로덕트 디자인은 단순히 미적으로 우수한 그래픽의 조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과정에서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관점으로는, 원활한 소통이 있겠습니다. 제품 메이킹은 일련의 설득 과정입니다. 몇 십 년을 나와 다른 배경에서 성장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내 생각을 이해해 주고 지지해 줄 것이라는 믿음은 아쉽게도 오판이며 (저도 알고 싶지 않았어요..),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때 위와 같은 "굳이" 혹은 "별로" 등의 형용사로 이야기한다면, 동료들에게 신뢰감을 주긴 어렵겠지요. 


대신 아래와 같은 정성적/정량적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기능이 유저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요? 데이터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사용자 피드백이 있나요? VOC 데이터나 설문조사가 있을까요?"
"현재 유저 행동 패턴을 보면 이 기능이 어떤 영향을 줄 것 같나요?"
"사용성 테스트에서 유저들은 이 태스크를 어떻게 수행했나요?"
"기능 추가에 따른 유저의 피로도나 사용성 문제는 없을까요?"


4. 중요한 건 더 크게


처음 서비스 기획을 접하는 분들이 가장 쉽게 범할 수 있는 오류는 맥락과 상관없는 강조입니다. IT 프로덕트는 단순히 말하면 사실상 온라인 비즈니스입니다. 우리의 고객이 앱이나 웹 등 온라인 서비스에서 활동, 구매나 지불로 전환되어 비즈니스에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이 결과론적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나 PM은 이런 부분을 일종의 KPI 등의 지표로 관리하기도 하니, 지표와 연결되는 주요 화면이나 기능을 유저에게 더 효과적으로 어필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접근은 효과적인 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고 서비스에서의 불쾌한 경험을 하는데 일조하기도 합니다.


❌ "할인 이벤트 참여율을 높이고 싶어요. 검색창 클릭 시, 뉴스레터 구독 후 10% 할인받기 팝업을 띄웁시다."
❌ "구매 후기를 강제하고 싶어요. 구매자 모두에게 팝업으로 리뷰 작성창을 띄워 줍시다."
❌ "알리고 싶은 행사가 너무 많아요. 매 시간 앱 푸시로 유저들에게 알려줍시다."


다소 극단적인 예시이기도 하나, 위 사례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중요한 기능이라 하여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 유저의 목표나 맥락을 방해하고 강제로 요청한 정보의 회수율이 높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 태스크를 수행해야만 원래 수행하려던 행동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 프로덕트의 브랜드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적인 인상을 주어 유저에게 서비스를 신뢰하지 못하는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예로써, 어떤 사람이 우리에게 '이 케이크 정말 맛있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케이크를 별로 먹고 싶지 않을 수도 있죠. 쿠키를 먹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가 무관심했다고 해서 우리의 입을 벌려 그 케이크를 욱여넣어 준다면, 우리의 기분은 몹시 상하게 됩니다. 


경험이란 맥락입니다. 하나의 대화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하다고 해서 큰 소리로 외치면 때론 남들에게 시끄러운 소음으로 불쾌감을 줄 수 있듯, 설득과 행동 유도는 언제나 사용자의 행동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권해져야 합니다.


어차피 리뷰를 쓰지 않을 사람은 쓰지 않을 것이고,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을 사람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니까요. 관심이 있는 유저들에게 정보를 매력적으로 안내하고, 이끌고,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UX 설계가 될 것입니다. 





1편에 이어 2편까지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발생 횟수로 문제를 판단하고 정의하지 말 것 

2. 문제 정의 없이 타사의 UI만을 취하지 말 것 

3. 나의 경험으로 사용성을 판단하지 말 것 

4. 유저 행동 전환을 원한다고 하여 맥락을 무시한 채 강제하지 말 것


UX는 단순히 예쁜 인터페이스가 아닙니다. 경험의 설계는 사용자와의 대화이며 유저의 경험을 최적화하는데 그 목표가 있습니다. 이 점을 인지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정성적, 정량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고 관철시켜야 하기에 때로 프로덕트 디자인 혹은 서비스 기획 과정은 쉽지 않게 느껴집니다. 저 또한 여전히 제시한 나의 근거가 충분히 설득력 있는 가설이 될까?를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선택이 쉽지 않은 순간이 많지만, 나와 내 동료들이 객관적, 논리적 방법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려고 한다면 집단적인 지성으로 어찌 잘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도움이 되었다면 댓글이나 응원을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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