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굳은 얼굴

굳은 얼굴 안에 담긴 마음

by 이지숲

스물다섯,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돌아오던 날이었다.

공항에 도착하자 아빠가 마중 나와 계셨다.

그런데,

기뻐서 활짝 웃을 줄 알았던 얼굴이

굳어 있었다.


나는 몰랐다.

그날 아빠의 표정이 왜 그리도 어두웠는지.

차 사고 때문에 급히 귀국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몸이 괜찮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그렇게 스스로 위안했다.


호주에서 찐 18킬로그램.

52에서 70까지 늘어난 몸무게.

그때 나는

처음으로 삶의 속도를 늦췄고,

몸도 마음도 함께 무거워졌다.


그렇게 돌아온 한국.

식단이 바뀌고, 일상이 달라지자

2주 만에 10킬로가 빠졌다.


그즈음,

엄마가 조용히 내게 말했다.


“아빠가…

네가 임신한 줄 알았대.

배가 좀 불룩해서…”


엄마는 부끄러운 듯 웃었지만

그 말 안에는 걱정, 당혹스러움,

그리고 우리 가족만의 조용한 소통이 들어 있었다.


나는 그때 깨달았다.

아빠는 말은 못 해도

내 모든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