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가장 간절했던 순간을 기억하는가
살면서 나는 수없이 망설였지만,
그 모든 망설임을 넘어서는 순간이 있었다.
두려움보다 더 큰,
멈출 수 없는 감정.
간절함.
그건 무서움을 없애주는 힘이 아니었다.
그저,
“그래도 해봐야 한다”고
마음 깊은 곳에서 나를 밀어 올리는 힘이었다.
죽음을 의식했을 때, 간절함은 더 또렷해졌다
코로나, 자연재해, 전쟁,
어디선가 들려오는 너무 많은 이야기들.
허무하게 꺼져가는 생명들.
나는 그 풍경들을 지켜보며
문득 깨달았다.
삶은 생각보다 훨씬 덧없고,
우리가 가진 시간은 상상보다 훨씬 짧다.
어릴 적부터 나는 막연히 생각해왔다.
“죽을 때 웃을 수 있자.”
주마등처럼 지나갈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나는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게 언제든, 어떻게든.
그래서, 가장 두려운 것을 향해
나는 돌아봤다.
내가 살아오며 해본 것들.
그리고 해보지 못한 것들.
너무나 많았다.
당연해 보이는 것들조차
나는 겁이 나서, 익숙하지 않아서,
하지 못한 채 흘려보냈다.
그러나 삶이 짧을 수 있다는 실감을 한 이후,
나는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가장 두려운 것을,
가장 신비롭고 어려워 보였던 세계를,
한 번은 내 몸으로 살아봐야 한다.”
그래서 선택했다.
스쿠버 다이빙.
숨이 막힐까 봐,
깊은 물에 삼켜질까 봐,
가장 거부하고 피했던 세계를.
나는 간절했다.
당장 생이 끝나더라도,
이것만은 꼭 경험하고 싶었다.
간절함은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지 않았다
다이빙을 준비하는 내내 무서웠다.
장비를 착용할 때,
첫 물속으로 몸을 던질 때.
두려움은 여전히 내 몸 어딘가를 움켜쥐고 있었다.
하지만 간절함은,
그 모든 두려움을 껴안고 나를 앞으로 밀었다.
“무서워.
하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다.”
그 심플한 마음이
그날,
나를 물속으로 이끌었다.
기억하고 싶은 삶의 순간
내가 기억하고 싶은 건
성공이 아니다.
수심 18미터 바닥을 밟던 순간도,
깊고 투명한 바닷속을 바라보던 그때도,
가장 크게 남은 것은
**“나는 내 두려움을 껴안고 한 걸음 나아갔다”**는
아주 조용한 기쁨이었다.
그건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어디에 남길 트로피도 아니었다.
내가 내 삶을 조금 더 깊게 살아냈다는 증거였다.
간절함은 나를 다시 살게 한다
삶은 여전히 불안하고,
두려움은 여전히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진짜 흔드는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두려움을 껴안고도 움직이게 하는 간절함이라는 것을.
삶은 끝날 수 있다.
생은 언제든 멈출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묻는다.
“만약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나는 무엇을 해보고 싶을까?”
그리고 아주 작게,
그러나 진심으로
그 간절함을 따라 한 걸음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