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마음보다 빨랐다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안다.
훈육에 협박이 섞이면 안 되는 것도,
겁주는 말은 오래 남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결국 나는 또
도깨비 아저씨를 찾는다.
“뛰지 말라고 했지.”
“어서 자.”
“장난치면 도깨비 아저씨가 쫓아온다.”
몸과 마음으로는
그러지 말자고 하면서,
입이 먼저 나가버린다.
내 인내가, 내 속도가
입보다 느린 날들.
도깨비 아저씨는
이상하게도
늘 저기 어딘가에 있다.
“도깨비 아저씨 오신다.”
그 말 한마디면
아이는 금세 멈춘다.
그리고 나는
그 잠깐의 ‘효과’를 보며
조용히 자책한다.
언젠가 이 아이가
도깨비 아저씨를
더는 무서워하지 않게 되면,
그건 아마,
내 곁에서 한 걸음 더
멀어졌다는 신호겠지.
겁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그 시기를 향해
이 아이는
조금씩 자라고 있는 거겠지.
나도 같이 자라야 할 텐데.
겁이 아닌 사랑으로,
멈추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오늘도,
조용히 반성하며
잠든 아이의 귀에
작게 사과한다.
“미안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