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무엇이 나를 멈추게 했는가
살면서 나는 수많은 선택 앞에서 멈췄다.
해볼까 하다가 멈추고,
가볼까 하다가 돌아서고,
말해볼까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때마다 나는 겉으로는 합리적인 이유를 댔다.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지금은 때가 아니야.”
“더 나중에 해도 늦지 않아.”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안다.
나를 멈추게 한 건 세상이 아니라,
내 안의 감정들이었다는 것을.
멈춘다는 건 때로, 두려움을 숨기는 방식이었다
처음 물속에서 숨이 막혔던 그날 이후,
나는 내 삶 전체를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멈춘 거의 모든 순간 뒤에는
두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
누군가에게 마음을 표현하려 할 때,
익숙한 세계를 벗어나려 할 때.
그때마다 내 안에서 올라오던 감정은
“잘못되면 어쩌지?”
“틀리면 어쩌지?”
“상처받으면 어쩌지?”
하는 조용한 불안이었다.
나는 그것을 이성적인 판단처럼 포장했지만,
사실은
두려움을 마주할 용기가 부족했을 뿐이었다.
나는 나를 설득했다
멈추고 싶지 않았다.
정말은, 가고 싶었다.
하지만 무서웠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멈췄다.
“지금이 아니야.”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곧 더 좋은 기회가 올 거야.”
나는 수없이 그런 말들로
내 감정을 눌러왔고,
조용히 발걸음을 돌렸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탓하지 않기 위해
그 모든 망설임에 그럴듯한 이유를 덧씌웠다.
외부가 아니라, 나 자신이 만든 벽
이제는 안다.
나를 가로막은 건
부족한 능력도, 나쁜 운도,
세상의 차가움도 아니었다.
가장 큰 벽은
내 안에서 스스로 쌓아 올린 두려움이었다.
그리고 그 벽은,
아무도 나 대신 허물어줄 수 없었다.
멈췄던 시간들을 다시 바라본다
이제 나는 과거의 망설임들을 다르게 바라본다.
그때마다 나는
사실은 더 많이 갈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안다.
간절히 가고 싶었던 길,
하지만 너무 소중했기에
실패가 더 무서웠던 마음.
사실은 하고 싶었기에
오히려 더 망설였던 감정.
이제는 그 모든 멈춤들조차
내 안의 생생한 삶의 징후였다는 걸 안다.
나는 다시 묻는다
“나는 무엇을 두려워했을까?”
“나는 왜 나를 멈추게 했을까?”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 나를 조금 더 믿어볼 수 있을까?”
나는 여전히
완벽하게 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는 안다.
멈췄던 순간들 덕분에,
나는 내 안의 진짜 갈망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갈망이,
지금의 나를 다시 걸어가게 만든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