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시간

아이와 나, 포옹으로 감정을 회복한다

by 이지숲

우리에겐 충전시간이 있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아무 말 없이,

그저 서로를 꽉 안는다.


삐졌을 때,

혼났을 때,

서운한 마음이 남았을 때,

우리는 말보다 포옹으로 먼저 회복한다.


“우리 충전하자.”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서로의 체온이 마음의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어준다.


아이도 알고 있다.

마음을 다독이는 방법은 꼭 안아주는 거라는 걸.


내가 아이를 혼내고

비행을 다녀와 호텔에서 영상통화를 하던 날,

아들은 말했다.

“엄마가 나 혼내서… 나 마음이 쓰렸어.”


나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찢어졌다.

그 작은 존재가 ‘쓰렸다’는 말을 할 줄 안다는 것이,

그 감정을 말로 꺼낼 줄 안다는 것이.


그래서 더더욱 우리에겐 충전시간이 필요하다.

상처는 남기지 않기 위해,

남은 마음을 끌어안기 위해.


아이와 나,

우린 서로의 충전기다.

포옹이라는 코드를 꽂고

마음을 다시 켜는 일.


작고 조용한 이 시간이

우리의 감정을 지켜준다.

아무리 바빠도, 피곤해도,

우린 꼭 충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