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골수검사, 아는 맛이 무섭다

by 하루진

두번째 골수검사를 하는 날이 다가왔다. 이번에는 골수검사만 하기로 되어 있었기에 2박3일간의 입원일정이다. 무균실에서 퇴원후 일주일정도 집에서 쉬고 다시 골수검사를 하기 위해 입원하는 것이다.


사실, 처음에 가장 무서웠던 건 항암치료보다 골수검사였다. 어렴풋이 굉장이 아프다는 얘기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그걸 실제로 받게 되었다는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그당시 나보다 더 무서워하며 겁내던 아내가 옆에 있었기에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담담한 척을 하며 허세를 부렸다.


실제 경험자들의 후기를 읽어봐도 그렇게까지 무서워할정도로 아프진 않다는게 많았다. 물론 너무 아팠다는 후기들도 있어서 두려움을 줬지만 대체적으로 견딜만 하다는게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처음 받아 본 골수검사는 생각보다는 견딜만 했고, 예상외로 아팠던 부분도 있었다. 다행이 검사는 길어야 10분 정도면 끝났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받았던것 같다.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인지 알았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치를 쌓았다라고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도 않아 두번째 검사를 하게 되었다.


이번엔 어떤 검사인지 알기 때문에 더 긴장이 되었다. 아예 아무것도 모르면 차라리 괜찮겠지 하며 무덤덤할수도 있었을텐데 이미 어떤 건지 알기 때문에 처음보다 더 긴장되고 초조했다. 첫 날 오후에 입원한 후 다음날 오전에 골수검사를 하게 되는데 시간이 가는게 야속할 만큼 긴장이 되었다.


어렸을때 100m 달리기 할때 출발선이 다가오면서 점점 들릴만큼 커졌던 심장소리가 이때도 들려오는 것 같았다. 간호사가 언제 부르러올지 신경이 곤두서서 진정이 안되었다. 실제 검사중에 아픈 순간은 대략 세네번이다. 나머지는 기분나쁨 느낌만 느낄 정도인데 그 서너번의 아픔이 이를 악물고 앙다문 신음을 내뱉을 정도였다.


치과에서 충치지료할때 마취는 되었지만 기분 나쁜 의료기구들 소리가 귀에 천둥처럼 들리고, 갑자기 아플까봐 긴장되던 느낌과 비슷하다. 순간적으로 아프면 손을 들어서 아프다고 하면 마취를 더 하던가 의사에게 나 지금 아프다는 표시를 힘껏 할 수 있는데 골수검사는 그게 안됐다.


처음 마취를 하고 검사가 끝날때까지는 견디는 수 밖에 없다. 사실 검사하는 그 순간보다는 검사시간이 다가올수록 긴장되는 그 순간과 검사침대에 누워서 의사가 오기를 기다리는 그 순간이 가장 고통스럽다. 맘 같아선 인형이라도 하나 달라고 해서 꼭 안고 기다리고 싶었는데 소아과가 아니니 인형은 없었겠지.....


아무튼 야속하게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고 간호사가 부르러 왔다. 이번에도 역시 아내가 함께 했지만 처음처럼 의연하게 가지는 못했다. 후 하고 심호읍을 크게 하고 검사실로 갔다. 이미 경험해본 공간이지만 안정이 되지는 않는다. 침대에 가서 엎드려 누운후 베게를 껴안고 누워 있었다.


다른 검사실에서 먼저 골수검사를 하는 것 같았는데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던 탓에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어렴풋이 성인 남성의 아파요라는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만약 처음이었다면 저 소리에 더 겁이 났겠지만 저 정도로 크게 소리칠 정도는 아니였기 때문에 그냥 움찔했다.


치과 치료를 받는 순간에도 실제 아픈 것보다는 치료가 끝날때까지는 언제 어떻게 아픔이 올지 몰라 더 긴장이 되는 것처럼 골수검사 역시 마찬가지다. 마취를 하고 바로 검사를 시작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은 살짝 움찔움찔 할 정도이다. 그런데 순간 순간적으로 읍 하고 참아야 하는 순간들이 몇 번씩 온다. 길게 이어지지는 않지만 얼굴을 찡그리고 발가락을 구부리며 힘을 줘서 참을 만큼 아픈 순간들이 잠깐씩 온다. 잠깐씩이다.


제발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며 베개를 붙잡고 얼굴을 파묻고 있다 보면 내 몸 깊은 곳에서 뭔가가 빠져 나가는 기분 나쁜 느낌이 그대로 느껴진다. 실제 나는 못보고 있지만 기다란 드릴 비슷한 기구가 들아와 내 골수를 채취하는 순간이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끝났나 , 끝났겠지 하는 순간이 몇번씩 지나면 비로소 끝나게 된다. 끝났다는 소리에 겨우 긴장을 풀고 마음을 놓는다. 그새 얼굴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혔고 얼마나 힘주고 있었는지 맥이 풀린다. 지혈을 위해서 금방 움직이지는 못하고 지혈대를 하고 잠깐 안정을 취한다.


그리고는 다시 병실 침대로 가서 지혈대를 차고 똑바로 누워 두 시간을 있어야 한다. 골수검사 전에 화장실도 다녀오기 때문에 가만히 누워있는 시간이 그리 힘들지는 않다. 이제야 끝났다는 안도감에 몇 시간이고 가만히 누워있을수도 있다.


검사가 끝난 뒤에는 마취가 풀리면서 아프거나 그렇지는 않다. 약간 검사한 부위가 얼얼한 정도이다. 일단 검사는 끝났으니 홀가분하짐만 검사 결과가 잘 나와야 할텐데 걱정이다. 약 일주일 뒤에 검사결과를 보고 차후 항암치료를 어떻게 할지 다시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더 나빠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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