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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yeah Mar 30. 2022

우울한 날들에 최선을 다해줘

- 나를 껴안는 글쓰기


마음이라는   맘대로 되지 않고, 하루는 좋았다  하루는 끊임없이 어두워지고는 한다. 그럴  억지로 밝아지려고 하면 온몸에 힘이 뻣뻣하게 들어가는게  부자연스럽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즐거운 영화를 보고, 흥겨운 음악을 들으라는 사회의 조언은 어딘가 모르게 맨입에 종이를 씹는  같았다. 긍정적인 생각이란 잠깐 들었다가도 심해  아지랑이 마냥 힘없이 사라지는 것이었고, 즐겁고 흥겨운 것들은  세상, 그야말로 평행우주에서 일어나는 나와는 관계없는 일처럼 다가왔다.


삶이 무기력해질 때, 장마철 하늘처럼 내 세상이 회색빛일때 나는 일부러 슬픈 것들을 찾아본다. 잃어버린 것들, 가지지 못했던 것들, 상처가 된 기억들을 잔뜩 침대 위에 가지고 와 끌어안는다. 그런 기억들을 자극하는 슬픈 책을 읽고 영화를 찾아보면서 슬픔을 그야말로 온전히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아래로 더 아래로 완전 바닥까지 더 떨어져서 아무런 빛이 오지도 닿지도 않을 심해에 다다를 때면 당장 죽을 것 같은 절망감에 마음껏 통곡하기도 한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나면 무섭게도 바닥을 치고 올라오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깊은 곳에서 어둠을 끌어안고 올라온 나를.


발을 힘껏 굴러 다시 올라올 수 있다는 믿음이 나를 괜찮게 한다. 지나가리라는 가능성이 날 버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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