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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H Apr 19. 2019

'나랑' 다니고, 즐기는 쉼 이야기

NO.2 - 과거와 현재의 아름다움, 보눔 1957

에디터 - Brian

포토그래퍼 - 한준희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온고이지신, 과거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다.

조상님들의 지혜는 매 초마다 세상이 바뀌는 2019년에도 여전히 유용한 자산이다.

여전히 나이는 들어가고, 과거가 쌓이면서, 그 흔적들을 소중한 미래의 자산으로 재창조하고자 하는 고뇌는 여전히 하고 있기 때문에.


스테이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나랑'의 에디터로서, 그 고뇌에 대한 튼튼한 다리를 소개해주고 싶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는 순간일지도 모르는 그 시간들을 위해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던 북촌에서 그 다리를 발견할 수 있었고, 오늘의 장소 '보눔 1957'을 간단히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북촌, 그리고 보눔 1957


북촌은 항상 북적인다. 셀카봉과 함께 한옥마을의 고즈넉함을 담거나, 언덕길들을 오르내리면서 도란도란 나누는 사람들은 오늘도 끊임없이 과거를 회상하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면서 떠나곤 한다. 


그 한복판에 60년이 넘는 세월을 오롯이 품은 '보눔 1957'이 자리하고 있다.


가려질 듯 안 가려진, 보눔 1957의 신비함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 자리 잡고 있는 숙소에서 잠시 걱정이 앞섰다. 초저녁까지 버스를 기다리면서 하루를 즐겁게 회상하고 있는 관광객들의 수다를 뒤로하고 온전히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곳일까?

그 걱정거리는 놀랍도록 조용한 호텔 입구에서 바로 떨쳐낼 수 있었다. 

돌계단을 통해 조금 지대를 높여놓은 정문 앞은 고요했고, 당신의 휴식을 보장한다는 기분 좋은 설렘을 안겨주고 있었다. 


Welcome to 보눔 1957! 밤에 보니 더 예뻤다


석당(石堂), 그리고 조화


본래 소유주였던 고(故) 김기탁 회장의 사택이기도 했던 '보눔 1957'은 서울에서 보기 힘든 석당(石堂 - 한옥과 양옥의 복합공간)이다. 

중정(건물 안에 위치한, 안채와 바깥채 사이의 뜰)을 사이에 두고 자리 잡은 한옥 사랑채와 양옥 호텔은 '전통의 현대화'라는 고인의 가치를 그대로 담아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온전히 표현하고 있었다. 

온고이지신의 가치를 담은 보눔 1957은 건물 구석구석 동/서양의 균형미를 볼 수 있고, 회상을 통한 나만의 정답을 찾고 싶은 고객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


묵직한 정문을 열고 들어오면 좌측에 한옥, 우측에 양옥이 위치해 있다


노스탤지어, 양옥


중정을 사이에 두고 우측에 에디터가 머물렀던 양옥이 자리 잡고 있다. 체크인 후 방을 직접 안내해주시는데, 각 방마다 담겨 있는 개성을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콘크리트 벽, 대리석 마감재, 고풍스러운 샹들리에까지는 예스러운 서양식 부잣집을 연상케 한다. 그렇게 평범하고, 조금 오래된 서양식 호텔을 그리고 있던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나무 빗살 무늬의 독특한 천장 마감. 한옥의 따스한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서 독특한 마감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실제로 누워서 보니, 숲 속에 누워 산림욕을 하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에디터가 묵었던 양옥에서의 정원 뷰. 바로 밖에 나가 놀고 싶지 않는가


옆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대형 화장거울과 옛날 시계가 예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디지털 장비들로 가득한 요즘 호텔만 보다가 아날로그 시계의 초침 소리를 들으니 어느새 과거의 모습을 회상해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날로그 시계가 유독 그 날만큼은 낡은 것이 아닌, 오래된 멋으로 느껴졌다.


'보눔 1957'은 모든 객실마다 프라이빗 테라스가 자리하고 있다. 

1층의 방들은 중정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커피 한잔을 마시다가 뜰로 뛰어나가 캐치볼이라도 해야 될 듯한 해맑음을 담아내고 있다. 그 흐뭇한 상상을 담아보고자 을씨년스러운 날씨를 뚫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보았다.

2층의 테라스에서는 언덕 위 숙소의 전유물, 시티뷰를 누릴 수 있다. 전통을 간직한 북촌 마을의 품 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서울의 발전한 모습을 보다 보니, 그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며 성장하기 위한 심적인 동기부여를 다질 수도 있었다. (콘텐츠 작성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든지..)


하늘이 갠 후에 보는, 살짝 물에 젖은 정원이 이슬처럼 맑고 예뻤다


할머니 댁의 추억, 한옥


우측에는 고(故) 김기탁 회장의 사랑채였던 한옥이 자리 잡고 있다.

손님을 맞이했다는 고풍스러운 공간에서, 에디터가 떠올랐던 추억은 어릴 적 종암동 할머니 댁이었다.

창호지로 얇게 덮여 있는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릴 적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놀러 갔을 때 안고 갔던 설렘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다. 놀러 온 손자들도 맞이하고, 명절 때는 절도 받으셨을 전통 의자, 항상 끊임없이 보물들이 나오곤 했던 장롱, 그 밑에서 재롱을 부렸을 방석과 잠들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던 전통 이불들까지. 

이 모든 것들이 따뜻한 온돌바닥 위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옛 기억들을 떠오르게 해주었다.


저 안에 들어가면, 할머니께 용돈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독특하게 '보눔 1957'의 한옥에는 서양 화가들의 작품들이 곳곳에 보인다. 이 곳에서도 동서양의 조화를 생각해서였을까? 고인이 된 김기탁 회장이 그려왔던 '전통과 현대의 조합'이라는 원대한 꿈을 잠시나마 돌아보며, 아쉬운 마음을 안고 오늘의 탐사를 마쳐보았다. 


Others for rest


- 호텔과 연결되어 있는 '카페 레이서'는 옥상 테라스와 함께 한옥의 운치를 즐길 수 있는 카페이다. 돌아다니기 귀찮다면, 하루를 온전히 책 한 권과 함께 보낼 수 있는 힙한 공간이니 꼭 이용해볼 것.

- 3분 거리 이내에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된 '백년토종삼계탕'이 있으니, 몸보신이 필요하다면 가볼 것.

- '보눔 1957'이 위치한 가회동은 정독 도서관,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국립현대미술관 및 다양한 갤러리들이 위치하고 있는 현대문화의 정수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5분 거리 이내에 다 위치해 있으니 갤러리 산책을 즐겨보는 것도 훌륭한 온고이지신이 아닐까. 

 

Message by the editor


과거와 현재의 균형을 맞춘 당신, 보눔 (Bonum - 라틴어로 은혜를 뜻함)이 가득하기를.



※ 위의 콘텐츠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매거진 랑', 그리고 산하 에디터에게 전적으로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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