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조.담 2쇄 후기, 지난 3달간 생긴 일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오늘부터 조직문화 담당자(이하 오조담)> 책을 사랑해 주셔서 2쇄를 찍게 되었습니다. 작년 11월 1일에 책을 출간했으니 약 3달의 시간이 지났네요. 책을 출간한 덕에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됐는데요. 2쇄 출간 기념으로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 보자면,
1. 누군가 내 글을 읽고 공감해 주는 행복
책을 내고 나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독자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과분한 칭찬과 후기글을 여럿 접했는데요.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때로는 어딘가에 숨고 싶을 정도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이게 뭔 일인가 싶으면서도, 사실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그 뒤로 저의 취미생활은 틈날 때마다 구글이나 네이버에 제 책을 검색하는 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내가 쓴 글을 공감하고 좋아해 준다는 건 그 자체로 순수한 행복입니다. 띠지가 빼곡히 붙어있는 <오조담>을 들고 있는 독자를 만날 때, 제 책을 읽고 공감 가는 구절과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 후기를 만날 때, 제 짧은 인생에서 모두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라 ‘비현실적이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많이 행복했습니다. <오조담>을 예뻐해 주시는 독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 기획의도에 딱 맞는 독자를 만날 때의 쾌감
<오조담>을 쓸 때의 마음가짐은 ‘조직문화 업무를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동료가 왔을 때 줄 책을 쓴다’였습니다. 조직문화 업무를 할 때 겪었던 어려움 중에 하나는 ‘모두가 조직문화라는 단어를 쓰지만 모두가 다른 의미로 조직문화라는 단어를 쓴다’였습니다. 회사 내에서 모두가 각자 다른 의미로 조직문화라는 단어를 쓰고 있었고, 그에 따른 어려움이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조직문화팀 안에서도 그런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최소한 조직문화팀 안에서라도 조직문화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 수준을 동일하게 맞춘다’, ‘그럴 때 빠르고, 간편하게, 최소한의 핵심적인 내용만 담은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오조담>의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그래서 <오조담>의 메인 타깃 독자는 ‘새로 조직문화 업무를 시작하는 조직문화 담당자’였습니다.
기획의도가 잘 먹혔는지, 실제로 5년 미만의 조직문화 업무를 새로 시작하는 주니어 분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많이 들었습니다. 팀장님들이 신입 조직문화/인사 담당자에게 책을 선물하는 경우도 봤고요. 제가 책을 쓰면서 상상했던 타깃 독자에 딱 부합하는 분을 첫 북토크에 만났었는데요. 그때 꽤 짜릿했던 기억이 있습니다.(네, 제가 바로 MBTI 파워 J형입니다)
3. 하지만 한 번씩 몰려오는 두려움
저는 조직문화에 전문가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이유는 김성준 교수님의 <최고의 조직>에 나와있는데요.(평소 생각이랑 너무 같아서 정말 극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짧게 요약하면 전문가라고 하려면 어느 조직, 어느 상황에 가져다 놓아도 원하는 결과값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조직문화의 속성상 그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책을 내면 그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직문화 책을 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저를 전문가로 봐주는 분들을 만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우선 전문가가 아닌 실무자임을 강조합니다. 그냥 여러분과 같은 입장에서 매일 고민하고 실패하는 실무자고, 다만 그동안의 고민을 책으로 썼을 뿐이라고. 가르치는 입장이 아닌 함께 고민하는 입장에서 이야기해 보자고 말씀드립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저에게 전문가 역할을 기대했다가 별거 아니네하고 실망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나름의 안전장치입니다. 무엇보다 제 부족한 깜냥이 드러날까 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절대 오버하지 않고 딱 제가 수행 가능한 수준으로만 책과 관련한 대외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좋은 글을 쓰는 것이라 믿습니다. 다행히도 인사팀으로 옮기고 나서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자리에서 레벨업을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다음 책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어느 독자분의 정성스러운 <오조담> 후기를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