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비님

조용하고 단단한, 나의 사람

by 이지숲

결혼은 매일 사랑을 배우는 연습이었다.

그는 사랑을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어떤 말보다 분명하게, 단단하게 나를 품는다.


나는 감정이 풍부하고, 조금은 들쑥날쑥한 사람이다.

사랑한다는 말이 들려야 안심되고,

작은 표현에도 마음이 흔들린다.


그는 다르다.

말은 적지만, 손이 먼저 움직인다.

티를 내지 않아도, 늘 나를 먼저 생각한다.


비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아이를 씻기고, 살림을 해두고,

“쉬어. 나왔으면 쉬어야지.”

그 한마디에 하루가 녹는다.


나는 그를 ‘신선비님’이라 부른다.

차분하고, 다정하고, 실속 있게 사랑하는 사람.


우리는 싸우기도 하고, 서운할 때도 있지만

결국 그는 언제나 내 편으로 돌아온다.


결혼은

조용한 사람과, 들쑥날쑥한 사람이

서로의 다름을 배우며 살아가는 일이다.

나는 오늘도, 그 다름 속에서 사랑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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