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은 맞는것 같은데....

by 하루진

심한 감기인줄 알고 찾은 병원에서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 의심되니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얘기를 듣고 계속 혼란스러웠다. 아내에게는 자세한 얘기는 안하고 큰병원으로 가봐야 한다는 얘기만 심각하지 않게 전했다.


아직 의심될 뿐인지, 정확한 건 아니니.... 마음속으로는 수도 없이 아닐거야 , 아닐거야 되뇌이면서도 마음 한 구석은 무겁게 가라 앉았다. 집에 와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평소와 다름없이 소파에 누워서 tv 를 보며 낄낄대고 쇼츠 영상을 보며 평상시의 내 모습을 연기했다.


물론 마음 한 구석엔 정말 진짜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답답함과 두려움이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대해 끊임없이 검색하고 정보를 찾았다. 그동안 영화나 tv 에서나 봤고, 암 환자가 그렇게 많다고는 하지만 나와는 관계없는 것으로만 여기고 살아왔다. 주위에서도 가까운 친구나 지인중에 암환자는 없었기에 더욱 그랬다.


사실 그동안 운동도 별로 안하고 술과 고기 좋아하고, 라면과 떡볶이 같은 음식을 워낙 좋아해서 소화기관과 관련된 질병이었다면 차라리 납득이라고 했었을까? 백혈병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다.


평소 건강에 자신있는 건강 체질도 아니고 관리도 잘 안하지만 반백년 살아오며 병원에 입원한적도 한 번도 없고 잔병치레도 없었기에 막연하게 그냥 앞으로도 이렇게 살 줄 알았다. 그런데 백혈병이라니.....


혼란스러운 밤을 지나고 다음날 대학병원에서 젼화가 왔고 예약일자를 이틀 후로 잡아 주었다. 그날은 아내와 같이 가기로 하고 계속해서 불안한 마음을 다잡으며 끝없는 검색에 열을 올렸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렸어도 치료하면서 직장생활이나 일상생활을 이어간다는 글을 보았기에 혹시 진짜라고 해도 어느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집에서 가까운 대학병원은 10여년전쯤에 면회로 와 본 기억이 있는 곳이다. 대학 병원에는 진료 받은 적도 한번도 없었기에 더욱 낯설기만 했다. 일단 동네 병원과는 비교가 안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와 위용에 압도되며 접수를 했고 담당교수님과 만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간호사가 내 이름을 불렀고 아내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섰다.


날카로운 인상의 교수님이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고 아내는 내 뒤에 섰다.


교수가 얘기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아니고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인것 같습니다"


네? 그게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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