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숲이라는 버스

by 이지숲

나는 한때,

내리려는 사람을 붙잡고,

종점까지 함께 가자고 애썼다.


그러다 끝내는

다른 사람을 내가 먼저 밀어내기도 했다.


왜 그렇게 속이 좁았을까.

왜 그 순간의 이별을 견디지 못했을까.


지금은 안다.

버스에 탈 사람은 타게 되어 있고,

내릴 사람은 내리게 되어 있다는 걸.



이제

신선비와 아들이 타고 있는

이 ‘이지숲’이라는 버스는


환승이 가능한 버스가 되었다.

잠깐 타는 사람도 있고,

종점까지 가는 사람도 있고,

잠깐 내렸다 다시 타는 사람도 있다.


나는 이제 그런 흐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오히려,

함께 타는 그 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됐다.


대화에 더 귀를 기울이고,

그 사람이 남기고 갈 말과 마음을

더 정성스레 담는다.


같은 자리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잠시 달리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서로에게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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