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SD? PTG! : 트라우마를 기회로 만들려면
Post-traumatic growth
‘외상 후 성장’으로서 트라우마
트라우마는 최근 정신건강 전문가들 사이에서 매우 각광 받는 분야다. 트라우마의 종류는 다양하다. 전쟁, 자연재해 같은 사건뿐만 아니라 가정폭력과 집단 따돌림, 심지어는 일상적인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다툼조차 PTSD를 유발하는 외상적 사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트라우마적 사건이 발생하면 불안, 우울, 과각성 등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들이 긴 시간이 지난 뒤에도 '현재 그 시점'에서 재경험된다는 것이다. 기억은 끊임없이 떠오르고, 기억은 지금 이 순간의 생생한 경험으로 되새김질 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사소한 트리거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결국 과거의 경험에 현재의 삶이 지배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트라우마는 피하고 싶은 사건이다. 하지만 이러한 트라우마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오히려 그 사건이 새로운 삶을 위한 소중한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외상 후 성장'이라는 개념이다.
외상 후 성장의 5가지 구성요소
1980년대 중반, 연구자 Tedeschi와 Calhoun은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한다. 심각한 육체적 손상 또는 가까운 사람과의 사별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던 중 트라우마 사건을 기점으로 오히려 삶의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보고를 받은 것이다. 이들은 이러한 현상을 묘사하고자 ‘와상 후 성장’이라는 개념을 창시했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이를 5가지 구성요소로 정의했다.
1. 타인과의 관계 개선 및 공감 능력 향상
2. 인생에서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 인식
3. 일상적인 삶에 대한 깊은 감사
4. 개인적인 회복력과 강인함 증가
5. 새로운 영적 믿음과 존재에 대한 이해 발전
외상 후 성장의 원리
트라우마는 우리가 지니고 있는 삶에 대한 근본적인 가정을 무너뜨려 불안과 인지적 혼란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안전해,’ ‘착한 사람에게는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로 집과 가족을 잃게 된다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믿음들이 깨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신념체계의 붕괴는 침습적인 반추를 유발한다. 그 결과 피해자는 사건에 대해 끊임없이 반추하면서 불안, 우울감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반면 Tedeschi와 Calhoun에 따르면, 이러한 ‘침입적인’ 반추를 신념체계에 대한 ‘의도적인’ 성찰로 전환할 수 있다면 외상 후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러한 의도적인 성찰의 과정이다.
외상 후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심리치료의 4가지 구성요소
트라우마에 대한 전통적인 접근 방법은 주로 재경험, 우울, 불안, 불면 등의 증상을 감소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이에 반해 외상 후 성장 중심 치료의 목표는 트라우마의 생존자가 자신의 경험에서 개인적인 의미와 삶에 대한 목적을 도출하도록 돕는다. 고통을 성장의 촉매로 보는 것이죠. 이러한 심리치료는 기존 트라우마 치료의 요소와 새로운 접근법을 결합하는데, 주요 구성요소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트라우마가 핵심 믿음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2. 명상과 진정 기술 등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 배우기
3. 트라우마 경험을 공유하고 처리하기
4. 트라우마 경험을 포용하는 개인의 내러티브 만들기
5. 트라우마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 구상하기
트라우마가 개인의 성장과 발전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있겠는가? 디스턴싱에서도 비슷한 작업을 진행하곤 한다. 핵심 경험으로서 트라우마를 살펴보고, 이것이 어떤 믿음 체계를 형성하는지, 그리고 그것과 어떻게 거리를 두고, 어떻게 그 에너지를 ‘나의 가치’를 향해 돌리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어려운 작업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삶의 목적과 강인함을 찾을 수도 있다.
참고 문헌
Tedeschi RG. The post-traumatic growth approach to psychological trauma. World Psychiatry. 2023;22(2):328-329. doi:10.1002/wps.21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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