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연말 회고
Come on, it's gonna be f*cking hard
- 제니(JENNIE), <Like Jennie> -
올해는 많이 아팠다.
말 그대로 몸이 진짜 아팠다.
1월에 복직을 하고 4월까지 각종 질환에 시달렸다. 급체로 시작해서 허리를 삐끗했다. 위염과 속 쓰림 증상으로 겔포스를 달고 살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새벽에는 고열에 시달렸다. 원래 회사 다니면서 감기 말고는 아픈 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복직 이후 몸은 일할 준비가 안 되었는데 스스로를 너무 밀어붙였다.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에도 자주 일했다. 어떤 주에는 화요일 새벽 1시 반 퇴근, 목요일 10시 퇴근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컸다. 복직 후 2월에 부서가 글로벌 인사팀으로 바뀌었다. 당연히 부서가 바뀌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새로운 팀의 일이 달랐다. 특히 일이 너무나 숨 가쁘게 돌아갔다. 당장 다음 주까지, 내일까지 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기한 내에 결과물을 뽑아내야 한다는 압박감, 내가 만든 결과물에 어떤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같은 감정에 사로잡히는 날이 많았다. 7-8월쯤에는 내적 갈등을 자주 겪었다. '일의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해외출장도 잦았다. 짧으면 1주, 길면 2주 이상 3개 국가 출장을 다녀왔다. 첫 해외출장 때는 극심한 압박감과 무력감에 시달렸다. 두 번째 해외출장 때는 현타가 세게 와서 '여기서 나 지금 뭐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돌 지난 아이가 있는 입장에서 가족과 떨어져 장기간 출장을 다녀오는 건 심적인 부담이 컸다. 무엇보다 아내에게 많이 미안했다.
다행인 건 9월쯤부터 숨 돌릴 틈이 생겼다. 휴가를 다녀왔고 업무 리듬도 조금은 느려졌다. '올해 고생했으니 이대로 12월까지만 가자'는 생각을 혼자 했다. (물론 생각처럼 일은 풀리지 않았고 12월에 한번 더 해외출장을 다녀왔지만) 내적 갈등은 스스로 해결하려 노력했다. '누가 일의 의미를 부여해주지 않으면 스스로 찾으면 되는 거 아니야?'라며 내 마음대로 일의 의미를 해석하고 내게 맞는 의미를 부여했다. 시키는 일만 하면 재미없으니 시키기 전에 스스로 기획해서 일을 하려고 했다. 9월쯤 가니 올해 수많은 담금질을 거치며 업무 체력이 꽤 올라왔다. 올해 초보다는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항상 그렇지만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하다"(영화 '짝패' 중). 힘들다고 주저앉으면 그걸로 끝이다. 하지만 결과물이 어떻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든 일단 버티고 버텨서 그 시기만 넘기면 놀랍도록 아무렇지 않아 지는 시기가 온다. 지금 25년 12월의 마지막 날 동네 카페에서 회고록을 작성하는 지금 이 순간처럼.
물론 혼자서는 버틸 수 없다. 사랑하는 가족의 지지가 없었다면 더 많이 힘들었을 거다. 함께 일하는 리더의 도움도 컸다. 의기소침해져 있을 때 잘하고 있다는 격려가 큰 힘이 됐다. 혼자서는 절대 멀리 갈 수 없다. 집이든 회사든. 숨 가쁘게 달렸던 2025년도 어느새 마지막이다. 올 한 해도 정말 고생 많았다.
1) 일에서 배운 것
올해는 프로젝트&기획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외부 컨설팅 펌과 일하기도 해외법인과 협업하기도 했다. 해외 인사는 올해 처음 하는 업무다 보니 팀장님이 PM, 나와 팀원이 서포트로 붙는 구조였다. 하지만 올해 중반이 넘어가며 내가 PM을 맡고 팀장님은 체크&피드백 역할로 바뀌었다. 내년에는 좀 더 이런 구조로 가지 않을까 싶다. 업무적으로 올해 했던 굵직한 프로젝트와 그 과정에서 배웠던 점을 간단하게 적어보자면.
① 주재원 운영관리 체계 개편
팀에 합류하고 처음 맡았던 큰 프로젝트다. 시작은 주재원 보상체계 개편이었다. 내가 합류하기 전 외부 펌과 이미 협업이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였다. 중간에 합류&담당자가 되었으니 주재원 보상이라는 주제를 빠르게 습득해야 했다. 솔직히 보상 시뮬레이션 엑셀 파일을 처음 열었을 때... 울고 싶었다. 주재원 보상에 대한 기본 개념도 없는 상황에서 수많은 셀과 복잡한 구조를 보고 있자니 정말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속으로 여러 번 울면서 데이터 구조를 뜯어보며 학습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었지만 덕분에 주재원 보상 구조에 대해 빠르게 학습할 수 있었다. 울면서 배운 개념이 아까워서 블로그 글로 정리해 보려고 시도했다. 그 결과 아래의 2개 글이 나왔다. 원래는 보상체계 수립하기 2,3편도 쭉쭉 나와야 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못 적었다. 언젠가는 마무리할 수 있으려나. 벌써 좀 까먹고 있는데 쩝.
[관련 글]
• 해외주재원 수당은 어떻게 책정될까
• 해외주재원 보상체계 수립하기 1편_보상항목 살펴보기①
보상체계를 수립하던 중 일의 사이즈가 더 커졌다. 주재원 운영관리 체계 전반을 개편하자는 오더가 내려왔다. 주재원 운영 규모의 적정성 판단, 향후 운영방향, 주재원 선발&육성 방안 등 보상뿐 아니라 주재원 제도 전반으로 검토 범위가 넓어졌다. 덕분에 주재원 운영관리라는 하나의 주제를 폭넓게 들여다보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② 해외조직 인력 효율화 검토
해외공장을 분석해서 인력 효율화 가능 규모를 검토하는 프로젝트였다. 처음 해외출장에서 했던 프로젝트인데 역시나 속으로 많이 울었다. 일단 제조 공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 어떤 직무가 있는지, 각 직무는 어떤 일을 하는지, 교대제 등 인력운용의 형태는 어떠한지 등. 우선 기본적인 이해도가 있어야 사람이 많은지, 적은 지 판단을 할 텐데 사실상 백지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정해진 출장 기간 안에 결과물은 뽑아내야 했다. 1분 1초 단위로 압박감을 느꼈다. 주변 도움을 받아가며 여차저차 업무를 마무리했다.
최근 몇 년간 다른 듯 비슷한 프로젝트를 여러 번 수행했다.(직무분석, 적정인력 산정, 인력효율화 등) 이런 류의 업무를 할 때마다 꽤 고통스럽다. 방법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을 하다 보면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는 영역이 분명히 나온다. 그에 대한 논리는 만들지만 스스로는 회색지대가 있음을 안다. 무엇보다 일이 끝나면 뒷맛이 씁쓸하다. 숫자 1로 표현되지만 그 1은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한 명의 사람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00%가 효율화 가능 규모로 판단된다'라고 적을 때 그 뒤에 있는 수많은 사람의 얼굴이 생각난다. 개인적으로는 하고 싶지 않은 업무다. 하지만 HR 업무 중에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한다. 방법론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따로 정리하겠다.
③ M&A 기업 대상 HR 실사(DD, Due Diligence)
회사에서 해외 기업을 인수한 덕에 새로운 조직을 실사할 기회가 생겼다. M&A 성사 이후에 이뤄졌으니 표면적으로는 PMI(Post-Merger Integration, 인수 합병 성사 후 기업을 통합하는 과정)였지만 실제 업무는 기업 실사(DD, Due Diligence)에 가까웠다.
현지 HR 환경(법적 준수사항, 노사 문화, Local HR 제도 운영 사례) 파악을 시작으로, 인수 기업의 HR 제도 운영 현황(인력 현황, 조직도, 직무, 보상 수준, 성과관리 방식 등) 파악, 구성원 전수 인터뷰를 통해 핵심 인재 식별, 조직의 강약점 파악, 개선 필요사항을 검토 등을 차례로 해갔다. 처음 만나는 미지의 조직을 깊게 파보는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업무 중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였다. 북유럽이라는 전혀 다른 사회적, 문화적 토양 위에서 스타트업 DNA를 가지고 있는 작은 조직을 관찰할 수 있었다. 머릿속에서만 생각하던 이상적인 조직을 실제로 만났다. 고유의 강점은 살리면서 더욱 성장하는 조직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관련 글]
• 북유럽에서 찾은 내가 꿈꾸던 이상적인 조직
2) 개인적으로 배운 것
① 압박감을 이겨내는 방법
몇 년에 한 번씩 심리적으로 문제를 겪을 때가 있다. 압박감을 심하게 받거나, 허우적거리는 느낌을 받는다. 출근길에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주로 내가 보유한 경험/역량과 수행해야 하는 업무의 갭이 있을 때 이런 감정을 느낀다. 올해도 그랬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관한 책과 영상을 찾아보았다. 올해 읽은 책 중에는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불안감 다스리기 연습> 두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료를 찾지는 못했지만 매일 결과가 나오는 스포츠 선수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압박감을 이겨낼까 궁금해하기도 했다. 올해 블로그에 올린 글이 적었던 건, 남에게 공개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스스로의 감정을 살피고 돌보기 위한 글을 많이 적었기 때문이다. 아래는 3월의 어느 날 메모장에 적어두었던 일기 중의 일부이다.
지금까지는 동시다발로 일이 쏟아질 때 '모든 일을 잘해야지'라고 무의식 중에 다짐하며, 본인의 캐파를 생각지 않고 두 주먹을 꽉 쥐는 모양새였다면. 앞으로는 동시다발로 일이 쏟아지더라도, 일단 심호흡을 크게 해서 순간적인 압박감을 날리고 '이 중에 가장 중요하고 집중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를 먼저 고민하고, 캐파를 생각해 팀장과 우선순위를 조율하고 차분히 하나씩 집중하겠다.
쉽지는 않겠지만 일단 당장 해야 하는 일 외에는 머릿속에서 잠시 지워서 괜한 압박감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 무대 위의 스포트라이트를 동시에 모두에게 비추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하나씩만 비추는 것이다. 물론 무대 위로 난입하려는 취객처럼 각각의 일에 관한 생각들이 동시에 떠오를 것이다. 그럴 때는 '자 아직 올라오실 순서가 아닙니다'라고 하며 다시 무대 아래로 돌려보내야 한다.
- 3월의 어느 날에 적었던 일기, <폭우 속을 헤쳐가는 방법>
다시 압박감을 강하게 느끼는 순간이 왔을 때 이전보다 좀 더 마음 편히 대처할 수 있을까? 완벽하게 압박감을 덜어내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전보다는 조금 더 나아지길 바랄 뿐이다.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② 영어 두려움 극복
올해 계속 업무 하면서 나를 괴롭혔던 건 영어 울렁증이다. 해외 출장을 가면 당연히 영어로 소통해야 한다. 마음속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현지 구성원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특히 올해의 마지막 해외 출장은 영어를 찐으로 잘하는 북유럽 국가였다. 거기다 인터뷰가 대부분 업무였다. 더 이상 피하려야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다행히 출장을 계기로 하나의 벽을 깼다. 현재 내 영어 수준으로도 기본적인 소통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좀 더 전문적인 인터뷰를 할 때는 번역기 앱의 도움을 받으면 역시나 크게 문제가 없었다. '이 정도면 해볼 만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도움을 받았던 건 6개월 정도 내 옆자리에서 근무했던 해외 법인 동료였다. 역모빌리티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머물렀던 동료인데, 매일 농담 따먹기부터 밥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영어로 나눈 게 큰 도움이 됐다. 언어교환처럼 나는 한국어를 알려주고 그 친구는 내 영어를 교정해 주며 함께 지냈다. 그 친구가 '현재 영어 실력이면 해외법인에 나가서 업무 하는데 충분하다'라고 격려해 주었는데, 실제로 그랬다. 그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글을 많이 쓰지 않았다. 특히 내가 수행했던 프로젝트나 업무를 회고하거나 정리하는 글이 적었다. 업무를 다시 한번 회고하고, 시간에 쫓겨 검토하지 못했던 자료나 내용들을 찾아보며, 그걸 다시 한번 글로 직접 출력해 볼 때 그 업무가 진정한 내 것이 된다고 생각한다. 번거롭고 수고스러운 과정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진행한 업무와 그렇지 않은 업무는 체화되는 정도가 확연히 다르다. 아이가 태어나고 개인 시간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계속 글을 적지 않는 건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 하루에 30분이라도 시간을 확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①업무 오너십 확보
팀에 온 지 1년이 지났으니 적응은 충분히 했다.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야 할 타이밍이다. 26년 업무 목표는 간단하다. '내가 맡은 일은 내가 팀장이다' 25년에 업무를 할 때는 마음 한편에 '하다가 안 되면 팀장님이 해결해 주겠지' 같은 마음이 있었다. 의지할 곳이 있다는 건 심리적 안전장치가 된다. 하지만 뒤가 있으니 최선을 다하지 않을 심리적 여지가 생긴다. 이제는 독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가 맡은 일은 팀장님이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게 완벽하게 수행한다(현실적으로는 최소한만 신경 쓰게)'가 목표이다.
②개인시간 확보
업무 외적인 걸 꾸준히 하려면 개인시간 확보가 필수이다. 특히 시간 사용의 우선순위 조정이 필요하다. 하루의 시작을 꼭 해야 하는 일로 시작하는 방식이다. 기존보다 아침에 50분 정도 일찍 일어나 30분씩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겠다.
③영어공부 실시
확보된 아침 시간에는 영어 공부를 하겠다. 1분 30초 분량의 영어 뉴스 하나를 청취하고 따라 읽는 것을 목표로 한다. 두 번째 날에는 동일한 뉴스의 새로운 단어, 구문을 가지고 영작하는 연습을 한다. 이렇게 하면 1주일에 2.5개의 영어 뉴스를 공부할 수 있다. 1개의 뉴스에서 3개의 단어/구문을 새로 학습한다고 가정하면. 1 달이면 총 10개 영어뉴스, 30개의 새로운 표현을 학습할 수 있다. 1년이면 120개 뉴스, 360개의 새로운 표현을 배운다. 적지 않은 양이다.
영어 공부의 지표는 2개다. 일단 과정 지표. 26년 회고글 때 앞서 말한 120개 뉴스를 실제로 들었는지, 360개의 표현을 제대로 습득했는지 따져보겠다. 결과 지표는 영어 점수다. 현재 습득한 사내 영어 테스트 레벨이 있는 데 1단계 더 높이는 것이 목표다.
④커리어 글쓰기
HR 업무 관련한 주제의 글을 월 1편 쓰는 것이 목표이다. 글 쓰는 목적은 업무를 내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1번, 먼 미래를 대비하여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2번이다. 일단 글 작성 시간은 매주 월요일 퇴근 후 아이를 재우고 난 다음(8시 반 이후)이 될 예정이다. 집중력과 에너지가 좀 필요한 글이라 월 1회로 조금은 느슨한 목표를 잡았다.
⑤회사 외부 네트워크 복원
25년은 대부분 시간을 회사 안에서 보냈다. 당장 떨어지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회사 바깥에서 만난 분들에게도 분명히 배울 수 있는 점이 있다. 한때는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크게 성장했다. 신수정 님의 말처럼 Weak-tie를 만들 필요가 있다. 원래 알고 지내던 분들에게 작년에는 연락을 못 드린 점도 아쉽다. 26년은 분기 1회 정도는 외부 네트워킹 기회를 만들 생각이다.
⑥가족과 함께
이런저런 목표를 거창하게 세웠지만 모든 일의 근간은 가족이다. 아이가 깨어있는 시간에는 아이에게 집중해서 신나게 놀아주고, 가족과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싶다. 특히 26년에는 10년 근속 보상으로 한 달 휴가가 나온다. 그 기간에 아내, 아이, 그리고 가족들과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고 싶다.
자주 보는 웹툰 중에 <오늘만 사는 기사>가 있다. 주인공은 죽으면 죽기 직전 오늘로 돌아가는 저주가 걸려 있어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 주인공 앞에는 매번 죽음을 부르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원래는 죽음의 고통을 무한히 느끼라는 저주이지만, 주인공은 하나의 벽을 만날 때마다 무한한 반복을 통해 결국에는 그 벽을 넘고 다음 내일로 넘어간다. 매번 다른 종류의 벽을 만나고, 극복하면서 주인공은 성장해 간다.
25년은 유독 '벽'을 자주 만난 해였다. 언어의 장벽, 전혀 다뤄보지 않은 주제, 촉박한 업무 기한. 여러 장애물이 2중 3중으로 몰려왔다.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자주 했다. 하지만 어찌 됐든 도망가지 않았다. 꾸역꾸역 벽을 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모든 벽들은 좀 더 성장하라고 누군가 내게 준 '기회'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만화 속 주인공처럼 나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 보리라. 하나의 벽을 넘을 때까지. 그래서 새로운 내일을 맞이할 때까지.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26년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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