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을 인류에 선사한 여인

오노요코, 과연 악녀인가

by eas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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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술의 전당에서는 이매진 존레논展이 진행중이다. 현대 대중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뮤지션이자 평화의 아이콘인 존레논은 어쩌면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재해석되었기에 새로운 내용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시의 이름이 말해주듯 이번 전시는 뮤지션으로서의 존레논과 비틀즈 보다는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며 살아갔던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하여 더욱 집중하고 있다. 당연히 전시의 많은 부분들은 그의 두번째 아내이자 설치예술가, 반전운동가, 동양의 마녀 등등 다양한 타이틀로 불리고 있는 오노요코와 관련되어 있다.


비틀즈의 팬이 아니더라도 오노요코에 대한 시선들은 대부분 곱지 않다. 승긍장구하고 있는 글로벌 탑 그룹에 갑자기 끼어들어 멤버들의 관계를 와해시키고 결국은 해체의 길을 걷게 한 장본인, 존을 여기저기 끌고 다니며 희안한 세계로 끌어들이고 전 와이프 사이에서 얻은 줄리안은 만나지도 못하게 하며 장례식도 참석 못하게 했다. 화장 하지 말라던 남편이 죽자마자 화장시켜 어디다 묻어버렸는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하게 하고, 사후 몇 주만에 전 애인과 다시 동거를 시작하는 등 막장드라마 주인공이라고 쳐도 이건 좀 과하다 싶은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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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대로 존레논은 평생을 그녀의 인생속의 여인들과 사랑하고 미워했다. 예술적 재능은 물려줬지만 본인의 사생활과 사랑을 위해 아들에게 필요했던 사랑을 충분히 주지 못했던 엄마 줄리아, 엄마의 자리를 대신한 헌신의 사랑을 보여준, 그러나 너무 철저하고 엄격하여 숨통을 가끔 조여왔던 미미이모, 엄마의 죽음 뒤 찾아와 그를 위로해주었지만 충분하지 않았던 첫번째 아내이자 줄리안 엄마인 신시아까지, 그 외에도 다른 여자들도 있었겠지만 모두가 조금씩은 부족했다. 아이러니하게 이 모든것을 다 합쳐 놓은 듯한 요상한 여자가 그의 인생에 들어왔으니. 1966년 그녀의 전시회에서 만나서 사랑에 빠진 둘은 존레논이 사망했던 1980년까지 길지 않은 시간을 함께하며 다양한 사회적 운동 및 퍼포먼스를 통해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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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신혼여행을 하며 침대위에 누워서 머리를 기르며 평화를 열망하는 bed-in peace performance를 시작으로 두 커플은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메세지를 던진다. 얼마 되지 않아 비틀즈는 [Let It Be]앨범을 발매하고 공식적으로 해채하고 이들 부부는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긴다. 영국의 자랑스러운 국민 밴드가 해체한 것도 짜증나는데 미국까지 끌고 가버리다니. 세계평화를 외치는 것은 좋지만 그 당시 사회가 마냥 관대하지는 않았기에 보수적인 비틀즈 팬들은 요코를 '존을 망쳐버린 마녀'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사랑은 점점 굳건해지며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유명한 명곡 [Love]를 비롯하여 [Oh My Love]와 같은 너무나도 순수한 사랑노래를 발표하기도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u3QZVdqUidw


세기의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둘다 또 어찌나 독특한 연애관들을 가지고 계신지 함께한 기간동안 불륜과 별거는 수없이 반복되었다. 둘의 첫만남도 유부남 유부녀의 불륜이어서 그런지 배우자에 대한 일반적인 의리나 양심은 그닥 없는듯 하다. 어쨌던 둘이 아들 션도 출산하고 미국정부를 대상으로 한 정치적보복에 대한 소송도 승리하고 새 앨범도 내면서 비교적 순탄하고 행복하게 이어졌던 몇년은 비극적인 피살로 끝나고 만다.


사실 오노요코가 악녀로 포장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은 분명히 있다 . 연상의 유부녀가 계획적으로 존레논에게 접근했다는 소문부터 멀쩡히 음악 잘하고 있는 세계적인 그룹을 갈라 놓았다는 것, 자꾸 이상한 사상을 주입하며 음악은 안하고 반정부 운동이나 하게 만들고 아들 출산 후 집에만 가둬놔 천재 뮤지션을 가정주부로 만들어 버린점, 남편의 유품을 모두 경매에 부쳐버리고 현재 오늘까지 막대한 저작권 한 푼도 손해 안보고 사는 점 등등 보통 여자는 아니다. 하지만 음악이 잔잔히 흐르는 전시를 감상하면서 이 난년의 편을 조금 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존레논의 인생은 유년기부터 결핍이 심했다. 부모의 부재, 다시 만난 엄마의 사망, 보수적인 리버풀 등등 그의 인생은 항상 무엇인가 부족했고 그것에 대한 상심이 남들보다 더욱 깊었다. 사회적인 성공과 명예를 얻으며 본인의 결핍을 채워나갈 방법들을 찾아갔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관심과 권력에 저항하는 정신이 커졌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오노요코와 함께, 오노요코를 통해 그 사상을 극대화했고 상업화도 잘 시켰고, 어찌보면 평화주의자이기는 하나 논리성이 부족했던 존레논의 컨텐츠를 잘 정리해 준 파트너가 오노 요코가 아닐까 싶다. 살짝 비판적으로 보면 존 레논이 평화에 대하여 얘기할때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도대체 왜 저러는 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단순히 권력에 반대하는 아나키스트인건지, 인류애에 대한 뒷받침과 구체적인 행동 방향은 무엇인지, 아름답기만 했던 그의 사상을 패키징하고 마케팅한 사람은 오노 요코가 아닐까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Imagine]을 얻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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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 존 레논과 그의 여인들은 아름다운 추억들과 함께 불행을 선사했고 그의 길지 않은 40년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사후 발매된 [Woman]은 오노 요코 뿐만 아니라 그의 여인들을 향한 메세지로 그 영향들이 결국 본인의 삶의 가장 큰 부분이었음을 인정한다. 치매라는 소문도 있지만 아직 활발하게 SNS에서 환경문제나 인권, 북한 문제까지 다양한 사회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요코는 착한 사람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인류에 업그레이드된 존 레논을 선사한 것 만으로도 악녀로만 포장되어서는 안될것 같다. 특히나 음악적 견해차와 매니저의 사망 등 또 다른 이유들이 위대한 그룹의 해체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고, 사실 비틀즈가 여자 하나때문에 해체했다고 하면 현대 음악사에게는 너무 슬픈 사실 아닐까.


https://www.youtube.com/watch?v=Qdx-0V-kd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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