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조직문화 담당자> 출간 뒷이야기2
<오늘부터 조직문화 담당자>를 출간하고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회사 다니면서 어떻게 책을 쓸 수 있었냐?"입니다. 평범한 직장인인 제가 책을 쓸 수 있었던 팁을 살짝 공개하자면요.
1.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메모하기
평소에 메모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책을 읽다가 좋은 내용을 발견했을 때,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고민이 있을 때, 동료와의 대화가 여운을 남길 때 등등 다양한 계기로 머릿속에 생각이 떠오르면 메모를 합니다. 딱히 메모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아요. 중요한 건 생각이 휘발되기 전에 기록하는 것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은 메모하기 좋은 공간입니다. 지금은 이사를 해서 상황이 좀 달라졌지만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회사까지 50분 정도 지하철을 타야 했거든요. '이 아이디어는 사라지면 아까운데?'라는 생각이 들면 재빠르게 휴대폰의 에버노트 앱을 켜고 메모합니다. 일 년에 몇 번은 그렇게 메모를 하다가 환승역을 지나쳐서 되돌아오는 바보 같은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2. 평일 저녁에는 1~2시간씩, 1~2회 글쓰기
책을 낸 이후로는 글쓰기를 멀리하고 있지만 한창 열심히 쓸 때는 평일 저녁 주 1~2회는 글쓰기를 했습니다. 특히 본격적으로 조직문화 블로그를 티스토리에 처음 열었던 20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저녁 시간에 여유가 더 생겼어요. 주기적으로 돌아오던 회식도 사라졌고, 코로나로 흉흉할 때라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에 빨리빨리 들어가자는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퇴근 후 집에서 쉬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군가는 코로나로 생긴 저녁 시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하겠구나.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겠다' 고민 끝에 평소에 좋아했던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쪽으로 생각이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매일 퇴근하고 글을 썼던 건 아닙니다. 업무를 하고 돌아오면 체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평일에는 하루 1~2시간, 최대 2일 정도가 한계였습니다. 평일 글쓰기의 목표는 글의 '완성'이 아니라 글의 '진행'이었습니다. 글쓰기 시간이 짧기 때문에 글 한 편을 완성하는 건 쉽지 않았고, 한 단락 정도만 써도 성공이라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글의 마무리는 주말에 하면 되니까요.
3. 주말 오전은 글쓰기에 집중하는 시간
글쓰기에 있어 저한테 가장 중요한 시간은 주말 오전입니다. 원고 작업을 한창 할 때는 토, 일요일 아침 7~8시 사이에 일어나서 낮 12시까지는 글쓰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하루에 4~5시간은 글쓰기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주말 이틀을 그렇게 보내면 최대 10시간 정도를 글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를 할 수 있는 덩어리 시간을 확보한 셈입니다. 주말에는 눈을 뜨면 세수도 하지 않고 바로 책상 앞에 앉아 글부터 썼습니다.
이렇게 주말 오전에 미리 글을 쓸 경우의 장점은 주말 오후 스케줄도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평일 내내 열심히 일했는데 주말에는 놀아야죠! 카페도 가고, 공원도 가고, 맛집도 찾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또 돌아오는 월요일 열심히 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주말 오전에 미리 글을 써두면 마음의 가책 없이, 오히려 글 한 편을 아침부터 썼다는 뿌듯함을 가지고 주말 내내 신나게 놀 수 있습니다.
4. 글쓰기에 올인한 3주간의 휴가
회사 휴가 정책 중에 5년을 근무하면 다음 해에 3주 간의 휴가를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으로 작년에 3주 간의 장기휴가를 받았습니다. 코로나 이전이었다면 해외여행을 갔겠지만... 아쉽게도 작년은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이 불가능했습니다. 마침 원고도 써야 했던 터라 과감한 결단을 내립니다. 11월 중 3주 동안 책 원고를 집중적으로 쓰기로요.
3주 중에 제주도, 춘천 여행을 다녀왔던 5일 정도를 빼고는 모두 글쓰기에 투자했습니다. 회사를 가듯이 패스트 파이브 일일 이용권을 끊어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글만 쓰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그 기간 동안 기계처럼 하루에 글을 한 편씩 찍어냈습니다. 나중에 목차가 뒤집어지며 그 기간에 쓴 글 중에 상당수를 못 쓰게 됐지만 그래도 3주 동안 진도를 많이 뺀 덕분에 책 출간 시기를 많이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5. 글쓰기 싫을 때는 타임 타이머를 돌려라
저도 사람인데 매일 글쓰기가 즐거울 수는 없습니다. 글쓰기가 싫고, 잘 안 써질 때도 많습니다. 그럴 때는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딱 30분만 쓰고 놀자' 그런 다음에는 네이버 쇼핑에서 만 원 정도 주고 산 국산 타임 타이머를 30분으로 맞춥니다. 그러면 그럭저럭 할 만합니다. '글 한 편 완성하기'는 너무 거대한 목표지만 '30분 글쓰기'는 그래도 좀 해볼 만해 보이거든요.
그렇게 30분 글쓰기를 하면 어느새 타임 타이머가 울립니다. 근데 막상 쓰다 보니 글이 좀 잘 써집니다. 그러면 타임 타이머를 다시 30분 추가해서 돌립니다. 그렇게 하면 원래라면 아예 포기했을 글쓰기를 1시간 하게 됩니다. 글은 써야 하지만 글쓰기는 싫을 때 타임 타이머 사용을 추천드립니다. 그러면 막연하고 추상적이어서 시작조차 하기 싫었던 글쓰기가 '30분 글쓰기'로 명확해지고 해 볼 만한 목표가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타임 타이머가 2번 울렸다는 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