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기자의 삶
일요일 아침.
부서가 바뀌고 출근시간이 꽤나 늦어지면서
주말 출근날이 훨씬 여유로워졌다.
부시시 눈을 뜨니 시계가 오전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옆에 누워 자던 남편은 어디론가 가고 없었고,
방문은 살포시 닫혀 있었다.
밖에서는 이미 기상을 완료한 꼬맹이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지 대화 소리가 흘러 들어왔다.
(주말 아이들 이른 기상은 모든 집들의 불문율 ㅎㅎ)
출근 준비를 해야겠다 생각하며 몸을 일으켰다.
방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그려쥐는데
코에 스을쩍 고소한 냄새가 스몄다.
'킁킁'
방문을 열고 바라본 주방에
사랑스런 뒷모습이 나타났다.
남편이 열심히 가족이 먹을 주말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부시럭거리며 내가 다가가는 것도 알아채지 못하고
열심히 요리 중인 내 남자의 뒷모습.
난 이 모습이 그토록 사랑스럽다.
뒤돌아선 남편은 "일어났어? 얼른 씻고 출근 준비해"라며
날 욕실로 밀어넣었다.
그렇게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어느덧 남편이 준비한 주말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다.
고소한 참기름과 참깨를 뿌린 간장계란밥이 메인 요리.
거기에 스팸구이, 김치, 콩나물무침, 김자반이 곁들여진
평범하지만 맛있는 아침 식탁이었다.
아이들은 "아빠가 해준 간장계란밥이
할머니랑 엄마가 해준 것보다 훨~~씬 맛있어"라며
"아빠 최고!"를 외쳐댄다.
뭔가, 드라마나 광고에서 볼법한 장면 아닌가.
그냥, 요즘들어 이런 일상이
무척이나 소중하다.
그리고 이런 일상은 모두
그가 함께여서 가능하다는 걸 안다.
당연하지만,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감사히 여기는 마음.
그 마음으로 난 이 남자를 오늘도 사랑해야지.
결혼 하나는 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