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공부를 열심히 했다. 중학생 시절 시험기간에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토요일 아침 시립도서관 열람실에 1~2번째로 도착하여 공부를 시작하곤 했다.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한 이유는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들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나를 공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친척들의 응원'이었다. 내가 학교에서 반장이 되거나 좋은 성적을 받을 때마다 할머니와 이모들을 포함한 친척들이 나에게 최고라며 치켜세워주는 등 칭찬과 리액션을 풍부하게 해 준 덕분에 나는 그러한 칭찬을 듣기 위해서 계속해서 기분 좋은 노력을 할 수 있었다.
친척들로부터 기분 좋은 축하를 받는 상상을 하며 동기부여를 받은 것은 나에게 강력한 영향을 주었다. 그러한 기쁨을 느끼기 위해 다른 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거나 계속 앉아서 공부를 이어갈 수 있었고, 그것이 더 좋은 성적이나 성과로 이어졌다.
정연이는 뭐든 잘하는구나, 정연이가 최고다, 정연이가 가문의 영광이다.
상상하던 장면이 또다시 이루어지고 친척들이 축하해 주며 다 같이 기뻐할 때, 강한 성취감이 느껴지고 자존감이 더욱 올라갔다. 이렇게 이룬 성과는 외부에서도 나를 칭찬하게 만드는 선순환을 이루었다.
한번 올라간 곳에서 그 성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힘도 매우 강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였지만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 어떤 노력보다 간절하고 급박하고 치열하다는 것을 이른 나이에 깨달은 것 같다.
친척들의 지지와 응원은 어른이 된 지금도 떠올리면 잔잔하고도 큰 힘이 된다. 작아진 나를 다시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