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차별

Greatness in each other

by easy young


green-book-2018-still.jpg?crop=900:600&width=300 토니 발레롱가와 돈 셜리박사(반지의 제왕 아라곤과 하우스오브카드 레미)



민감한 인종이슈와 성향과 사회적 위치, 문화권 등이 너무나도 다른 두 남자의 로드트립을 통한 우정과 갈등을 그린 영화 [그린북]은 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비롯한 3개 부분을 차지하였다. 전통적인 흑-백 인종의 반대 설정과 당시 환경에 부딪힘 속에 두 남자의 소소한 갈등을 해결하는 여정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신뢰를 너무 극적이지 않게 그려내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어떤 내용인지 충분히 짐작하고 남을 영화지만 보는 내내 즐거웠다. 특히 두 명배우의 열연으로 더욱 빛났다. 아라곤이 이런 연기를 하다니 내내 감탄하게 한 비고모텐슨은 20kg를 찌우고 생각은 커녕 말보다 주먹먼저 나가는 대책없는 아저씨로 나오지만 가족이 최우선인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로 어찌 보면 우리나라 전형적인 아빠의 모습도 가지고 있다. 타고난 재능으로 여기저기 환영받는 돈 셜리역의 마허샬라 알리는 역시 타고난 피부색으로 말도 안되는 사회적 차별을 때로는 수용하고 때로는 부딪히며 그 어느 사회에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천재의 예민함을 훌륭하게 표현했다.


그런데 많은 영화비평가들이 [그린북]의 작품상 수상에 많은 반기를 드는 모양이다. 다른 쟁쟁한 후보가 많았음에도 작품상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인종이슈를 지나치게 인식한 아카데미의 행보였다는 것이다. 백인들의 축제라는 비판에서 늘 자유롭지 못한 아카데미가 특히 최근 반트럼프 정서와 함께 기존 인종관계와는 반대의 입장을 그려낸 작품에 지나치게 큰 점수를 줬다는 것이다. 흑인사회에서는 또 환영받았는가. 그것도 아니다. 전형적으로 백인이 운전대를 잡고 흑인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프레임이 이 영화에는 고스란이 녹아있다는 이유에서이다.


인종이나 종교, 성별 등에 대한 차별은 당연히 범법행위인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이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는 분명히 존재하나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차별의 개념에서 우리는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되는 여러가지 제도들이나 사회의 변화에서 최근 역차별의 이슈도 뜨겁다.


전세계 IT 인재들이 모이는 실리콘밸리에서 오히려 백인들이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우선 세계 인구 1,2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인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이 오히려 백인 인재들의 설 자리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의 막대한 자본이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한 축인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들만의 커뮤니티의 크기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을 뿐 만 아니라 특히나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그들의 문화가 실리콘밸리의 주류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영 불편한 듯 하다. 커리 냄새가 온 동네를 감싸고 있고 그들 때문에 온동네 쓰레기가 미친 듯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들 때문이라는 불평이 많다.


성적 취향에 대한 차별은 항상 뜨거운 감자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서양 국가에서 공적인 서류에 본인의 성별을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법을 통과시켰다.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초등 성교육에 동성애와 관련된 교육 의무화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 또한 기존 크리스찬 백인들에게는 말도 안되는 일이 되어 버렸다. 동성애를 용납할 수 없는 종교안에서 성장해 온 사람들의 자녀가 학교에 가서 동성애와 관련된 교육을 의무로 들어야 한다니. 결국 여러번의 어려운 토론 끝에 성교육이 실행 되는 날은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타협점을 찾았다고 한다. 크리스찬 커뮤니티의 반발이 완전히 누그러 진것은 아니다. 왜 저 성교육 때문에 나의 자녀가 그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해야 된다는 것인가.


현재 한국사회에서 차별/역차별에 대한 논의가 가장 뜨거운 부분은 성별 문제일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많은 제도들이 검토되고 도입되고 있고 이에 대한 찬반의견은 항상 팽팽하다. 여성전용주차장과 같은 사소한 부분부터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 여성할당제 등 향후 한국사회에 가급적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길 기대하는 제도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역차별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나름대로 많은 근거와 객관적 논리로 의견들을 피력하고 뜨거운 토론들을 이어오고 있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답은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 자칫 유치한 편먹고 싸우기가 되어 본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특히 여성할당제와 같은 부분은 조금 더 논리적인 설명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육아 등과 같은 여성이 사회생활을 지속하기 힘든 원인을 국가가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되지 않을까. 군가산제도 없어진 요즘 남성들이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요즘, 사실 너무 조심스러운 부분이라 뭐라 말한마디 하기가 여성인 나도 조심스럽다.


차별이라는 말 만큼 역차별이라는 말도 없어져야 하는 대상이다. 차별을 하던 기득권 세력이 더 이상 그 자리를 차지하지 못할 위협을 표현한 단어가 역차별이지 않을까 싶다. 결국은 다름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부재와 상대적 우월성을 포기못하는 이기심이 차별이던 역차별이던 무식한 개념안에 우리를 가두고 있진 않을까.


아카데미만틈 인종차별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제 61회 그래미어워드의 호스트는 세상 제일 멋진 뮤지션 알리샤키스였다. 이것 역시 인종차별 이슈를 지나치게 인식했다는 평가가 없지는 않은 듯 하나 그녀의 훌륭한 진행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BTS 이상으로 화제였다. 특이 레이디가가, 제이다핀켓스미스, 제니퍼로페즈와 미쉘오바마가 함께 등장한 오프닝은 어찌보면 레이디가가를 제외한 유색 여성들만의 등장으로 약간의 비판이 있었다고는 하나 그들의 comment를 들어보면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편협하고 어리석은 생각인지.


https://www.youtube.com/watch?v=uqrBK9wmHl8




남들과 다름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가, 본인의 출신배경을 자랑스러워 하는 제니퍼로페즈, 모든 음악이 존중 받아야 한다는 제이다를 이은


미쉘이 입을 띠기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함성은 감격스럽다. 그녀가 이런 큰 사랑을 받는 것은 단순히 그녀가 역사상 첫번째 흑인 퍼스트레이디여서가 아닐 것이다. 컨트리 랩 롹 어떤 문화에서 왔던 감정을 나누고 서로의 존엄성을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매개체로서의 음악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하며 every note in every song이 중요하다는 메세지가 전 세계에 던지는 평등의 중요성에 대한 너무나도 멋진 은유였다는 것은 비단 나만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Greatness in each other를 존중한다는 것.


차별이던 역차별이던 불필요한 감정 낭비를 종식하고 진정한 평등을 위한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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