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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안 May 17. 2024

크고 불확실한 목표보다는 작지만 확실한 목표가 낫다

<꾸준함의 천재가 되는 법> 12화

과거 다이어트에 실패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항상 이런식이었다. 치킨과 맥주, 족발과 야식을 즐기다가 어느새 늘어난 체중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다짐한다. ‘더 이상은 안 되겠어. 이번에는 꼭 3kg 뺀다’ 야심 차게 식단 조절과 운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초반에 불타올랐던 다짐은 1-2주가 지나면 한겨울 시베리아 기단처럼 차갑게 식는다. 결국 일상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늘어난 뱃살과 불편한 동행을 이어 간다.   


과거 사례의 가장 큰 문제는 목표 설정이다. 항상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3kg 다이어트’처럼 체중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체중에만 집중하는 목표 설정은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 목표가 추상적이다. 목표만 덩그러니 있을 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는 식단 조절을 할 수도 있고, 운동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3kg 다이어트라는 목표만 봐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두 번째는 목표가 너무 크다. 3kg 감량은 절대 만만한 목표가 아니다. 장기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그런데 처음부터 최종 목적지에 해당하는 목표를 잡다 보니 어렵게 느껴진다.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서 1kg를 빼더라도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만약 체중에 변화가 없다면? 금세 힘이 빠진다. 과거에 목표를 설정할 때 잘못을 종합하면 목표가 지나치게 크고 추상적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목표를 설정하면 목표 자체가 어렵게 느껴져 중도 포기할 확률이 높아진다.


점심 식사할 때 밥의 1/3은 덜어내고 먹는다.   

업무 시간에 과자를 먹지 않는다. 대신 건강 간식(견과류, 바나나 등)을 먹는다.   

평일 저녁, 주말 식사는 잡곡밥을 기본으로 하고 되도록 야채를 곁들인다.   

이때 가능하면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균형을 맞춰서 먹는다.   

평일에는 퇴근 후, 주말에는 눈을 뜨면 집 근처 헬스장을 간다.   


그렇다면 위의 목표는 어떤가? 아까처럼 목표가 추상적이고 크게 느껴지는가? 아니면 구체적이고 쉽게 느껴지는가? 위의 목표는 실제로 6kg를 감량한 성공한 다이어트의 초반 목표였다. 목표의 차이가 다이어트 성공 여부를 갈랐다고 하면 지나친 억지 주장일까?


위와 같이 목표를 설정한 다음에는 실제로 생활 속 변화가 일어났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을 때는 꼭 밥의 1/3은 덜고 먹었다. 메뉴는 편하게 고르고 밥만 적게 먹으면 되니 실천이 어렵지 않았다. 집에서는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어떤 메뉴를 먹던 샐러드나 쌈 야채를 항상 곁들였다. 집에서는 아예 백미 대신 렌틸콩, 귀리가 섞인 잡곡밥으로 바꾸었다. 식단이 익숙해진 다음에는 집 근처 헬스장 가기도 목표에 추가했다. 운동을 해서 근육을 늘리겠다가 목표가 아니라 일단 헬스장에 가는 걸 목표로 삼았다. 그렇게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뤄가다 보니 어느새 가시적인 체중 변화까지 만들 수 있었다.


과거에 세웠던 목표와 달리 실천까지 할 수 있었던 건 새로운 목표가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목표 안에 시간과 행동이 담겨있다.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다 보니 실행하기가 쉬웠다. 평소에 회사에서 오후 3시쯤 과자를 먹던 습관은 명확히 목표한 대로 바나나나 견과류를 먹는 습관으로  대체됐다.


목표가 쉽다는 점도 실행으로 이어지는 데 한 몫했다. 체중 3kg 감량보다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목표가 대부분이다. 목표를 쉽고 구체적으로 설정했을 때의 장점은 목표에 대한 심리적 마찰력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목표를 접했을 때 ‘하긴 해야 하는데… 쉽지 않겠는데?’라는 생각이 아니라 ‘그래도 저 정도는 한번 도전해 볼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당장의 목표가 만만하게 느껴져야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다.


달성하려는 목표가 클수록 쉽고 구체적으로, 그리고 잘게 쪼개서 하나씩 실천해야 한다. 나는 이걸 ‘작은 목표의 힘’이라고 부른다. 작은 목표의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는 바로 메이저리그에서 역사를 써 내려가는 야구선수 오타니이다. 오타니가 고등학생 때 작성해서 유명해졌다는 ‘만다라트(Mandalart)’를 보면, ‘8구단 드래프트 1순위’라는 최종목표를 다시 몸만들기, 제구, 구위, 멘탈 등 8개 하위 목표로 나누었다.¹ 그리고 다시 8개 하위 목표 각각에는 유연성, 하체강화 등 8개 목표로 나눠진다.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8X8=64개의 작은 목표를 나누고 이를 실천한 셈이다.


‘크고 불확실한 목표보다는 작고 확실한 목표가 낫다’ 어렵게 느껴지는 과제를 맞닥뜨리면 떠올리려고 하는 나만의 신조다. 결국 거대한 목표도 수많은 실행 과제의 합이다. 하지만 거대한 목표만 바라보면서 움직이려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효과적으로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쓰지 못하고 지쳐 나가떨어지기 쉽다. 그럴 때일수록 멀리 있는 큰 목표가 아니라 당장 내 발 앞에 떨어진 작은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나다 보면 멀고 크게만 보였던 목적지에 어느새 도착해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1. 박정경. (2016.02.03). <새해 계획은 괴물 투수 오타니의 ‘만다라트’ 따라잡기로>.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19520959#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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