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 _보물을 찾았다.
미처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편지가 발견됐다. 남편이 손 글씨로 써둔 결혼기념일 축하 편지다.
첫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예쁜 딸아이를 낳고 알콩달콩 살아보자는 이야기다.
이 편지의 반전은 우리는 딸이 아니라 아들 둘을 낳게 되었다는 것이며, 알콩달콩 살자던 그 남자는 지금 내 곁에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아빠의 편지를 읽고 우리가 딸이 아니어서 서운했냐며 볼멘소리를 한다.
“그때는 그랬단다.” 하며 픽 웃어준다.
다음 날 아이 책상을 정리하려다 서랍에서 쪽지가 하나 나왔다. 정갈한 글씨체를 보아하니 또 남편이다.
생전에 쓴 마지막 결혼기념일 글이었다. 아픈 남편을 챙기느라 힘들 나에게 결혼기념일을 축하한다며 차마 말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일기였다.
“당신에게 우리의 결혼기념일을 과연 축하해도 될는지 무척 조심스럽다.”
혹시나 내 마음이 그에게 닿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답장을 쓴다.
“당신과 함께 있는 동안 결코 불행하지 않았어. 걱정말아요 그대”
에피소드 2_보물을 찾았다.
나는 필기구를 좋아한다. 기분이 울적할 때 또는 뭔가 동기부여 받고 싶을 때 새 펜을 산다.
나는 새 펜으로 자극을 받아 뭔가 열심히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진득한 성격은 못 되는 것 같다.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경단녀가 되면서 점점 필기구에 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이런 나에게 남편은 가끔 볼펜을 선물해 줬다. 혹 선물해 준 볼펜을 내가 무척 마음에 들어 하면 남편은 같은 볼펜을 여러 개 사다가 내 행동반경 곳곳에 두었다.
남편이 사다 둔 펜이 나오지 않는다. 집 앞 문방구에 가야지 하면서도 시간을 내기 힘들다. 그 볼펜 말고 다른 볼펜도 많으니 잘 쓰면 될 일인데 영 글씨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늘은 꼭 짬을 내어 문방구에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수업 시작 전 아이들 간식을 준비하며 싱크대 서랍에 연다. 찾는 물건이 없어 서랍을 헤집기 시작한다. 오늘은 꼭 사야지 했던 볼펜이 들어있다. 내가 분명 산 기억은 없는데. 볼펜을 만지작거리다 구겨진 포스트잇을 발견한다.
“짜잔, 너를 위해 준비했어”
남편이다.
나는 또 남편이 숨겨둔 보물을 발견한 것이다.
남편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