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 될 모든 것들에 대하여 Ⅱ
“워어어어!!”
식당 안은 다시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대표님은 기가 찬 듯 웃으며 말했다.
“그래? 네가 그 약속을 지킨다면, 나도 사내 연애 금지 조항을 풀지.”
“우아아아아!!”
이번엔 더욱 큰 함성이 터졌다.
잔을 들고 ‘건배’를 외치는 직원들 사이에서 나는 조용히 웃는 척, 모르는 척 잔을 들었다.
그때 팀장님이 내게 말했다.
“축하해요, 지원 씨. 우리 회사 1호 사내 커플!”
맥주가 입에서 튀어나올 뻔했다.
그동안 꽁꽁 숨겨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모두가 알고 있었다니.
“네? 어떻게 아셨어요?”
“어떻게 알긴~ 우리가 모른 척하느라 진짜 힘들었어요.”
선배들은 우리가 사귄 초반부터 눈치채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막내 커플을 위해 모른 척해줬던 것뿐이었다.
다행히 대부분의 선배들은 우릴 응원해 주었고, 우리는 그 배려 덕에 공식적인 사내 커플이 될 수 있었다.
요란했던 회식이 끝나고 하나둘씩 식당을 빠져나왔다.
진도하도 잠시 뒤,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나왔다.
“오늘은 지원 씨가 고생 좀 해야겠는데?”
“네?! 제가요?”
“진도하 씨, 오늘 많이 마셨잖아. 암암.”
과장님이 장난스레 묻는다.
“이봐요 진도하 씨, 오늘 지원 씨 바래다줄 수 있겠어? 안 되면 내가 할게.”
“…제가 갑니다.”
“이야아아아!”
환호성이 다시 골목에 퍼졌다.
나는 이 상황을 끝내려면 빨리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했다.
“택시! 택시!”
간신히 세운 택시에 진도하를 태우고 급히 말했다.
“오늘 감사합니다! 먼저 가서 죄송합니다!”
황급히 출발 한 택시 안에서, 진도하가 조용히 말했다.
“기사님, 죄송하지만 00으로 가 주세요.”
나는 당황해 답했다.
“아니요. 오늘은 내가 데려다 줄께”
“아니야, 내가 데려다 줘야지”
“하.... 그러지 않으셔도 되요. 후배님”
그때 그가 고개를 들었다.
“내 걱정은 하지 마시구요. 지원님. 그리고 지금은 후배 아니고, 자기야!”
그 순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놈, 멀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