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nd Ⅱ
- 똑똑.
"네, 들어오세요."
"대표님, 안녕하세요.."
잔뜩 긴장한 채 함께 들어선 말도 어린 커플에게
대표님은 가장 자연스러운 질문을 던지셨다.
"너네 헤어졌냐?"
"네?!"
"그래서 누가 그만 두기로 한거야?"
직설적인 대표님 질문에 안그대로 얼어 붙은 입이 떼지지 않는다.
그때 진도하가 웃으며 대표님께 다가간다.
"대표님, 여기있습니다."
책상에 올려 진 직사각형의 하얀색 봉투를 유심히 살피신다.
그때 진도하가 말을 잇는다.
"회사는 후임자가 결정되면 그때 퇴사 하겠습니다."
"그래서 정말 헤어졌다는 거야?"
"아니요, 저희 결혼하려고 합니다. 대표님께 제일 먼저 말씀 드려요."
"뭐어?! 근데 퇴사는 왜 해?"
"결혼하면서 이직을 준비 하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부부로 함께 다니기에는 이 분이 불편해 하셔서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던 일도 있고 해서, 이직을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 이자식들.. 먼저! 축하한다. 그리고 둘 다 퇴사안돼. 결혼식도 우리 회사에서 다 하고 가."
분명 퉁명스러운 모습에 그렇지 않은 따뜻한 말이 내 맘을 울린다.
어쩐지 부끄럽고 쑥스러운 마음에 이제껏 감추기 바빴던 나의 마음의 판도라 상자가 열릴 것만 같았다.
".. 감사해요, 대표님.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울음을 머금은 나의 인사에 대표님이 다시한번 뻣뻣한 위로를 건넨다.
"알아, 이놈들아. 그럼 아직 다른 직원들은 아무도 모르는거야?"
"네, 대표님께 말씀 드리고, 그 다음에 말씀 드리려고 했어요."
"알겠어, 나가봐. 그만 두는거 아니면 다 괜찮아."
대표님께 인사를 마치고 뒤돌아 나오는데, 좀 전의 일이 마치 꿈만 같다.
철부지 취급을 받을 각오도, 혼날 각오도 분명 다 했지만
이런 위로를 받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간 여러 갈림길 위에 서서 어디로 가야 하나 헤메던 모든 순간이 잊혀진다.
나를 나로써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한명을 통해 세상이 확장 되어 가는 것은 더욱 새로운 경험이었다.
우리는 어느새 나란히 곁에 서서 두 손을 맞잡고 우리를 향한 모든 이에게 머리숙여 인사 했다.
"감사했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더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