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opia(1)_그라운드시소 성수
나만의 우주를 찾아서
삶의 페달을 잠시 멈추고 숨 한번 내쉬고 싶을 때 찾는 곳, '전시회'. 전시회 보러 가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하지만 내가 선택하는 전시회란 내 모습을 거울에 대고 비춰보는 것과 같다고 느낄 때가 많다. 나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못다 했길래 이렇게 전시회를 통해 그 못다 한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고 싶어하는 걸까?
"누구나 한 번쯤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그곳이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 전시회 <Utopia> 中
이상적인 현실을 찾아 하루하루 보내는 내게 '그곳은 없어'라고 말해 주듯. 이끌리듯 전시회 예매 버튼을 누른 나였다.
Destination : Nowhere
길 잃은 나를 처음 반겨주는 건 구형 컴퓨터.
그리고 레트로한 자판기와 마우스, 그리고 정체 모를 박스 하나.
앞으로 다가간다. 모니터와 음성 안내가 시키는 대로 눌러본다.
'내가 찾는 유토피아...'
그러다보면 의문의 박스 슬롯 사이로 종이 한 장이 인쇄된다.
그건 잃어버린 길 위의 사람들을 위해 티켓 한 장이다.
바로 나만의 유토피아로 향하는 티켓이다.
주의사항 : 전시의 마지막까지 티켓을 소지할 것.
"이제 그곳으로의 첫 여행이 시작됩니다.
기억과 마음 깊은 곳에 박혀 때로는 우리를 미소 짓게 하고
때로는 우리를 그리워 울게 하는 곳.
그곳, 유토피아로 지금 우리는 떠날 거예요." -전시회 <Utopia> 中
Odd Station
"지금 우리는 열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방금 집을 나선 우리 같은 사람들도,
돌아갈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네요.
그런데 이 열차가 향하는 곳은 조금 이상한 걸요.
창 밖으로 별빛이 빼곡한 우주가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전시회 <Utopia> 中
밤의 카펫이 잔뜩 깔린 하늘을 상상해본다.
하루종일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있던 나를 떠올린다.
지금도 전시회 속 사람들 사이에 유영하는 나를 떠올린다.
내가 가고 싶어하는 유토피아를 떠올리면
그 틈바구니를 벗어나게 되고,
그러한 유토피아에서 나는 과연 어떤 존재가 될까?
어두운 공간을 밝히는 건 빛나는 별들. 그리고 아마도...
"제 머릿속에는 그곳의 이름이 있어요.
하지만 말로는 어떻게 그곳을 부를지 모르겠어요." - 전시회 <Utopia> 中
이토록 수상한 정거장에 있는
저 거울에 비치는 나 또한 수상한 존재같아서 찰-칵!
Cloud Nine
"이제 저와 같이 구름길을 따라 걸어갈 거예요.
가는 동안 하늘의 오묘한 빛깔을, 그 하늘을 저마다 다르게 흡수해
몽실몽실한 구름을 마음껏 눈에 담아보세요." -전시회 <Utopia> 中
구름같은 나의 유토피아라면.
구름 위로 창 하나를 내어 이곳저곳을 여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은 그 구름 위에서 아무 걱정 없이
해먹을 깔고 누워 보는 거야.
또 어떤 날은
구름 위에 앉아 하늘이라는
무한의 바다를 감상하는 거지.
스카이다이빙은 무서워도
구름 위를 천천히 유영하는 클라우드 다이빙(cloud diving)이라는 게 있다면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걸.
"결코 찾아낼 수도 없고, 도달할 수도 없지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주는 아름다운 세계" - 전시회 <Utopia>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