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새끼였던 너에게
우리 집 막내는
어릴 땐 ‘미운 오리새끼’였다.
장손으로, 할머니에게는 온갖 사랑을 받았지만
집에 오면
그 사랑은 질투로 바뀌었다.
그건 오히려
그를 더 외롭게 만들었다.
공부보다는 장난,
계획보다는 돌발.
누나들 눈엔
걱정과 한숨이 앞섰고,
친척들 사이에서도 그는
“또 무슨 일이야?”의 주인공이었다.
나 역시
그를 답답하게 바라본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는 그냥
자기만의 속도로 크고 있었던 거다.
누나라서, 딸이라서
집에서는 내가 늘 먼저였다.
그 애는, 늘 그다음이었다.
그리고
그 애는 그걸 괜찮아했다.
놀며, 웃으며,
넘어지면서 컸다.
그래서 조금 늦게 피었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의 그는
묵묵히 일하고,
조용히 웃으며,
가족을 살뜰히 챙기는 사람이다.
석사 학위를 마치고,
농협에서 정직하게 일하며
누구보다 든든한 막내가 되었다.
나는 이제 안다.
그는 ‘미운 오리새끼’가 아니었다는 걸.
우리가 너무 이른 시선으로 판단했을 뿐,
그는 애초에 백조였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리 가족의 따뜻한 백조.
나는 지금,
그를 조금 더 다정한 눈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