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연애 Ⅱ

- The end.

by 그래

D-day.

오늘은 우리가 함께 출근하는 마지막 날이다.

사내연애를 그만 두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어제와 같은 시간에 같은 소리로 알람이 울린다.

늘 그랬듯이 나는 정해진 루틴대로 몸을 움직여 같은 시간에 집에서 나왔다.

버스를 기다리는 오늘 아침이 유독 밝다.


'후, 드디어 오늘이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눈을 찡긋 거릴 정도로 하늘이 맑다.

맑다 못해 어쩐지 약간의 고통도 느껴진다.


출근길은 여느날과 다를 바 없었다.

어쩐지 버스안의 모든 이들은 고요했고, 유난히 무뚝뚝 했다.

그들은 타고, 내리고 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아무것도 계획되지 않은 이들처럼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각자의 사정만 살피기 바빠보였다.


[어디쯤이예요?]

그가 물어왔다.

[음.. 아마 10분 후 도착이요]

짧게 답을 보냈다.

읽은 것은 분명 한데, 어쩐지 오는 답이 없다.


에라이, 모르겠다.

아침부터 속 시끄럽고 머리 복잡한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았다.


- 지잉

버스 문이 열리고, 아까부터 서 있던 나는 드디어 내릴 차례가 되었다.

버스의 계단을 딛고 보니, 익숙한 신발이 보인다.

고개를 들어 보니, 역시나 진도하이다.


"자 여기요."

언제 준비 했을지 모를 차가운 커피를 한잔 내민다.

적당히 얼음이 녹은 차가운 커피는 아침 빈속에 들이키기 적당했다.


"천천히, 천천히 마셔요."

"응. 이제 도착하면 바로 시작인가?"

"아마도?"

그가 짧게 대답한 후 싱긋 미소를 지어 보인다.


어쩐지 나와 다른 그의 여유로움에 또 샘통이 난다.


"좋은아침!"

뒤따라 출근 하시던 부장님께서 먼저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인사와 나는 그에게서 서둘러 한발짝 멀어진다.

"안녕하세요."

그때 진도하가 그런 내 곁에 한발짝 다가와 부장님께 인사를 마저 건넨다.


나란히 선 지금이 아직은 어색하다.

뭔가 숨겨놓은 비밀을 다 들킨 속내는 부끄럽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두 아무렇지 않게 나를 대해 준다.


어느덧 출근시간이 마무리 될 무렵, 대표님께서 마지막으로 출근 하셨다.

출근 인사를 건네시며 내 옆을 지나가는 대표님께 인사를 건네고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 우린 맞추기라도 한 듯이 서로를 바라 보았다.




"갈까요?"

진도하가 어느새 곁에 다가와 묻는다.

"네"

짧은 대답과 함께 우리는 나란히 대표님실 문을 두드렸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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