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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승주 Dec 18. 2023

공황장애 인지치료, 효과적인 방식은?

공황장애의 인지행동치료

공황장애 인지행동치료는 효과적이다. 근거도 많이 쌓였다. APA, NICE와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들은 인지행동치료를 공황장애를 다스리는 ‘가장 현실적이고 추천되는’ 심리적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축은 약물이다. 하지만 많은 연구들은 공황장애의 재발을 낮추는 데에 인지행동치료가 약물과 또다른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지지하고 있다.


이렇듯 인지행동치료가 보편적인 접근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인지행동치료를 진행하는 양식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인지행동치료는 다양한 양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크게는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대면 그룹치료

대면 개인치료

혼자서 진행하는 디지털 프로그램 치료

전문가가 도와주는 디지털 프로그램 치료

각 양식의 장단점도 명확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양식이 정말로 효과가 있을까? 어떤 양식이 효과를 잃지 않으면서도 보다 높은 접근성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관련하여 2022년 Psychological Medicine에 좋은 연구가 게재되었다. 공황장애 인지행동치료의 양식에 대한 무적위배정임상시험(RCT) 연구들을 종합한 메타분석(meta-analysis)으로 제법 근거 수준이 높은 연구다. 연구 내용은 간단하다. 위 네 가지 양식으로 진행된 치료들이 얼마나 효과적이었고, 이용자가 잘 따라오는 정도는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그림1. 빨간색 동그라미는 대면치료, 파란색 동그라미는 비대면치료를 뜻함

우선 효과 측면에서는 대면 그룹치료, 대면 개인치료, 전문가가 도와주는 디지털 프로그램 치료가 대조군에 비해 더 효과적이었다. 세 가지 양식 사이에서 유의미한 효과 차이는 없었다. 반면 혼자서 진행하는 디지털 프로그램 치료는 대조군에 비해 더 효과적이지 않았다. 한편 치료 순응도, 즉, 이용자들이 얼마나 치료를 잘 따라오는지 측면에서는 모든 치료가 대조군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전문가가 도와주는 디지털 프로그램은 전문가의 최소한, 하지만 정기적인 개입이 제공되었다는 것이다. 즉, 대면 치료에 비해 전문가를 마주하는 정도가 적은 건 상관 없지만, 그럼에도 정기적인 지지와 조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치료 효과는 동일하다.


이는 중요한 시사점을 안겨준다. 전문가가 도와주는 디지털 프로그램 치료는 보다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보다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는 다음과 같이 의견을 정리하며 마무리 된다.   

첫째, 사회적, 개인적 비용과 접근성을 고려할 때 전문가가 도와주는 디지털 프로그램 치료는 공황장애의 치료에서 첫 선택(first-line option)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둘째, 특히 비용 문제가 있거나, 질환의 문제(예: 사회불안)으로 인해 센터를 방문하기 힘들거나,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정기적인 치료를 받기 힘든 사람들이 전문가가 도와주는 디지털 프로그램 치료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전문가가 도와주는 디지털 프로그램 치료가 잘 작동하지 않을 때, 더 집중적인 케어가 진행되어야 한다.


실제 디스턴싱 연구진의 경험도 그렇다. 이용자에게 온전히 맡기고 진행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은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반면, 인지치료를 전문적으로 훈련한 전문가가 조금씩 도와주는 디스턴싱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진행 7주 후, 우울 및 불안을 평가하는 임상적인 지표가 40~50% 정도 줄어들 정도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가격은 통상적인 방식보다 훨씬 저렴하다.


멘탈헬스케어에서의 본질은 건강이다. 건강 문제를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 화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작년에 게재된 연구는 인구 집단의 30%가 앓게 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좋은 화두를 던져주는 내용일 것이다.


참고문헌

Papola D, Ostuzzi G, Tedeschi F, Gastaldon C, Purgato M, Del Giovane C, Pompoli A, Pauley D, Karyotaki E, Sijbrandij M, Furukawa TA, Cuijpers P, Barbui C. CBT treatment delivery formats for panic disorder: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Psychol Med. 2023 Feb;53(3):614-624. doi: 10.1017/S0033291722003683. Epub 2022 Dec 9. PMID: 37132646; PMCID: PMC9975966.




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디스턴싱(Distancing) 팀을 이끌며 인지치료사와 함께 '거리두기'를 배우고 연습하는 인지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울, 불안, 무기력, 번아웃 등의 문제로 고민 중이라면, 아래에서 디스턴싱을 만나보세요.



출처: https://orwell.distancing.im/blog/anxiou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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