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2월에 몸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에 가서 암진단을 받았다. 처음에 백혈병이 의심된다는 얘기를 듣고 머리가 띵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냥 감기가 오래 가서 갔더니 갑자기 백혈병이란 얘기를 듣고 큰병원에 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제 거의 1년이 되어 가지만 그날 막막하고 두렵고 무섭고 당황스럽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이후 대학병원에 가서 골수검사를 통해 혈액암의 일종인 외투세포 림프종을 최종 진단받았다.
지금도 외투세포 림프종이란게 어떤지 잘 모른다. 앞으로 긴 여정이 될텐데 그때까지 스트레스 받으며 살거냐는 담당교수의 말에 인터넷을 뒤지는 일을 그만두었다. 병의 치료는 전적으로 병원과 의사에게 맡기고 신경쓰지 않았다.
이때까지 4번의 항암치료와 2번의 골수검사를 했다.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골수검사와 항암치료는 예상보다 견딜만하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다.
특히 처음 항암치료를 받고 바로 나타났다 부작용은 지금 생각해도 무서웠다. 생전 처음 경험해보는 심한 고열과 오한으로 몇 시간을 고생했다. 두 번째 항암치료를 받고는 더욱 심한 언어마비와 다리마비증상으로 더욱 오랜 시간을 고생했다.
말이 제대로 안나와 혀가 꼬였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집에서는 기어다녔고 병원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 피검사 수치가 안좋아 무균실에 들어가 2주동안 수감생활아닌 수감생활을 했다.
다행이 더이상의 심한 부작용은 없었다. 4차례 입원했지만 입원해서 항암제를 맞을때마다 어김없이 밥을 못먹었다. 평소엔 먹을걸 무지하게 좋아하는 내가 병원에 입원만 하면 밥때마다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가 나와 스트레스를 받았다.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내 옆에서 항상 돌봐주던 아내가 없었다면 더욱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를 걱정하고 위해주는 가족이 없었다면 견딜수 없었을 것이다.
8차로 계획되어 있던 항암치료중에 이제 4차까지 마쳤으니 정확히 반환점을 돌았다. 아직도 내가 암환자, 그것도 혈액암환자라는게 믿어지지 않을때가 있다. 바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회사 다니고 퇴근해서 치킨에 맥주 한잔 마시는 일상이 바로 엊그제 같기만 하다.
하지만 한 달에 일주일씩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고 3주동안 집에서 쉬며 다음 항암치료를 위해 체력을 회복한다. 인생을 50여년 살며 처음 경험해보는 일들이 너무 많다. 생각지도 못했던 암이란 복병은 내 인생에 갑자기 나타나 큰 암초로 나타났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병원과 집만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안믿어지더라도 현실은 현실이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내가 무너지면 안된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지금까지 잘 견딘만큼 앞으로도 견뎌보자. 나는 혼자가 아니다. 힘내자.