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영 '구의 증명'

3. 사랑한다는 것

by 김은비








사랑일까?

누구의 길에 놓인 돌부리가 더 위협적인가 대결을 하는 듯했다. 태어나 자신에게 주어진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런 길을 걸으며 알아가는 사랑이라 그저 보드라울 순 없었나 보다.


부모의 고생은 구에게 더 큰 고생을 남겼고 그것은 구의 목숨을 집어삼켰다.

그의 인생에서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부모도, 장래도 그리고 사랑도. 삶의 마감마저도 원했던 때는 아니었다.


그런 구를 원하는 담이.

사랑이었을까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한 손에 구를 들고 있을 때면 반대손에 있던 또 다른 희망을 버려야 하지만 그를 놓을 수 없었다. 구의 옆에 다른 사람이 있었던 것을 봤지만 결국은 괜찮았다. 내 옆에 그가 있는 하루, 그리고 삶. 그게 아닌 것을 생각할 수 없었던. 세상에 오로지 둘만 있어도, 눈만 바라봐도, 손만 잡고 있어도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제일 소중한 존재였다. 서로가 존재하기 위한 이유였구나. 그런 게 사랑이구나.


마지막까지 해피엔딩이지 못 해서 현실적이었다. 그리고 내가 특별하게 느낀 점은 작가님의 생생한 묘사다.

내용 중 인물들이 보여주는 행동뿐만 아니라 감정 묘사가 너무나도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머리가 지끈 거릴 정도로 감탄스러웠다.


'구불구불한 골목을 걸을 때 물웅덩이를 밟지 않으려고 두 사람 사이가 좁아지고 넓어지는 것을 봤다.'

'한여름의 빛과 그림자처럼, 현실도 상상도 적당하지 않았다.'


우산 하나를 쓰고 가는 연인의 뒷모습. 가는 길에 만난 물웅덩이를 피하려면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웅덩이의 양쪽으로 돌아가다 다시 끌어안는 모습이나 현실과 상상을 한여름의 빛과 그림자에 빗대어 표현한 것. 이 이외에도 나를 감탄하게 한 문장들이 어마어마했다. 사랑을 탈탈 털어 책 속에 글로 담아 놓은 것 같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있지만 힘든 사랑이야기를 최선을 다해 그려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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