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생각하기
‘성적 우수자인 모범생은 채점자 의중을 파악하고 정답을 찾는 훈련이 잘 된 사람입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채점자이고, 직장에서는 상관이 채점자지요. 학창 시절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검사 임관 이후에는 상관이 흡족해할 실적과 그 결과인 좋은 자리를 향한 노력으로 바뀝니다. 더군다나 검사들의 실적은 사법 정의 실현과 인권 보장으로 평가되고 포장되니, 명분과 사명감 고취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인사는 능력과 실적, 조직 내 신망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자평 속에서 검사들의 달리기 경쟁은 가속도가 붙습니다.’
‘어떤 일이든 주어진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유능한 검사들과 침묵의 카르텔, 그 카르텔에서 빠져나오고 보니 저는 이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었습니다.’
#계속가보겠습니다 #임은정
사건이 생기면 전후사정 따져 보지도 않고 화와 비난의 목소리부터 내는 사람들이 많은거 같다. 뭐 화는 낼 수 있지. 하지만 타인에게 이야기를 하려거나 어딘가에 게시를 하려면 팩트 체크정도는 해야하는 거 아닌가. 안그래도 책을 읽고 임은정을 검색 했을 때 나오는 기사에 나라에서 주는 봉급이 아깝다는 댓글이 있던데 댓글러님이 이 검사님 글을 한번이라도 읽은 건지 궁금하다.
책 초반에는 가장 강력한 행동원인은 역시 내적동기이군.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다가 점점 어 이 검사님 어쩌시려고 이렇게까지 실명을 다 까시나싶었다.
지위를 이용해 군림하고 상의 없이 지시하는 사람들도 화가 나지만 대책없이 말 잘 듣는 사람들 때문에도 화가 난다. 이견을 제시하는 건 불편한 일이지만 침묵으로 수용하다 결국 못버티고 제 발로 떠나는 거랑 조금 불편하지만 같이 이야기 하고 고쳐나가면서 성장하는 것중에 후자가 낫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은 읽지 않고 못 본 척 하고, 생각도 안한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다.
불편함에 침묵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을 만드는게 아닐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나?
말을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목소리 내는 것도 어려운일이다. 말이 너무 많이 해도 그 말이 가벼이 날아가겠지만 말을 하지 않음으로 불의를 수용한 거 일 수도 있다. 말을 해서 남들을 불편하게 하는건 생각보다 마음이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아이들이 할 말도 못하고 마음도 없이 움직이는 인형이 되지 않으면 좋겠다.
그러므로 읽고 생각하고 계속 쓰고 계신 검사님. 계속 앞으로 나아가시길. 1cm라도 전진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