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아직 오지 않은 사람
아들이 그림을 그렸다.
아이와 아빠, 그리고 나.
그림 속 나의 배는 컸고,
그 위엔 탯줄처럼 이어진 작은 생명이 있었다.
“여기 아기 있어요. 엄마 뱃속에 있어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아직 없어. 우리 가족은 세 명이야.”
하지만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우리는 네 명이야.
내 동생, 엄마 배에 있어.”
나는 대답을 멈췄다.
순간, 마음 어딘가가 조용히 울렸다.
정말 아무도 없는데,
아이의 눈에는 분명히 보이는 듯했다.
그리움이, 간절함이,
그리고 믿음이 만들어낸 실루엣처럼.
그날 밤,
아이의 잠든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이 아이는 언제부터
가족이 ‘네 명’이길 바랐던 걸까.
언제부터 그렇게
배 속을 바라보며 상상을 키웠던 걸까.
아이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어쩌면 이 아이는
내 안의 빈자리를 먼저 느꼈는지도 모른다.
다시 누군가를 품고 싶은
내 무의식의 기도를,
아이의 눈이 먼저 알아본 걸지도.
그래서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언젠가 정말 그 작은 생명이 찾아와 준다면,
그건 이 아이가 부른 기적일 거라고.
나는 오늘도
아이의 그림을 바라본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의
네 번째 사람에게,
벌써 마음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