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해 있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 의사와 간호사들, 청소하시는 분들과 조리원분들을 매일 만나게 된다. 이제 겨우 두 번째의 입원이지만 눈에 익은 얼굴들이 종종 보인다.
그중애서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분들은 간호사들이다. 입원 수속을 하고 병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퇴원 할때까지 환자들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써준다. 기존에는 불친절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방송을 통해서 그동안 오랫동안 쌓였던 이미지와 실제로 환자의 입장에서 만나게 된 간호사들은 매우 달랐다.
아주 예전에 몸이 불편하신 장인어른을 모시고 병원에 갈 일이 있었다. 그때 당시에 장인어른을 대하던 간호사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이 상했던 적이 있었다. 사무적인 태도로 장인어른에게 반말, 반존대, 존대말이 섞인 이상한 말투로 대하던 것이 기분이 상해 항의를 할뻔한 적이 있었다. 그때 말고는 간호사들과 부딪칠일이 없었으니 유일한 기억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예전부터 방송등을 통해 접해온 대형병원의 이미지가 있었다. 몇 시간동안 기다렸다 길어야 몇 분의 진료를 하고, 환자를 돈으로 보는 듯한 불친절한 병원 직원들의 태도가 모두 비슷할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전에 봤던 '폭삭 속았수다' 에서 보았던 병원의 모습까지 더해져 대형병원의 횡포(?!)가 일상적일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참고로 넷플릭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 는 1차 항암치료 입원때 봤는데 , 사실 군데 군데 눈물 포인트가 많아서 대충 대충 봤었다. 특히나 주인공 관식이가 혈액암에 걸려 죽는다는 사실에 끝까지 완주하지는 못했다. 주인공이 혈액암에 걸려 병원에 갖다 불편함을 겪는 장면은 보았다.
그런데 실제 입원해서 만나 본 병원 직원들과 간호사들은 모두 친절했다. 물론 내가 많은 병원을 가봤던게 아니지만 내가 다녔던 대학병원의 직원들과 간호사들은 정말 친절했고 딱딱하지 않았다. 되려 딱딱하고 사무적일거라고 예상하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던 내가 당황할 정도였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태어나서 입원한게 처음이고, 부모님이나 아이들처럼 가까운 가족이 입원한 경우도 없었다. 그러니 방송을 통해 접한거 말고 실제 병원 직원들과 간호사들을 제대로 만나본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입원해 있는 동안 간호사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직업의식과 사명감이 없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로 보였다. 아픈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온갖 상황과 투정등을 전부 받아내면서도 항상 웃음과 친절을 잃지 않았고 항시 환자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환자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가장 자주 만나는 것도 간호사분들이다.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담당의사는 회진때 잠깐 보는 게 전부이고 하루중 대부분의 시간동안 간호사를 가장 자주 만나게 된다. 기본적인 검사부터 이상이 있을때 파악해 조치를 취해주고 환자들의 요구에 부흥할 수 있도록 애썼다.
내가 첫 항암치료에서 심한 부작용으로 고생하고 있을때도 나와 아내가 걱정하지 않도록 다독이면서 침착하게 대응해준것도 간호사였고 내 상태가 안좋으면 같이 걱정해준 것도 간호사였다. 그동안 불친절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던게 미안했다.
적어도 내가 봤던 그들은 백의의 천사가 맞았다. 그리고 또 오해를 풀게 된건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귀가 잘 안들리거나 이해를 잘 못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데 그분들이 알아듣기 쉽게 반말투로 애기를 하는 것이였다. 버릇없게 하는게 아니게 살갑게 어르신들이 알아듣고 이해하기 쉽게끔 얘기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었다.
그 경우를 제외하고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경우에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리고 하는 일도 정말 많고 중요해서 아무나 이 일을 하는 건 아닌것 같았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의 종류라고 단순히 말하기에는 조금 모자른것 같다. 직업의식과 사명감이 없으면 절대로 버텨내지 못할것 같다.
흔히 악습이라 말하는 태움이라는 문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환자들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실로 인상적이었다. 항상 따뜻하고 친절했던 간호사분들때문에 힘들었던 항암치료 과정도 견뎌낼수 있었던게 아니었나 싶다.
항상 힘들게 일하시는 간호사분들 감사하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