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일기_하나 중의 셋

Utopia(3)_그라운드시소 성수

by 푸른바다와평화



나의 유토피아를 위하여



존재할까라는 의문을 품고 시작한 이 여정의 끝은 어디일지. 그 끝을 만나러 나는 다시 또 전시장 내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겨간다.



Pastel Scenery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네요.

포근한 안도감이 우리를 뒤덮습니다.”

-전시회 <Utopia> 중







한참을 잃어버린 방향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날아온 부드러운 바람에 다시 고개를 들어본다.

폭신한 구름 위로 솟아오른 커다란 핑크빛 오두막집 하나가 보이기 시작한다.









저 오두막집 안에는 보랏빛과 자줏빛으로 가득한

어린 시절의 솜사탕을 떠올리게 만드는 듯한,

혹은 비눗방울 가득 채워진 냄새가 날 것처럼 가득한 공간일까.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죠.” -전시회 <Utopia> 중


길을 잃었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오히려 우리가 바라는 ‘그곳’에 도달하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Here in Oasis




“마침내 이곳은 긴 여정의 끝, 우리가 찾던 유토피아입니다.

찾아내기도 도달하기도 쉽지 않았던, 그러나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뿌리내리고 있던 그리운 세계“ -전시회 <Utopia> 중








그토록 갈망했던 나의 유토피아.

전시회 내내 꼭 쥐고 있던 티켓을 더욱 꽉 움켜잡아 본다.

그곳을 향한 나의 열망이, 목말랐던 순간에

시원한 물줄기 가득 주는 오아시스처럼 전환된다.











처음 마주하는 곳이지만

이 아름다운 이상향의 세계에선

어쩐지 자꾸만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순간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다.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 없고 느낀 적 없는

무언가가 아주 그리워지는 감정이었다.“ - 전시회 <Utopi> 중





Now Here




전시회 내내 땀이 나도록 꼭 쥐고 있던 티켓을 스캔한다.

처음 만났던 레트로한 그 컴퓨터 화면으로 나의 유토피아는 어디인지,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이 ‘그곳’과 얼만큼 맞닿는지를 퍼센트로도 보여준다.








“존재할 수 없는 곳, 머무를 수 없는 곳, 마주치더라도 한시적이어서

더욱 그립고 우리를 꿈꾸게 하는 이곳.“ -전시회 <Utopia> 중









내가 바라는 유토피아 하나.

제일 가까운 이상향인 것 같다.

나는 녹빛을 보면 정말 이상하리만큼

정이 간다는 감정을 느끼곤 한다.

아마도 나의 유토피아 중 하나였기 때문일까.


그런 녹빛에 온몸을 이불 덮듯 덮고선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긴다면 어떨까?











나의 유토피아 둘.

쉼이 필요할 때면 아무도 쉽게 닿지 않을

저 높이의 오두막집 위에서

포근하게 구름 베개를 배고 잠에 든다면....









나의 유토피아 셋.

내가 생각하는 유토피아와 엄청 일치하진 않았지만

무의식 속의 유토피아인 걸까.



“어떤 예술가가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한 유토피아의 모든 특성이,

’그곳’과 완벽하게 들어맞을 가능성이 존재할까?“ -전시회 <Utopia>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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