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_ 정서경, 박찬욱

책으로 생각하기

by eazy

영화 본 지 2주 정도 되었는데 머리에서 맴도는 걸 보니 영화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주 잘 전달되었네. 교보에 들릴 때마다 각본집이 1위길래 두 번을 참고 세 번째 데리고 왔다.


각본집을 제대로 읽어보는 건 처음인데, 쓰인 언어를 영상으로 전달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다시 느끼면서 언어의 역할에 대해 계속 생각해보게 한다. 해석의 차이 가 사람마다 있고 그를 합일해 나가는 과정은 너무 아름답지만 고통스러우니까. 특히나 하고 싶은 이야기와 꺼내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분별하는 데 있어서의 선택은 너무 어려운 일일 거 같다.


중국어를 쓰는 서래와 한국어를 쓰는 해준. ‘단일한’처럼 적확히지만 약간 어색한 단어 선택들. 통역기와 번역기가 둘 사이를 이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제대로 이해 한 건가? 나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나?라는 질문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다. 텍스트로 다시 읽어도 이해에 대해 잘 판단이 안되는데, 애초에 사람들은 모두 불완전한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오해로 비롯된 행동을 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어쩔 때는 오해하기 마음껏 해석하게 내버려 두는 사람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평생 남을 이해시키려고 애쓴 나에겐 힘든 영화다.


해준이 서래를 집으로 데려가 밥을 해주던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뜬금없이 집으로 데려가 왜?라고 ‘유부녀’는 생각했지만, 두 사람이 영화 속에서 편히 웃고 있던 유일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나의 영역을 너와 공유하고 소소한 순간을 쌓고 싶은 게 사랑이니까. 서래가 해준을 유일하게 잘 수 있게 해 주는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그를 다시 잠을 못 자게 만드는 것은 너무 아이러니하다.


웃으면서 밥을 먹고 편안히 잠을 잘 수 있게 해 주는 것과 완벽한 미결 사건으로 그를 살게 하는 것.

‘어떤 것이 너를 위하는 거지?’가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 텍스트를 곱씹다 보니 철저하게 그의 말을 따랐구나 싶지만 서래가 남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본인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선택을 한 거면 좋겠다. 마침내 찾아낸 단일한 사람을 위한 완벽한 희생은 너무 슬프니까.




바다에 버려요. 깊은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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