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아저씨, 어디 계세요?

입이 마음보다 빨랐다

by 이지숲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안다.

훈육에 협박이 섞이면 안 되는 것도,

겁주는 말은 오래 남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결국 나는 또

도깨비 아저씨를 찾는다.


“뛰지 말라고 했지.”

“어서 자.”

“장난치면 도깨비 아저씨가 쫓아온다.”


몸과 마음으로는

그러지 말자고 하면서,

입이 먼저 나가버린다.

내 인내가, 내 속도가

입보다 느린 날들.


도깨비 아저씨는

이상하게도

늘 저기 어딘가에 있다.


“도깨비 아저씨 오신다.”

그 말 한마디면

아이는 금세 멈춘다.

그리고 나는

그 잠깐의 ‘효과’를 보며

조용히 자책한다.


언젠가 이 아이가

도깨비 아저씨를

더는 무서워하지 않게 되면,


그건 아마,

내 곁에서 한 걸음 더

멀어졌다는 신호겠지.


겁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그 시기를 향해

이 아이는

조금씩 자라고 있는 거겠지.


나도 같이 자라야 할 텐데.

겁이 아닌 사랑으로,

멈추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오늘도,

조용히 반성하며

잠든 아이의 귀에

작게 사과한다.


“미안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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